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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 book78

가만가만 마음에 묵혀두고 싶은 삶, '가만한 당신'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이정모 선생께서 얼마 전 칼럼에 매주 토요일을 기다린다고 쓰셨다. 토요일마다 한겨레 신문에 연재되는 여성학자 정희진 님의 글과 한국일보 최윤필 기자의 가만한 당신 시리즈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 두 분의 글과 황현산, 정혜윤, 박선영 님 그리고 이정모 님의 글을 기다린다. 그런 글들을 읽을 때면 활자를 아는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축복받은 일마냥 여겨진다. 이른 아침에 산책한 마음처럼, 마음이 가만가만해진다. (이 책이 나온 출판사가 바로 ‘마음산책’이다.) 이미지 출처: http://www.yes24.com/24/goods/29188459 가만한 당신 시리즈를 엮은 책 이 나왔다. 모르고 지나쳤을, 세상의 ‘가만한 당신’들을 알게 해 준 이 책에, 그리고 필자께 감사 드.. 2016. 10. 3.
달리는 조사관, 한국적 추리소설에 대한 기대 송시우 작가가 있어서 다행이야.6개월 간의 여행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행 물건 중 하나는 크레마 전자책 리더기. 이거 이거 어디서 잃어버리면 외국에서는 살 수도 없기에 휴대폰보다 더 중하다. 그런데 국내 전자책 리더기는 아마존 킨들만큼 인기를 누리지 못한 까닭에 읽고 싶은 전자책들이 많이 나와있지 않다. (사회과학, 인문분야 책들은 잘 나갈 경우에만 전자책이 나온다. ㅠ.ㅠ 그나마 신간은 전자책을 출간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래서 불혹의 나이에 청소년 때도 안 읽었던 세계문학전집을 다운받아서 읽고 있는데 교양이 없다 보니 아주 수능 언어영역 지문 읽는 짝으로 책을 읽게 됐다. 톨스토이, 불가꼬프, 도스또예프스키 등 러시아 문학부터 시작했는데, 하루 50장 할당제를 적용해 숙제하듯이 읽어나가고 있.. 2016. 9. 21.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에코페미니스트의 행복혁명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에코페미니스트의 행복혁명 (아잉, 콜라는 내가 시킨 것이 아니라니까 -_-;; 다른 사람이 시킨 거~) 안식년을 맞아 여행을 떠나면서 내가 일하는 단체가 펴낸 책을 가방에 꽁꽁 챙겨 넣었다. 일에서 손을 떼면 일 뒤 꼭지도 안 보고 싶어 하는데, 나는 이 책이 읽고 싶어서 마음이 근질근질했다. 그러니까 일과 상관없이 순순히 독자로서 책을 골랐다는 뜻이다. 것도 휴가 온 여행지에서 꺼내 읽을 만큼. 예전에 출판된 마리아 미즈와 반다나 시바의 에코페미니즘 관련 책들을 열심히 읽었고(그러니까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거 아니겠으), 세 모녀의 올망졸망한 이야기가 가슴을 두드리는 도 좋았다. 하지만 큰 틀에는 끄덕끄덕거려도 마리아 미즈의 이야기는 독일을 중심으로 제 1세계에, 반다나 .. 2016. 7. 25.
하루키, 그 담담하고 담대한 직업인으로서의 자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_무라카미 하루키 멀리서 지인이 보내준 하루키의 신작 를 리스본 숙소에서 받아보았다. (Special thanks 오디! 새콤달콤과 컵라면 귀요미들까지!!) 마침 가방에 들고 온 5권의 종이 책을 다 읽었을 때였다. 인터넷 속도가 느린 유럽에서 목숨을 연명하는 심정으로(?) 인터넷 빠른 곳만 찾으면 전자 책 다운로드를 시도하고는 했지만 역시 책이란 종이 책. ㅎㅎ 게다가 하루키! 하루키 본인은 자신의 에세이는 “맥주 회사가 만든 캔 우롱차” 같은 것이고, 본연의 업은 ‘소설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읽는 입장에서는 ‘캔 우롱차’가 더 좋은 것을 어떻게 하나. (하루키 식으로 말하자면 '죄송합니다, 저로서는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만') 에세이에 투영되는 하루키 상은 소설 책의 풍취를 닮.. 2016.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