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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 book78

[LGBT] 휴먼 사이언스 로맨틱 다큐멘터리, 여섯빛깔 무지개 게이들의 프렌즈, 근 20년차 동인녀(후죠시)로서 이반 용어와 문화에 관한 한 ‘가족오락관’ 같은 퀴즈를 풀어낼 자신이 있었다. 가령 “끼와 비슷하지만 좀더 공격적이고 기가 센 것을 가리키는 단어는 무엇일까요?”라고 물으면 가장 먼저 부자를 누르고 “기갈입니다.” 이렇게 답 할 요령이었다. “‘바텀’을 가리키는 한글 용어는?” “마짜입니다.”, “‘일탈’은 무엇의 줄임 말일까요?” “일반 스타일입니다.” 뭐, 이런 것들. 이런 퀴즈라면 ‘슬럼독 밀리어네어’ 쯤이야. ㅋㅋ 의 자신감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깨달음으로 변했다. 이 세계에는 내가 모르는 학습할 것이 무궁무진 넘쳐나는구나... 『여성 빛깔 무지개』는 힙한 문화 아이콘에 한국 LGBT의 무궁한 역사적 행로와 해외 게이 문화 코드를 버무리고, 그 .. 2017. 1. 12.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슈페판 볼만, 조이한 · 김정근 옮김 (2012), 웅진지식하우스 책에 대한 주옥 같은 어록들과 책 읽는 여자들에 대한 매혹적인 그림으로 ‘단디’ 눈호강 시키는 책! 이 책을 이렇게 늦게야 발견하다니. “여성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가려면 발가벗어야만 하나?”는 질문이 여전히 유효한 세상에서 책을 통해 자의식을 구축하고 명박산성처럼 ‘책산성’을 쌓아 올려 '오로지 홀로'의 세상에 접신한 그녀들의 모습은 도발적이고도 아름답다. 나 역시 이제 막 문을 열고 있던 ‘스몰커피’에 첫 번째로 당도해 커피를 홀짝이며 이 위험한 책을 단숨에 읽었다. 그 순간만큼은 스몰커피의 공기가 둘로 나뉘지 않았을까. 책과 나 사이의 스몰한 세계와 그 바깥 스몰커피의 세계. “책은 불행한 사람에게는.. 2017. 1. 2.
[조직]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말 그대로다.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가 부지불식간에 닥쳤다. 나는 이 고질병이 국내 시민단체를 뛰어넘어 미국 시민단체에서도 등장한 만국공통의 역병인지도 몰랐고, 세대나 리더십 분야인지도 몰랐다. 그저 마음 까놓고 만나는 친구들에게 “요즘 애들은…”으로 시작하는 뒷다마를 까다가, 아니 내가 꼰대 짓 일삼는 중년이 돼부렀어!!! 하는 자각에 최신 가요 100을 스트리밍에 걸어놓고 아이돌을 학습했더랬다. 세상의 모든 어버이가 연습 없이 첫째 아이의 부모가 되듯, 나도 연습 없이 중간관리자가 되었다. 그 결과 준비되지 못한 자들이 으레 그렇듯, 나 역시 스스로를 괴롭혔고 다른 이들은 더욱 괴롭혔다. 그럼에도 구조적 차원-세대간의 갈등과 이로 인해 신뢰가 깨진 조직-을 보지 .. 2016. 12. 31.
사람, 장소, 환대가 가진 두꺼운 의미들 이 책을 읽으며 알던 사실을 다시금 곱씹었다. 내가 왜 인류학을 공부하다 관두었는지 말이다. 논문 짜집기는 어떻게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두껍게 생각할 깜냥이 안 되는 것을 깨닫고 홀로 학계에 이별을 고했다는 거. 그러니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이런 연구자가, 이런 책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진작에 읽고 싶었지만 전자 책이 안 나와 있어서 한국에 돌아와서야 종이 책으로 읽을 수 있었다. 흠, 역시 ‘두꺼운’ 인문 및 사회과학 서적은 전자 책으로 잘 안 나오고 잘 안 팔린단 말이지. (내 책이 안 팔리고 전자 책으로 안 나온 이유도 그거야! -_-) 각설하고, 좋은 책이다. 타인에게 있을 곳(장소)를 내어주는 환대의 의미를 촘촘하게 생각해 볼 여지를 던진다. 인간은 생물학적 사실의 문제지만 인간은 타자들이 .. 2016.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