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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ife/etc.28

[한국일보 삶과 문화] 우리의 저항이 일상이 될 때 지난 5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 모인 수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세종대로를 행진하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한국일보 2016년 11월 8일자 칼럼https://www.hankookilbo.com/v/2f54a36fd4264d5f9e581ccada59bcb9 “너희 나라 지금 말 한 마리 때문에 난리라며?” 여기는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고 백남기 농부의 영결식도, 대국민 담화도 다른 세상일인 냥 제쳐놓고 여행을 즐겼건만 중국인에게 뒤통수를 맞을 줄이야. 함께 있던 스위스인과 네덜란드인이 무슨 소리냐고 묻는다. 우리는 8인실 도미토리에서 우연히 만나 저녁을 같이 먹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하도 낄낄대는 바람에 내가 황당한 해외토픽뉴스를.. 2016. 11. 9.
[한국일보] 죽음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한국일보 삶과 문화 2016년 10월 17일 칼럼왕가리 마타이가 죽었던 날, 언니가 죽었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왕가리 마타이는 아프리카에 4,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나이로비의 우후루 공원을 지켜냈다. 환경 운동을 하는 나였지만 대한민국 인구수만큼의 나무를 희생해서라도 우주에 단 한 명뿐이었던 내 자매를 살리고 싶었다. 언니는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된다며 가볍게 검사를 받으러 갔다 하루아침에 암 진단을 받았다. 그날 루시드 폴의 노래를 떠올렸던가. ‘사람들은 즐겁다, 나를 둘러싼,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즐겁다.’ 언니를 비롯해 우리 가족 모두 하릴없이 꺼져가는 생명을 어떻게 감당하고 돌봐야 할지 몰랐다. 그저 살려달라고 의사 선생님께, 그리고 신께 빌었다. 가끔 새벽에 깨면 눈물을 .. 2016. 10. 26.
[한국일보] 저출산 담론에 반대한다 한국일보 9월 27일자 삶과 문화 칼럼 https://www.hankookilbo.com/v/c74b7dce49844926aa170a7985842fdb 하나의 유령이 전 세계에 떠돌고 있다. 저출산이라는 유령이. 일본, 독일부터 베트남, 태국, 이란에 이르기까지 세계는 저출산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의 경우 2060년 세계 최고의 노년층 부양비를 기록할 예정이다. 이에 전병욱 목사는 청년들에게 핍박과 학대, 가난을 겪게 하면 애가 막 쏟아져 나올 거라며, ‘싱글세’보다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저출산 담론은 경쟁력 저하, 미래세대 부담, 재정악화를 거쳐 국가소멸로 끝난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 역시 인구성장을 국부의 금과옥조로 여겼다. 그는 가정마다 자녀 넷을 두게끔 강제했을 뿐 아니라 피임 .. 2016. 10. 1.
[한국일보 삶과 문화] 노브라 노프라블럼 한국일보 2016년 8월 16일 (화) [삶과 문화] 칼럼 기고 노브라 노프라블럼 뜨거운 여름철 보건복지부가 ‘핫’하다. 서울시 청년수당을 틀어막아 복지의 반전을 보여주더니 태평양처럼 넓은 오지랖으로 아름다운 가슴까지 뻗어나갔다. 불과 얼마 전까지 복지부가 운영하는 ‘국가건강정보포털’에는 여성의 유방 사이즈, 유두 사이의 거리, 유륜의 직경 등을 그린 모식도와 “가슴은 남편에게 애정을 나눠주는 곳” “제 2의 성기”라는 설명, 그리고 유방 성형술 안내가 실려있었다. 나는 이크종 작가가 “국가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그려낸 ‘아름다운 꼬추의 모식도’를 보면서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깊은 ‘빡침’을 달래려 했다. 그런데 며칠 전 한 사건을 겪고는 조용히 분을 삭이지 않기로 했다. 함께 저녁을 먹다가 말갛고 어린.. 2016.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