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63 지구 끝의 온실 왜 사람들이 김초엽, 김초엽 하는지 느끼게 해 준 소설. SF가 역설적으로 현실을 얼마나 잘 드러내주는지 알게 해 준 소설. 앞으로 김초엽 작가의 책은 주르륵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영상화 돼서 모스바나에서 푸른 빛이 도는 광경을, 디스토피아를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세계로 바꿔가는 빼앗긴 자들의 노력을, 이희수와 레이첼의 알쏭달쏭한 의존과 사랑의 관계를 눈으로 보고 싶다. 지구의 끝도 우주의 끝도 아닌, 단지 어느 숲속의 유리 온실. 그리고 그곳에서 밤이 깊도록 유리벽 사이를 오갔을 어떤 온기 어린 이야기들, 이라고 책은 끝난다. 바로 그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보고 싶다. 유토피아는 세상에 없어서 유토피아이므로 우리가 경험할 수는 없겠지. 유토피아란 디스토피아를 함께 빠져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 2026. 4. 8. 인도 슈퍼마켓에서 농산물 알맹이들을 본 소감 전세계 슈퍼마켓의 경우 무포장과 리필 벌크 중 뭐가 더 많을까?2025년 BFFP 보고서에 따르면 27개 곳 500개 이상의 슈퍼마켓(편의점, 대형마트, 농산물 식료품 점 등)를 조사한 결과, 1차 농산물 무포장 판매는 단 11%뿐, 나머지 89%는 이미 묶음포장, 개별 비닐포장 된 상태로 판매되었다. 씨리얼, 곡물 가루 등 건조된 식료품 리필 벌크 판매는 오히려 이보다 높은 14% 였다. 2025 BFFP 보고서 참고https://pfree.me/10305/ [BFFP] 슈퍼마켓 포장지 감사 보고서 – pFree.me슈퍼마켓은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위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먹고 마시고 바르고 생활하는 식재료와 소비자 제품이 모여있으니까요. 슈퍼마켓은 사람들이 일상용품을 구매하는 주요 pfr.. 2026. 4. 8.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 초가공식품과 식품산업이 만들어낸 게걸스러운 인류의 탄생헨리 딤블비, 제미마 루이스 지음그 답이 적나라하게 나와 있다. 어떻게 먹어치우긴, 아주 아작내지... 그리고 그 댓가로 우리 몸도 망가진다. 왜냐면 우리는 지구의 한 구성체니까 말이다. 저자는 미슐렝 식당의 쉐프로서 업계 종사자이기도 하고 영국의 급식을 건강하게 바꿔낸 정책 제안자이자 실행자이기도 하고 연구자이기도 하다. 그런 저자가 쓴 책이라 팩트면 팩트, 인사이트면 인사이트가 망라되어 있다. 이런데도 그렇게 먹고 살래?라고 돌직구를 날린다. 하지만 개인의 선택과 책임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사회 정책적 방향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윽박지르고 위협하지 않는다. 이 책의 교훈을 개인적으로 실천하면 자연스럽게 '저속노.. 2026. 3. 27. 생수 사지 않고 여행하는 방법 한국엔 곳곳에 정수기가 있고 아리수가 가가호호 점검해주며 수돗물 마시라는데도 생수를 사서 마시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한국보다 (근거는 없지만서도) 수돗물 관리가 부실할 거 같고 덜 위생적일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드는 동남아와 인도를 여행한다면? 열대 지역이라 부패도 빠르고 미생물 번식도 잘 해서 더욱 조심스러울 것이다. 한국인들은 샤워 필터까지 챙겨서 여행 가는 장비빨의 민족인 것들, 하물며 다른 나라 여행 가서 수돗물을 마신다고?제로웨이스트 도시 스터디투어로 인도 케랄라 주에 왔다. 적어도 5년 이상 비행기 안 탄다고 해놓고선 오년 채우자마자 다시 뱅기 타는 나란 인간이여... 하지만 프로그램을 다 셋팅해놔서 나는 몸만 따라가면 되는데? (+사비...) 아놔... 패키지 여행 극혐하던 젊은 시절은.. 2026. 3. 9. 2월인데 이미 올해 최고의 책, 그저 하루치의 낙담 글이란 이렇게 쓰는 거라고, 이토록 솔직하고 스탠드업 코메디처럼 웃기는 자기 고백이 어느 순간 전철에서 책 읽다가 펑펑 울게 하는데, 이분은 천상 글쟁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오랫동안 일간지 기자였다가 책 공장처럼 성실하게 원고를 써내는 장강명 작가처럼 박선영 전 기자님도 여자 장강명 작가처럼 책 많이 내게 해달라고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비나이다. 박선영 작가가 기자 시절 썼던 전설의 칼럼에 교차로 앞에서 엉엉 울었다는 썰이 나오는데, 나도 이 책을 읽다 무담시 전철이나 버스에서 자주 울어서 자기 전에 집에서만 꺼내 읽게 됐다. 그 눈물은 박선영 기자의 글처럼 자기연민은 쏙 빼고서 타인과 세상에 향한 연민이었는데, 그렇다면 얼마든지 자주, 자꾸 울어도 좋을 것이다. 그 눈물은 후원을 하든 서명을 하든 뭐라.. 2026. 3. 5. 오디오북으로 들은 키메라의 땅, 다른 버전도 보고 싶어 오디오북을 이제야 알게 됐다. 놀랍게도, 내게 오디오북은 책의 범위 내에 있지 않았다. 누군가 오디오북으로 '파친코'를 읽었는데 누구 목소리로 설정하는 게 좋았다고 하면서, 오고 가는 길에 파친코를 오디오북으로 다 읽었다는 거다. 귀가 확 트였다. 멀미를 해서 버스 등에서 글을 못 보는 내가 귀로 책을 들을 수 있다면? 왜 도대체 나는 다른 사람들은 이미 아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지? 자책하면서 책 듣기에 빠지게 되었는데, 그 결과 길을 오가는 자투리 시간에 약 3-4권의 책을 듣게 되었다. 오디오북으로 인해 읽는 책이 더 많아졌고 읽는 책의 장르도 더 넓어졌다. 아무래도 소설책이나 에세이처럼 말 하는 대로 귀가 따라가도 이해되는 책은 오디오북 좋고, 집중하거나 생각을 꼽씹어야 하는 책은 종이책이 좋다... 2026. 2. 14.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렸다, 는 의미는 이미 그 당시에도. 나는 계엄시도가 있어서 너무 유명해버린 문구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렸다'란 말이 2024년에야 빛을 발했다고 생각했다. 한참 뒤늦게 이제야 한강의 >를 읽으면서 1980년 5월 그 당시에도 이미 그 말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 생각하곤 했다. 그 밤 도청에 남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일제시대에 독립운동을 한다는 의미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 게토 지역에서 일어난 바르샤바 봉기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 인간답게, 내가 옳은 사람으로 죽는다며 위로를 찾는 것은 아닐까. > 아래 구절을 읽으며, 그들이 그 자리에 남아 죽음으로써 수천곱절의 죽음을 막아냈다는 사실을 비로서 알게 되었다. 의로운 죽음은 상징적인 수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살려낸 정의로운 무기였던.. 2026. 2. 12. 지향하는 바는 달라도 공유하는 마음은 같아! 로컬 커뮤니티 '지향집' 대단한 사회혁신가, 모아님 전주 제로웨이스트 숙소 '모악산의 아침'은 대학교 2학교 때 어릴 적 살던 집을 수리해 에어비앤비 숙박을 시작한 '모아' 님의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이후 모아 님은 제로웨이스트 비건 장터 '불모지 장', 공유경제 모임 공간 '지향집', 유기견과 유기묘를 돌보는 '임시보호자' 라는 사회 혁신가의 길을 걸어왔고, 모악산의 아침은 그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경제적 독립의 기반이 되었다.이력만 보자면 이미 40대는 되었을 것 같지만,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모아 님. 세상에 없으니까 원하는 게 생기면, 세상에 필요하면, 내가 하고 말지 뭐, 하고 시작하고 보는 불도저(가 아니라 불모지 장의 창시자... ㅋㅋ) 약국에서 버려지는 약통을 구해서 샴푸바 키트를 만드는데요, 약통 구해요! .. 2025. 12. 17. 휴먼 카인드,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이런 책은 교과서에 실려야 하는 거 아냐? 내가 고등학교 사회 교사라면 무조건 학생들 이 책 읽는 팀플 과제 내준다 (아니 왜 역할극??) 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빌 게이츠처럼 무슨 디게 유명한 CEO들이 추천한 책이라서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올해 읽은 베스트 책 중 한권이 되었다. (올해 책을 얼마 안 읽긴 했지) 저자의 말처럼 나도 진화가 더 이상 적자 생존 같은 비정한 단어가 아니라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따뜻한 위로로 느껴졌다. 이 책은 >는 책의 확장판이며, 두 책 중에서 한 권만 읽으신다며 >를 권한다. 전자가 유전학의 과학에 좀 더 집중했다면, 후자는 과학적 연구는 물론이고 인류학, 고고학, 사회학, 심리학, 역사학을 총망라해 새로운 현실주의자의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 2025. 12. 14. 이전 1 2 3 4 ··· 7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