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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ounge667

2026년 6월 15일, 알맹상점 오픈 6주년 요즘 일상 나는 참 운이 억세게 좋았다. 이미 제로웨이스트 붐이 접어든 즈음에 제로웨이스트니 플라스틱 프리 사업을 시작했다면 그야말로 폭망했을 것이다. 며칠 전 '수리상점 곰손'에서 하루에 2명 오는 기간 동안 6시간 곰손을 지키고 있었더니 확실히 알겠드라. 차라리 손님이 많아서 조그만 상점에서 6천 보 찍어버리는 날이 (수익 면이 아니라더라도) 손님이 언제 오나 기다리는 한갓진 날보다 더 낫다는 것을.알맹상점은 제로웨이스트 붐이랄 게 생기던 시절에 (그런 게 있다면 말이죠) 나 같은 종자들이 많이 모인 망원에 자리를 잡은 덕에 한갓진 날보다 바쁜 날이 더 많다. 그렇게 오픈한 지 6년이 되었다. 요즘 일상은 여전히 쓰레기 덕질 중이고, 그 팔 할은 알맹상점 덕이리라. 혜몽이 다큐 작업을 하면서 내가 한 말이라.. 2026. 6. 15.
눈부시게 불완전한 >일라이 클레어, 하은빈 옮김저자의 전작 >을 인상 깊게 본 결과, 다시금 집어든 그의 책. 그의 지인이자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는 한 작가가 쓴 구절에 보면서 이 책이 바로 "그 선을 넘어가면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확신하게 되는 고통의 경계선" 너머, 그 너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지만 고통의 경계선을 넘어서서 성숙해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때 결코 견디지 못하리라 여겼던 고통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일이 누구에게라도 닥칠 수 있다. 그런 일은 자유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날 수도 있고 안 일어날 수도 있다. 우리는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왜 생기지 않았는지 생의 의미를 묻는 게 아니라 고통의 경계선 너머를 살아내야 한다. 클레어는 그 너머 계속되는 .. 2026. 6. 1.
스타벅스 탱크데이 보고 스벅 카드를 잘라 버렸어 (feat. 종이였어!) 스타벅스 카드를 자르면서 알게 된 것영화 '1987'을 보면서 가장 잊히지 않았던 장면은 고 박종철의 아버지인 박정기 님께서 얼음이 언 강물에 들어가 아들의 재를 뿌리며 종철아, 잘가그래이, 하고 우는 장면이었다. 극장에서 사람들이 다들 오열했드랬다.그 장면 하나로 나는 고 박정기 평범한 공무원이 아니라 돌아가실 때까지 가열차게 거리의 투사로 활동하신 동력을 슬프게 이해할 수 있었다.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쓰러졌다, 는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부모의 모습이 영화로도 떡 하니 나와 있어서 그 고통에 감정이입하기가어렵지 않을 텐데, 이념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 아닌가?내게도 선물 받은 스타벅스 카드나 기프트권이 좀 된다. 스타벅스 본사가 시오니스트 지원하는 곳이라 어차피 내 돈 주고 사먹고 싶지는 않았지.. 2026. 5. 21.
자연은 퀴어하다 텀블벅에 떴을 때 펀딩에 참여헀다. 제목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담고 있었다.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 게다가 나는 노승영 님이 번역한 책은 믿고 보니까. 아르메니아 태생의 미국인 저자의 인종과 이민자 정체성, 어린 시절의 성폭행 피해, 성적 지향 등이 자연에서 발견한 연결됨을 통해 균류학자가 되는 길까지, 아름답고 시적인 문체로 적었다. >, >, > 등 과학자들이 자신이 깨달은 자연과의 공생을 삶과 사회에 투영해 씨실과 날실로 엮어낸 책의 계보에 속하지 않을까. 주류 과학계의 이론에 매몰되지 않고 자연을 새롭게 보고 느끼는 과학적 감성과 이성을 훈련하는 데 여성, 퀴어, 이민자, 인디언 등 소수자의 시각이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이 .. 2026. 5. 21.
지구 끝의 온실 왜 사람들이 김초엽, 김초엽 하는지 느끼게 해 준 소설. SF가 역설적으로 현실을 얼마나 잘 드러내주는지 알게 해 준 소설. 앞으로 김초엽 작가의 책은 주르륵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영상화 돼서 모스바나에서 푸른 빛이 도는 광경을, 디스토피아를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세계로 바꿔가는 빼앗긴 자들의 노력을, 이희수와 레이첼의 알쏭달쏭한 의존과 사랑의 관계를 눈으로 보고 싶다. 지구의 끝도 우주의 끝도 아닌, 단지 어느 숲속의 유리 온실. 그리고 그곳에서 밤이 깊도록 유리벽 사이를 오갔을 어떤 온기 어린 이야기들, 이라고 책은 끝난다. 바로 그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보고 싶다. 유토피아는 세상에 없어서 유토피아이므로 우리가 경험할 수는 없겠지. 유토피아란 디스토피아를 함께 빠져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 2026. 4. 8.
인도 슈퍼마켓에서 농산물 알맹이들을 본 소감 전세계 슈퍼마켓의 경우 무포장과 리필 벌크 중 뭐가 더 많을까?2025년 BFFP 보고서에 따르면 27개 곳 500개 이상의 슈퍼마켓(편의점, 대형마트, 농산물 식료품 점 등)를 조사한 결과, 1차 농산물 무포장 판매는 단 11%뿐, 나머지 89%는 이미 묶음포장, 개별 비닐포장 된 상태로 판매되었다. 씨리얼, 곡물 가루 등 건조된 식료품 리필 벌크 판매는 오히려 이보다 높은 14% 였다. 2025 BFFP 보고서 참고https://pfree.me/10305/ [BFFP] 슈퍼마켓 포장지 감사 보고서 – pFree.me슈퍼마켓은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위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먹고 마시고 바르고 생활하는 식재료와 소비자 제품이 모여있으니까요. 슈퍼마켓은 사람들이 일상용품을 구매하는 주요 pfr.. 2026. 4. 8.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 초가공식품과 식품산업이 만들어낸 게걸스러운 인류의 탄생헨리 딤블비, 제미마 루이스 지음그 답이 적나라하게 나와 있다. 어떻게 먹어치우긴, 아주 아작내지... 그리고 그 댓가로 우리 몸도 망가진다. 왜냐면 우리는 지구의 한 구성체니까 말이다. 저자는 미슐렝 식당의 쉐프로서 업계 종사자이기도 하고 영국의 급식을 건강하게 바꿔낸 정책 제안자이자 실행자이기도 하고 연구자이기도 하다. 그런 저자가 쓴 책이라 팩트면 팩트, 인사이트면 인사이트가 망라되어 있다. 이런데도 그렇게 먹고 살래?라고 돌직구를 날린다. 하지만 개인의 선택과 책임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사회 정책적 방향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윽박지르고 위협하지 않는다. 이 책의 교훈을 개인적으로 실천하면 자연스럽게 '저속노.. 2026. 3. 27.
생수 사지 않고 여행하는 방법 한국엔 곳곳에 정수기가 있고 아리수가 가가호호 점검해주며 수돗물 마시라는데도 생수를 사서 마시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한국보다 (근거는 없지만서도) 수돗물 관리가 부실할 거 같고 덜 위생적일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드는 동남아와 인도를 여행한다면? 열대 지역이라 부패도 빠르고 미생물 번식도 잘 해서 더욱 조심스러울 것이다. 한국인들은 샤워 필터까지 챙겨서 여행 가는 장비빨의 민족인 것들, 하물며 다른 나라 여행 가서 수돗물을 마신다고?제로웨이스트 도시 스터디투어로 인도 케랄라 주에 왔다. 적어도 5년 이상 비행기 안 탄다고 해놓고선 오년 채우자마자 다시 뱅기 타는 나란 인간이여... 하지만 프로그램을 다 셋팅해놔서 나는 몸만 따라가면 되는데? (+사비...) 아놔... 패키지 여행 극혐하던 젊은 시절은.. 2026. 3. 9.
2월인데 이미 올해 최고의 책, 그저 하루치의 낙담 글이란 이렇게 쓰는 거라고, 이토록 솔직하고 스탠드업 코메디처럼 웃기는 자기 고백이 어느 순간 전철에서 책 읽다가 펑펑 울게 하는데, 이분은 천상 글쟁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오랫동안 일간지 기자였다가 책 공장처럼 성실하게 원고를 써내는 장강명 작가처럼 박선영 전 기자님도 여자 장강명 작가처럼 책 많이 내게 해달라고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비나이다. 박선영 작가가 기자 시절 썼던 전설의 칼럼에 교차로 앞에서 엉엉 울었다는 썰이 나오는데, 나도 이 책을 읽다 무담시 전철이나 버스에서 자주 울어서 자기 전에 집에서만 꺼내 읽게 됐다. 그 눈물은 박선영 기자의 글처럼 자기연민은 쏙 빼고서 타인과 세상에 향한 연민이었는데, 그렇다면 얼마든지 자주, 자꾸 울어도 좋을 것이다. 그 눈물은 후원을 하든 서명을 하든 뭐라.. 2026.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