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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ay

할머니 작가들을 사랑한다, 그 중 캐서린 브래드포드는 더욱

by 불친절한 금자씨 2026. 6. 29.

말 그대로, 할머니 작가들을 사랑한다. 박완서 작가님처럼 미술 작가 할머니들도 비교적 늦게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오랜 작품 활동 기간 동안 인정 받지 못한 세월의 탓이 더 크다.

할아버지 작가들보다 유독 할머니 작가들이 화자되는 이유는  보통은 재능 있는 남자 작가들은 할아버지가 되기 훨씬 전에 이미 인정 받아 할아버지 나이대에는 원로 작가님이나 대가로 호명되기 때문이다.

할머니 작가들은 매미가 7년을 땅 아래서 지내다 한여름에 모습을 드러내듯 긴긴 시간동안 작품 활동을 하다가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할머니 작가로 드러난다.

캐서린 브래드포드 전을 보고 나오면서 패션지 엘르에서 할머니 작가들을 잘 소개해 준 기사를 읽었다.
https://www.elle.co.kr/article/45255

평균 나이 88세, '할머니' 화가의 그림

78세와 86세 그리고 100세. 생의 끝자락에서 가장 자유롭게 자신을 드러내며 21세기의 예술이 된 고령의 여성 미술가들.

www.elle.co.kr

로즈 와일리 작가


"이 시대 회화의 길을 제시한다" 고 평가 받은 로즈 와일러 작가는 80대 여류 작가들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세상이 그동안 남자 작가들 못지않거나 더 좋은 작업을 해온 여류 작가에게 주목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비로소 이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한 작업을 하는 듯하다" 라고 답했다.

루치타 허타도


100세를 맞은 루치타 허타도 (베네수엘라 태생, 미국 거주)도 이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다.

김윤신 작가

어제는 여성 최초로 호암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린 (것도 현존하는!) 김윤신 작가의 전시 마지막 날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전시회를 연 2024년에는 구순을 바라보았지만, 회고전이 열린 2026년에는 이미 구순을 넘긴 나이다.

아, 근데 찾아보는 사진마다 너무 멋짐 폭발임... 스타일 너무 좋은데... 검정색 오버핏 트렌치코트에 운동화 신은 거... 점프수트 데님을 입고 전기톱 들고 작업하는 모습... 킬뽀 몇 개냐...

김윤신 작가님 역시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와 "프랑스와는 달리 활동을 못 하는 한국 여성 예술가들이 아까워"라는 생각에 한국여류조각가회를 앞장서 만들었다고.

캐서린 브래드포드 (최애)

그리고 캐서린 브래드포드. 김윤신 작가님 전시는 끝났지만, 브래드포드 작가의 국내 첫 전시 Living a Dream은 7/12까지 서울 삼청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다. 프라이드먼스인 6월에 보면 더욱 의미가 있을 전시.

대표작 runaway wife over the house


브래드포드 작가님은 1942년 생으로 미국 메인 주에서 결혼하고 쌍둥이를 낳아 키우다, 1979년 뉴욕으로 이주한 후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한 세대 앞선 추상표현주의 작가인 조안 미첼, 헬렌 프랑켄탈러를 계승하고 물질성과 색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필립 거스턴과 마크 로스코의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조형 세게를 구축했다고, 갤러리현대 전시회 설명자료에서 가져와 봄.

그런 거 몰라도 날아다니는 여자들, 춤 추는 여자들, 손 잡은 여자들, 부유하는 공기와 물, 수영하는 사람들, 몽환적인 색채, 도무지 안 좋아할 수가 없다.


세상서 가장 비싸다는 작가 중 한 분인 데이미언 허스트의 전시가 갤러리현대의 지척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었다. 내가 로또 맞아서(로또 맞아도 못 사니까 무슨 돈 벼락을 안 죽을 정도로 맞아서) 두 작가의 작품 중 하나를 살 수 있다면,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브래드포드.

이 분도 할머니가 되어서야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2016년 74세가 될 때였다.


"남성 중심적인 미술계 때문이었나요?

제가 예술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 같아요. 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죠."

변호사이자 주지사를 꿈꾸는 야망가 남편과 쌍둥이 아이들과의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역시 중산층 부르조아지 친정과 주변으로부터 욕을 우라지게 먹으면서 이혼한다. 뉴욕으로 두 아이를 데리고 이주한다.

그 시절을 이렇게 호탕하게 말하는 이 언니 너무 멋지구나. 이게 바로 정신승리, 강제 멘탈력임. 당신은 대가가 되어야만 한다 ㅋㅋ

뉴욕으로 이주했을 때 너희 돌 다 몹시 힘들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 나름대로 도시 생활을 경험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지, 난 뉴욕이 필요했어.


뉴욕은 안 가봤는데요, 내가 사랑하는 섹스앤더시티와 브래드포드 언니가 뉴욕이어야만 한다고 하니까 세계에서 가장 멋진 곳으로 알아두겠다. (그러나 트럼프가 있는 그곳은 실제 갈 수가 없음)


82세, 세상의 인정도 받고 내노라 하는 미술관이 작품을 소장하고... 전성기가 이제야 왔군요! 하는 인터뷰이의 질문에 '오, 제 전성기는 10년 후예요! "라고 대답하는 기개.

어릴 때 너무 행복하게 지냈고, 아내로서도 불행한 건 아니었다고, 다만 인생에 더 중요한 뭔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중요한 무엇인가는 바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펼치게 하는 거 아니었을까. 자기 자신으로 사는 거.


그렇다. 그녀는 34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여성 파트너를 만나 예술가로서 살고 있다. 그리고 정체성에 관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저는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사회에 적응하는지, 시각적으로 어떻게 함께 어우러지는지, 우리가 어떻게 서로 옆에 서 있는지,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고 함께 하는 방식에는 정말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브래드포드 작가의 <함께 하는 여성들 women together>는 은발의 두 여성이 공중에 느슨하게 안고 떠 있는 모습이다. 그들이 공중에 떠 있는 이유는 바로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성소수자나 페미니스트들이 이 그림을 자주, 오래 들여다보면 좋겠다. 검정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 좋아하는 연인이나 동지, 친구와 함께 두둥실 행복하게 떠 있는 마음이 되기를 바라며.

지금 괴롭고 외로워도 74세 할머니가 돼서 세상의 인정을 받고 82살 때 제 전성기는 10년 후라고 답하는 브래드포드 작가를 보라고. 그는 30년이 넘은 기간 동안 동성연인과 메인주와 뉴욕을 오가면 살고 있다고, 여기 현존하는 롤모델이 있고, 우리의 시대는 더 나아질 거라 아마도 할머니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될 거라고 말하고 싶다.

작가님 도록에 나온, 일회용 플라스틱 통 가져다 팔레트로 쓰고 거기에 그림 그려놓은 것도 너모너모 귀여워~
미술 도구들 좀 봐봐요, 종이박스(?) 에도 겨털난 사람이 수영하는 모습을 그려놓는 위트 ㅎㅎ


위의 인터뷰 시기에 작가는 두 어머니가 있는 작품을 그리고 있던 중이었다. 역시 안 죽을 만큼 돈 벼락을 맞는다면, 그 작품을 사서 규지니어스 님께 바치고 싶다. (일면식도 없음, 그 분은 나란 존재가 세상에 있는지 조차도 모를 것임이야)

캐서린 브래드포드 갤러리현대 전자 카달로그

https://publuu.com/flip-book/851814/2481259/page/31

E-Catalogue | Katherine Bradford 캐서린 브래드포드 : Living a Dream

Online Flipbook created with Publuu Flipbook Maker.

publuu.com





참고 기사 (이미지 캡처)

김윤신 작가

https://www.vogue.co.kr/2024/03/20/%EC%97%AC%EC%84%B1-%EC%A1%B0%EA%B0%81%EA%B0%80-1%EC%84%B8%EB%8C%80-%EA%B9%80%EC%9C%A4%EC%8B%A0%EC%9D%98-%EC%82%B6%EA%B3%BC-%EC%98%88%EC%88%A0/

여성 조각가 1세대, 김윤신의 삶과 예술

한국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겪으며 살아남은 여성 조각가 1세대. 지구 반대편 이국에서 지난 40년 동안 예술적 삶을 꾸려온 미술가. 오직 작업을 향한 벅찬 열정을 여전히 겸허하게 다듬고 있는

www.vogue.co.kr


https://m.seoul.co.kr/news/life/exhibition/2024/03/20/20240320500129

구순에 화업 ‘정점’ 김윤신 “‘동서남북 작가’로 더 좋은 작품 남기고파”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 개인전 베네치아비엔날레 앞둔 ‘전성기’ 아르헨서 40년…거점 옮겨 한국행 남미 에너지 응축된 회화도 전시 노장은 매일 자신의 몸피보다 더 큰 나무를 전기톱으로

m.seoul.co.kr

캐서린 브래드포드 작가

https://www.e-flux.com/announcements/625150/katherine-bradfordsky-swimmers

Katherine Bradford: Sky Swimmers - Announcements - e-flux

With Katherine Bradford: Sky Swimmers, Kunsthalle Emden is proud to be one of the first European institutions to present a solo exhibition of the American artist.

www.e-flux.com


https://www.bowdoin.edu/news/2022/07/for-the-sake-of-honor-bradford.html

For the Sake of Honor: Katherine Bradford

www.bowdoin.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