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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ursion37

[한국일보 삶과 문화] 공유숙박의 ‘나쁜’ 진화 한국일보 2016년 9월 6일 칼럼으로 쓴 글 석 달째 여행하다 보니 주책없게도 머무는 삶이 그립다. 밥상을 차리고 쓰레기를 치우고 설거지와 빨래를 하며 손수 살림을 돌보는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들도 없는 날들’. 호스텔이 아니라 “우리 집처럼 편안하게, 로컬처럼 생활하세요”라고 광고하는 공유숙박을 선택하게 된 이유다. 부엌이 있는 아를의 공유숙박 모습 유럽의 식재료 가격은 우리보다 싸다! 견과류와 치즈는 훨씬 싸다!!공유숙박을 통해 집밥을 해먹으며 여행 다니면 건강에도 좋고 비용도 낮출 수 있다. 공유숙박은 ‘카우치서핑’과 ‘웜샤워’ 등 무료로 타인과 공간을 나눠 쓰는 호혜적 형태, ‘에어비앤비’나 ‘코자자’ 등 유료로 거래되는 상업적 형태, 여행기간 동안 서로 집을 바꿔서 사는 집 스와프로 나뉜다.. 2016. 9. 21.
모로코, 바르셀로나, 그리고 라이프스타일로서의 민주주의 웬만해서는 돈에 쪼들릴 수밖에 없는 유럽을 돌아다니다 물가가 싼 나라에 오면 무더운 여름철 시원한 에어컨이 빵빵 터지는 카페에 들어온 것처럼 숨통이 좀 트인다. 특히 북유럽 지역은 물 한잔 시키기도 무서운데 오죽하면 미국 여행작가(얼마 전 영국 시민권을 땄다고 하니 이제 영국작가이기도 하려나?) 빌 브라이슨이 에서 노르웨이에서 숙박비를 계산하려면 은행 ATM에서 돈을 뽑아 리어카에 실어와야 한다고 농을 치지 않았던가. 하물며 미국만큼 잘 사는 나라도 아니고, 게다가 한국에서도 저임금 생활자인 나는 어쩌라고. 그래서 유럽에서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로 내려갔을 때 뜨거운 햇살과 해변을 찾아 스페인 남부에 모여든 그 바글바글하던 관광객들이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여기도 아름다운 해변에 일광욕하기 부담스.. 2016. 8. 23.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카이샤포룸 마드리드 마드리드에는 유럽의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프라도 미술관이 있다. 프라도 미술관 입장료는 12유로인데, 문닫기 2시간 전부터 무료로 개방한다. 평일에는 오후 8시, 주말에는 7시에 문을 닫으니 각각 6시와 5시부터 입장권 없이 들어갈 수 있다. 미술관 입구로 길가에 (표 사서 들어가는 티켓라인 말고) 아이돌 팬사인회처럼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바로 무료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다. 줄이 길어 들어가는데도 꽤 오래 걸리니, 무료 입장을 할라치면 한 시간쯤 일찍 가서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하지만 프라도 미술관을 관람하는데 무료로 주어진 2시간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늘어선 줄을 잘 감상하고서는 근처의 레티로 공원(Parque del Retiro)에 누워 책을 읽었으니까. 나는 프.. 2016. 7. 10.
[마드리드] 온 도시가 게이들을 레알 환영한다, 마드리드! 음식이 맛있고 (유럽의 여느 도시들과는 달리 해산물 요리가 풍부하다!) 사람들이 친절하고 사적 공간에 민감하지 않아 (공공공간에서 몸이 부딪히거나 서로 닿아도 별로 기분 나빠 하지 않는다!) 마음이 푸근해지는 곳, 스페인. 한국사람들이 유럽 국가 중 가장 한국과 비슷하다며 고향의 향기를 맡는 이곳. 거리에는 1800년대 건물들이 즐비하게고, 보행자가 보일라치면 도로 위의 차가 가만히 서고, 도심 곳곳에 광장과 동상과 공원이 자리잡아 유럽적 정취가 흠뻑 느껴지지만, 북유럽의 차갑고 합리적인 감성이 느껴지지 않아 위축되지 않는 곳. 이번에 마드리드에서 와서 스페인을 사랑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마드리드의 동서남북, 하늘부터 땅끝까지 온 도시가 당신들의 존재를 '레알' 환대한다! 2017년 마드리드 게이.. 2016.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