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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ife/etc.

2026년 6월 15일, 알맹상점 오픈 6주년 요즘 일상

by 불친절한 금자씨 2026. 6. 15.

나는  참 운이 억세게 좋았다. 이미 제로웨이스트 붐이 접어든 즈음에 제로웨이스트니 플라스틱 프리 사업을 시작했다면 그야말로 폭망했을 것이다. 며칠 전 '수리상점 곰손'에서 하루에 2명 오는 기간 동안 6시간 곰손을 지키고 있었더니 확실히 알겠드라. 차라리 손님이 많아서 조그만 상점에서 6천 보 찍어버리는 날이 (수익 면이 아니라더라도) 손님이 언제 오나 기다리는 한갓진 날보다 더 낫다는 것을.

알맹상점은 제로웨이스트 붐이랄 게 생기던 시절에 (그런 게 있다면 말이죠) 나 같은 종자들이 많이 모인 망원에 자리를 잡은 덕에 한갓진 날보다 바쁜 날이 더 많다. 그렇게 오픈한 지 6년이 되었다. 요즘 일상은 여전히 쓰레기 덕질 중이고, 그 팔 할은 알맹상점 덕이리라. 

알맹상점은 이렇게 살구 있어효
이젠 스마트영수증도 카톡으로 발급해버리는 클라쓰로 성장함

 

혜몽이 다큐 작업을 하면서 내가 한 말이라고 하는데, 실은 나는 기억이 안 나고. 자기 일도 삶도 잘 챙기지 못하면서 남한테 고나리 질은 왜케 해대는지 몰러. ㅎㅎ

내 다큐 주인공인 금자가 했던 말 중에 콕 박힌 문장.

‘정말 나 진짜 미친 거 아니야? 난 돈도 없어, 시간도 없어요. 이게 제대로 사는 건가, 유일하게 확보하는 시간이 밥해 먹는 시간이에요. 그게 없으면 견딜 수가 없어요’ ,

이달에 밥을 얼마나 해 먹었나 세어봤다. 그래도 지난 주엔 작업실 겸 집에 가람 감독님과 민지 편집자님이 놀러왔고, 이들에게 밥을 해줬다. 함께 여름밤을 산책했다. 기뻤다.

다큐 중 한 장면이라고 혜몽이 보내줬는데 ㅋㅋ 자기 패션 테러리스트라고... 내 생각도 그래 ㅋㅋ 무슨 개저씨 등산 가는 중임?

 

내가 그때 했다는 말은 생각나지 않지만 상태는 그대로다. 정말 미친 거 아냐? 돈도 없어, 시간도 없어 어쩜 이래 똑같아. 근데 밥해 먹는 시간은 확보하려고 여전히 노력 중이다. (전투 중...)

 

위의 사진은 프라우 허님 커피차 가던 날 스댕 도시락에 현미밥과 후리가케, 오이를 싸가서 모오리 돌님과 나눠 먹던 모습. 행사 셋팅 다 끝내놓고 시작 오분 전에 차  운전석에 앉아 둘이 퍼먹었다. 와구와구... 왜냐면 오전 7시에 출발해 오후 2시 넘어 끝나는 행사라 밥 먹을 시간도 없고 사 먹으면 간식이나 빵을 먹게 되니까.

시간이 없어 밥만 퍼담아 갔는데 모오리 돌님이 이거 어케 만드는 거냐고 넘 맛있다고 해줌. ㅎㅎ (저도 맛있었어요:) 맛있는 이유의 절반은 시장이 반찬이라서, 그리고 절반은 역시 한국의 조미김 덕. 신발을 말아먹어도 조미김이라면 맛있을 것. 

 

나랑 같이 #일회용없다방 커피차 갔던 모오리 돌님
오이 냠냠
밥 먹고 나서 우리는 60킬로 말통 세제를 들어서 나르고, 쿠키 1,000개를 운반하고!


사과 한박스 사서 나눠서 다큐 작업 매진 중인 혜몽 집 앞에 두고 원두 커피도 선물로 조달! 오분 거리에 사는 동네 친구가 있고, 그 동네 친구가 나 관련 다큐 작업을 한다고 함. 뭐지? 돈도 시간도 없는데 성공한 인생 되어버림. 

 

낮에는 제로웨이스트 샵 협의체 가서 박수 치고

야밤에는 널판지 자세 1분이라도 하고 자는 삶을 살려고 노오력... 

알맹러 님들이 알려주신 제품 리뷰 듣고

퀴어퍼레이드에 기부할 무지개 쿠키 팔고 (물론 무포장으로 입고되며, 쿠키가 담긴 통도 다시 되돌려 보내 계속 사용함), 퀴퍼에 주)알리 (알맹상점 법인명)으로 30만원 기부했어! 

 

반사광과 협업해 버려지는 폐우드식기 수거해 옻칠 작업하고 가다듬어 새 옻칠 우드식기로 되살림. 반사광은 이 동네 근처에 작업실이 있어 알맹상점에서 수거된 우드식기를 옻칠+나전칠기 작업해 다시 알맹상점에 배달해주신다. 로컬 가게, 쓰레기 수거, 그리고 새 자원을 거의 쓰지 않고도 예쁜 생활용품들로 삶을 즐겁게 하기, 뭐 이런 게 알맹상점을 계속 하는 이유가 아닐까. 

 

알맹러들이 모아준 폐우드식기 모습인데, 그 전에 국자 뒤집게 등 큰 종류만 들어와서 젓가락 티스푼 등 작은 식기류 필요하다고 했더니 다들 그렇게 모아주셨는데, 와 이 브랜드 충성도(?) 어쩔 거시냐 

사포로 갈고 여러 차례 옻칠해 만들어진, 나무를 베지 않고 버려진 폐우드식기로 만든 제품들  그

그리고 결론, 알맹상점 6주년 기념을 임시 휴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