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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ble47

텃밭의 진화 에고고고, 춥다. 겨울이다. 옥상에 있는 나의 애완 배추를 거두어들이며, 10마리의 배추를 기념하며 쓴다. 이름하여 '텃밭의 진화' (실은 여성환경연대 소식지에 이미 썼던 글임 -_-;;;) 나는 “거울과 성교를 증오한다”라고 말한 보르헤스에 동의한다. 거울과 성교는 번식을 낳는다. 바퀴벌레의 번식도 싫지만 그만큼이나 인간의 번식도 싫었다. 어느 날, 퇴비용 음식물 쓰레기 속에서 ‘번식’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작은 새싹이 음식물 쓰레기와 흙더미 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그리고 더 많은 새싹이 ‘번식’하다가 번식의 결과물인 단호박이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했다. 그 단호박을 보는 순간, 자연의 순환과 유전자의 형질과 신의 섭리와 우주의 진리를 알게 된 기분이었다. ‘나를 미치게 하는 정원이지만 괜.. 2011. 11. 29.
토종종자 앉은뱅이 밀로 만든 유기농수제파이 가난뱅이 클럽 일원이 일구어가는 생태 베이커리, 밀바람 호두파이집. 음식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시원한 밀밭바람을 건강한 먹을거리와 함께 전합니다. 밀바람은 우리밀의 생명력을 담아 반죽하고 유정란, 유기농우유, 유기농설탕으로 수제파이를 만듭니다. 풀진의 친구 '뽕녀'가 만드는 수제파이는, 당췌 유기농, 채식, 우리밀, 건강한 먹거리와는 거리가 먼 맛난 거, 단거 danger, 고기, 몸에 안 좋은 거 위주로 먹지만 입맛만은 기막히게 발달한 양갱에게도 통했다. 조미료와 단 것에 온통 담금질 된 '레디 메이드' 입맛에도 통하는 건강한 먹거리라니! '따뜻한 아이스크림'처럼 어감이 안 맛지만 쇼트닝, 마가린, 가짜 버터, 백설탕 듬뿍을 쓰지 않은 파이가 이렇게도 맛있다니 황송할 따름이다. 베이커리 과정을 수료했.. 2011. 11. 25.
나만의 이태리, 이태원에서 만난 타이가든 이태원, 에 갈 때는 마음 속으로 나만의 이태리에 간다고 므훗해한다. 여기서 이태리는 여러 인종을 만날 수 있는 '인터내셔널 국가'를 총칭하는 상징어. ㅋㅋ '이태원 프리덤'을 들으면서 해밀턴 호텔 뒤 브런치 레스토랑 골목을 산책하는 것도 좋고 녹사평까지 내리 걸어가 구석구석 박혀있는 외쿡인들 많은 펍을 구경하는 것도 좋고 나이 어린 홍대 클럽보다는 나이도 다양하고 인종도 다양하고 성적 지향도 다양한 클럽들도 원츄, 게이바에 도란도란 앉아있는 여자들도 만나고 나이 많은 화려한 중년도 주책스럽지 않고 홍대처럼 '힙'해야 한다는 강박도 없는 한국적이지 않은 곳이다 보니 한국적이지 않은 상황들이 뭐 별다를 것 없이 받아들여지는 그 곳, 이태원 프리덤. 나만의 이태리, 이태원에서 타이 음식을 먹고 돌아오는 길,.. 2011. 9. 17.
쌀가스로 만든 채식 가츠동! 일본식 덮밥 요리을 좋아하지만 돈가스 덮밥 (가츠동)은 돼지고기가 들어가서 일단 패스, 새우까스 덮밥 (에비동)은 대개 망그로브 숲을 망치고 양식된 태국산 새우를 사용해서 패스, 장어 덮밥은... 구구절절한 이유 빼고도 (장어를 잔인하게 죽이더라구요;;;) 많이 비싸니까 패스. 흐흑 (이게 제일 슬픈 이유더냐!) 생협 장을 보다가 번쩍! 발견한 쌀까스로 일본식 덮밥 요리를 만들어보았다. 우선 덮밥 요리는 만들기가 간편하면서도 일본 스탈이 스맬스맬~ (간지 포스 ㅎㅎ) 냉장고의 썩기 직전 재료들을 아무거나 사용해도 좋고 텃밭을 가꾼다면 파나 깻잎 등 그때그때 가장 풍성하게 자란 '아무거나' 채소를 마지막에 쏭쏭 뿌려줘서 좋고! 고구마 쌀가스의 원재료를 보면 더욱 믿음이 간다. 국내산 무농약 쌀, 고구마, .. 2011.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