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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ounge672

좋은 이웃과 쿠팡, 샘빌라에서 생긴 일 경향신문 20260724 녹색세상 칼럼을 썼다. 나보다 쿠팡의 폐해를 더 잘 써낼 인공지능의 글쓰기를 두고, 내가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고민했다. (내가 이렇게 괴롭게 엉덩이 붙이고서 원고를 한땀한땀 쓰는데 인공지능은 너무 쉽게 잘 쓴단 말이지. ㅠㅜ) 이야기의 시작은 김애란 작가(a.k.a 사회학자)의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에 실린 단편 '좋은 이웃'. 소설의 제목을 빌어 이번 칼럼은 좋은 이웃으로 시작한다. "좋은 이웃이란 뭘까? ‘좋은 이웃’ 타령이라니, 요즘 세상에 ‘성은이 망극하나이다’를 고하는 기분이 드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인 이웃은 옆집 할머니였다." 사실 이 책이 넘 좋아서 어디라도 써 먹고 싶었다. 인공지능은 아마도 사심이 없으니까 좋은 이웃과 쿠팡을 연결하지는 .. 2026. 7. 25.
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 오디오북으로 길에서 김애란 작가의 >를 들었다. 그래선 안 됐다. 출근하다, 자전거를 타다, 전철에서 울컥할 때가 많아서. 길에 서서 잠시 숨을 고를 때가 생겨서. 남의 눈이 없는 침실에서 꺼내 읽어야 했나 보다. 책의 뒷편에 실린 신형철 평론가의 다음 구절은 이 책을 정확히 '재현' 한다. 문학을 왜 읽어야 하는지 묻는다면, 대답 대신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김애란 정도 되면 문학 자체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김애란 정도 되면, 즉 한 작가가 자기만이 아니라 문학 자체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면, 그를 통해 문학의 본질을 곧장 말할 수도 있게 된다. ... 김애란의 재현에 대해서는, 누군가를 사회학자라고 규정할 자격이 사회학자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면, 나는 김애란이 .. 2026. 7. 12.
읽을 마음, 동네 독립서점 창업과 책에 대한 에세이 망원동 살이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독립서점이 여기 저리 널려 있다는 점이다. 이 날도 그랬다. 일을 우라지게 하고 무조건 오후 6시에는 엉덩이를 뗴고 거북이 방지를 위해 동네 산책을 간다! 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나는 문 밖을 나섰다. 일은 여전히 밀려 있었으나 동네 산책 삼십 분부터 먼저.우리 집에서 도보 15분 내에 독립서점 4개가 있다. 더 있을 수도 있는데, 아마 내가 모를 수도 있다. 우선 떠오르는 독립서점은 이후 책방, 개똥이네 책방, 가가77페이지, 로우북스 등. 망원동은 나의 15분 도시. 이후 책방은 2분 거리라 (과장 아님) 너무 가깝고, 다시 돌아와 우라지게 일 할 것이 쌓여있기 때문에 개똥이네 책방처럼 10분 이상 걸리는 곳은 패스 하고, 산책하면서 적당히 주전부리도 하려면... 2026. 7. 3.
할머니 작가들을 사랑한다, 그 중 캐서린 브래드포드는 더욱 말 그대로, 할머니 작가들을 사랑한다. 박완서 작가님처럼 미술 작가 할머니들도 비교적 늦게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오랜 작품 활동 기간 동안 인정 받지 못한 세월의 탓이 더 크다. 할아버지 작가들보다 유독 할머니 작가들이 화자되는 이유는 보통은 재능 있는 남자 작가들은 할아버지가 되기 훨씬 전에 이미 인정 받아 할아버지 나이대에는 원로 작가님이나 대가로 호명되기 때문이다. 할머니 작가들은 매미가 7년을 땅 아래서 지내다 한여름에 모습을 드러내듯 긴긴 시간동안 작품 활동을 하다가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할머니 작가로 드러난다. 캐서린 브래드포드 전을 보고 나오면서 패션지 엘르에서 할머니 작가들을 잘 소개해 준 기사를 읽었다. https://www.elle.co.kr/article/45.. 2026. 6. 29.
가족 없는 시대 : 혼자의 삶을 지키는 돌봄의 기록 우리 동네 마포구 구의원 차해영 님의 책이다. 이번 지방선거 몇 달 전 출간되어서 오히려 차해영 님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내심 오해했었다. 선거 앞두고 정치인들이 자기 치세를 내세우기 위해 펴내는 자서전 출간 같은 거려나? 선거가 끝나고 재선에 당선된 구의원 차해영 님은 동네 의료 사회적 협동조합이 여는 '돌봄 간병 도우미(?)' 강의에 나타나 조용히 뒷자리에서 5일간의 강의를 듣고 수료증을 받아갔다고 한다. 내 친구가 강의를 듣고 와 전해준 말이다. 실은 내가 그 강의를 듣고 싶었는데 도저히 시간을 빼지를 못 해 한탄했더니, 강의 커리큘럼 보고 내 친구가 오오! 나 들을래! 하고 참가한 강의였다.그제야 나는 이 책을 읽어보았는데, 차해영 의원이 말하는 돌봄과 혼자, 가족이라는 말이 정.. 2026. 6. 23.
2026년 6월 15일, 알맹상점 오픈 6주년 요즘 일상 나는 참 운이 억세게 좋았다. 이미 제로웨이스트 붐이 접어든 즈음에 제로웨이스트니 플라스틱 프리 사업을 시작했다면 그야말로 폭망했을 것이다. 며칠 전 '수리상점 곰손'에서 하루에 2명 오는 기간 동안 6시간 곰손을 지키고 있었더니 확실히 알겠드라. 차라리 손님이 많아서 조그만 상점에서 6천 보 찍어버리는 날이 (수익 면이 아니라더라도) 손님이 언제 오나 기다리는 한갓진 날보다 더 낫다는 것을.알맹상점은 제로웨이스트 붐이랄 게 생기던 시절에 (그런 게 있다면 말이죠) 나 같은 종자들이 많이 모인 망원에 자리를 잡은 덕에 한갓진 날보다 바쁜 날이 더 많다. 그렇게 오픈한 지 6년이 되었다. 요즘 일상은 여전히 쓰레기 덕질 중이고, 그 팔 할은 알맹상점 덕이리라. 혜몽이 다큐 작업을 하면서 내가 한 말이라.. 2026. 6. 15.
눈부시게 불완전한 >일라이 클레어, 하은빈 옮김저자의 전작 >을 인상 깊게 본 결과, 다시금 집어든 그의 책. 그의 지인이자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는 한 작가가 쓴 구절에 보면서 이 책이 바로 "그 선을 넘어가면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확신하게 되는 고통의 경계선" 너머, 그 너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지만 고통의 경계선을 넘어서서 성숙해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때 결코 견디지 못하리라 여겼던 고통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일이 누구에게라도 닥칠 수 있다. 그런 일은 자유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날 수도 있고 안 일어날 수도 있다. 우리는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왜 생기지 않았는지 생의 의미를 묻는 게 아니라 고통의 경계선 너머를 살아내야 한다. 클레어는 그 너머 계속되는 .. 2026. 6. 1.
스타벅스 탱크데이 보고 스벅 카드를 잘라 버렸어 (feat. 종이였어!) 스타벅스 카드를 자르면서 알게 된 것영화 '1987'을 보면서 가장 잊히지 않았던 장면은 고 박종철의 아버지인 박정기 님께서 얼음이 언 강물에 들어가 아들의 재를 뿌리며 종철아, 잘가그래이, 하고 우는 장면이었다. 극장에서 사람들이 다들 오열했드랬다.그 장면 하나로 나는 고 박정기 평범한 공무원이 아니라 돌아가실 때까지 가열차게 거리의 투사로 활동하신 동력을 슬프게 이해할 수 있었다.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쓰러졌다, 는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부모의 모습이 영화로도 떡 하니 나와 있어서 그 고통에 감정이입하기가어렵지 않을 텐데, 이념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 아닌가?내게도 선물 받은 스타벅스 카드나 기프트권이 좀 된다. 스타벅스 본사가 시오니스트 지원하는 곳이라 어차피 내 돈 주고 사먹고 싶지는 않았지.. 2026. 5. 21.
자연은 퀴어하다 텀블벅에 떴을 때 펀딩에 참여헀다. 제목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담고 있었다.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 게다가 나는 노승영 님이 번역한 책은 믿고 보니까. 아르메니아 태생의 미국인 저자의 인종과 이민자 정체성, 어린 시절의 성폭행 피해, 성적 지향 등이 자연에서 발견한 연결됨을 통해 균류학자가 되는 길까지, 아름답고 시적인 문체로 적었다. >, >, > 등 과학자들이 자신이 깨달은 자연과의 공생을 삶과 사회에 투영해 씨실과 날실로 엮어낸 책의 계보에 속하지 않을까. 주류 과학계의 이론에 매몰되지 않고 자연을 새롭게 보고 느끼는 과학적 감성과 이성을 훈련하는 데 여성, 퀴어, 이민자, 인디언 등 소수자의 시각이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이 .. 2026.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