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책을 읽을 시간이 기다려진다, 리베카 솔닛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의 부제는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다. 그렇다. 나는 그녀의 글을 이 부제보다 더이상 간명하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녀가 페미니즘, 문학, 예술, 평화, 환경에 대해 쓴 글들은 읽고 쓰고 생각하는 삶, 홀로 일어서는 삶, 그리고 그 '홀로'를 넘어, 타인이라는 '넘사벽'을 넘어, 자기 연민을 넘어, 다른 생명의 고통에 가닿으려 노력하는 연대에 관한 이야기였다. 초여름에 우에노 치즈코 강의가 열렸던 서울여성가족재단의 팀장께서 다음에는 누구를 초대할까, 하길래 주저 없이 대답했었다. "리베카 솔닛이요!" 나처럼 생각하는 눈 밝은(?) 사람들이 많았는지 다음이 되기도 전에 리베카 솔닛이 내한했다. 아쉽게도 그 주말에 일이 있어 가보지는 못했다. 하지..
2017. 10. 11.
같은 질문, 다른 답_인생 역술
타로, 사주, 별자리, 점. 사람이 미래를 점치는 일에 자신을 내맡길 때는 다음과 같을 때다. 지금까지 내 삶의 경험과 데이터로는 도저히 답을 내릴 수 없어서, 나도 나를 못 믿겠는데 내가 내린 배팅의 결과를 삶으로 겪어내야 할 것이 두려워서,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있을 때 당신에게 불현듯 일어나는 어떤 것이다'라는 존 레논의 말처럼 갑자기 닥친 불행의 원인과 '그나마의' 대책을 찾고 싶을 때다. 그리하여 미래를 내다보고 싶어서라기보다, 인생 카운셀링을 받고 싶어서 생판 모를 타자에게 자신을 고해받친다. 근 한 달간 갑자기 급전이 필요해 빌려준 빚 받으러 다니는 사람처럼, 여기저기 인생 카운셀링을 받으러 다녔다. 평소 새겨 듣는 친구들의 조언을 싸그리 무시하며, '답은 네 안에 있어, 그 돈으로..
2017.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