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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ursion37

[스페인 폰테베드라] 여름의 곡진한 즐거움, 강 수영 스페인의 소도시, 폰테베드라. 차 없는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산티에고 순례길의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 순례자들이 하루 이틀 정도 머물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특출 난 관광지가 없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작은 마을일 뿐이다. 하지만 조용하고 고즈넉한 유럽풍 소도시를 만끽하고 싶다면, 천천히 일상을 걷고 싶을 뿐 ‘관광’스러운 것은 도무지 하고 싶지 않다면 폰테베드라가 딱이다. 호스텔 이름마저 이에 걸맞게 ‘슬로우시티(slow city)’다. 이 호스텔에서는 언제든지, 얼마든지 부엌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빵과 과일, 시리얼 등을 먹을 수 있고 세탁기도 무료로 맘껏 돌릴 수 있다. 장을 봐다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어먹어도 된다. 주인장 내외는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그러나 충분히 온기가 느껴지는 인간적인 친절함을 .. 2016. 10. 9.
[포르투 볼량시장] 까무룩 향수를 지워준 나만의 밥상 장기간 여행, 이 만큼 로맨틱하고 인생에서 로또 맞은 일이 어디 있겠냐 마는 못 견디게 집에 가고 싶은 순간이 기어코 오고 만다. 타일처럼 정갈하게 박혀있던 ‘루틴’한 일상의 감각들. 퇴근 후 하릴없이 조용한 부엌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는, 웬만해서는 다 맛있는 저질 입맛에 감사하며 저녁을 ‘호로록’ 차려낸다. 오늘 하루, 집밥을 먹은 후 읽을 책을 꺼내놓고 커피를 내리는 시간이 가장 평화롭다. 늦은 밤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 내일 아침을 차려놓고서 잠자리에 든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담겨있는 부엌에서 내일 아침에도 수 없는 하루들의 하루가 평범하게 펼쳐질 거라는 안타깝고도 고마운 예감을 한다. 그 때문일까. 언젠가부터 싫어하던 집안 일에서 요리가 빠졌다. 요즘에는 내일을 마중 나와 기다리는 마음으로.. 2016. 10. 6.
블라블라한 유럽여행의 교통수단 유럽 여행을 할 때 가장 싸고 편리한 이동 수단은 무엇일까? 북유럽, 서유럽, 동유럽, 남유럽까지 유럽의 방방곡곡은 육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시간만 넉넉하다면 차나 기차만으로도 유럽을 통째로 이동할 수 있다. 대부분 유레일 패스를 많이들 이용하는데 장기간 여행하는 입장이라면 기간이 정해져 있는 유레일 패스가 적합하지도, 가격이 싸지도 않다. 그런 사람들에게 공유차 포털인 ‘블라블라카(blablacar.com)’를 도시락 싸 들고 댕기며 권하는 심정으로 추천한다. 유럽의 도시와 도시, 국가와 국가를 이동하는데 ‘블라블라카’만큼 싸고 편리하고 즐거운 교통이 있을까. 대표적인 카셰어링에는 ‘우버(Uber)’라는 공유택시가 있지만, 택시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우버는 대개 도심 내의 단거리 이동에 이용된다. 이.. 2016. 10. 4.
[발리 로비나] 돌고래, 안녕. ​아, 나이가 들었는가 하고 절감하는 때가 여행 중에도 발생한다. 세상 귀경 중에 제일 재미진 것이 사람 귀경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람은 사람, 것보다 자연 풍광이 마음을 친다.​​​​ ​​​중국 장가계 이런 곳은 '으르신'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여름 아이슬란드 다녀온 친구들이 거기 대면 요세미티는 별 거 아니라는 압도적 빙하 풍경을 말하는데, 나 완전 혹 했드랬다. 예전같으면 응, 그래그래 라고 영혼 없는 반응이나 했을 텐데 아이슬란드를 검색하고 있었다. 곧 장가계도 갈 기세다. (헉...) 홍대와 연남동+청담동 가게들이 당연한 듯 펼쳐진 발리 우붓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열대우림 속의 작은 오솔길, 그리고 우붓에서 두 시간 떨어진 북쪽 해안 로비나에서 보았던 돌고래들의.. 2016.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