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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ife/etc.28

[한국일보 삶과문화] 노동이여, 안녕 한국일보 2017. 1. 10일자 삶과 문화 글 "제4차 산업혁명은 ‘노동 없는 미래’의 수순을 밟아간다. 그렇게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홀랑 삶의 기반과 정체성을 내맡겼던 노동시간이 사그라진다면? 알아서들 텔레비전, 인터넷, 쇼핑, 여행이 아닌, 개인의 취향에 맞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의미 있는 활동을 찾게 될까? 인공지능과 로봇이 앗아갈 일자리나 일할 권리는 중요하게 다뤄진 반면 더 적게 일하는 삶, 임금노동을 벗어난 탈노동 사회의 전망은 함구되어 왔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실업으로 인한 고통, 근면 성실한 노동관에 짓눌려 탈노동에 대한 상상은 싸가지 없는 귀족들의 거들먹거리는 소리처럼 취급됐다." http://www.hankookilbo.com/v/ad362db1a97e4ae5984abfc9b7920a3.. 2017. 1. 12.
[데이비드 라샤펠]으스대는 스왜그 속에 깃든 한 줌의 진정성 앤디 워홀에 고용되고 마돈나를 ‘해고’한 작가, 데이비드 라샤펠 David LaChapelle 뒤틀린, 비틀어진, ‘변태’적 팝 아트(perversely Pop) 스타일,매끄럽고 번쩍번쩍하고 으스대는 스왜그(Swag)에 눈이 찔릴 것 같은 이미지들을 그 누구보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찍어내는 사진작가, 트렌스젠더 모델을 자신의 뮤즈로 삼고 ‘나의 마릴린(my own marlin)’이라며 성 소수자를 내세운 작가, 에미넘, 마이클 잭슨, 레이디 가가, 나오미 캠벨, 파멜라 앤더슨 등 당대의 내로라 하는 스타들과 하루 14시간씩 20여년 간 작업하다가 가방을 싸 들고 홀연히 사라진 후 이제 다시 아티스트로서 갤러리에 돌아온 예술가. 데이비드 라샤펠 David LaChapelle 아라모던아트뮤지엄 전시회Insca.. 2016. 12. 22.
[한국일보 삶과 문화] 아, 잠 좀 잡시다 한국일보 2016년 11월 29일 칼럼 지난 6개월 간 낯선 여행지를 떠돌며 8인실 도미토리를 전전한 결과 한 가지를 깨달았다. 세상에나, 서양 여행자들은 밥 먹을 때를 빼면 맨날 잠만 잔다는 팬더처럼 참 많이 잔다! 오후 3시에나 일어나 밤새 클럽을 들락날락하는 ‘파티 애니멀’은 물론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와 아침부터 일하는 여행자들까지 하나같이 하루 8시간 이상씩 꼬박꼬박 잔다. 쟤들이 여행을 왔나, 자러 왔나, 모를 만큼 많이 자고 많이 쉰다. 한식을 챙겨준다는 말에 홀려 며칠 머물던 한인민박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나는 새벽부터 관광에 나선 한국인들이 빠져나간 방에서 덩그러니 홀로 깼는데, 사실 다른 곳에서는 제일 일찍 일어나 설치는 사람이었다. 그제서야 스페인의 한 한식당 사장님 말씀.. 2016. 11. 29.
[영화] 성전환만큼 중대한 가족의 전환 '어바웃레이' 유럽의 퀴어 퍼레이드를 쏘다니며 가장 보기 므흣했던 장면은 할머니 레즈비언 커플의 오순도순한 모습이었다. 운하를 지나는 ‘퀴어’한 배들의 퍼레이드가 하루 종일 펼쳐지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내 앞에 있던 ‘할머니’ 레즈비언 커플은 소풍 나오듯 샌드위치를 싸와서 서로 마주보며 먹었드랬다. 생전 처음 보았던 화려한 배들의 기억은 이제 가뭇가뭇해졌지만 할머니 커플의 다정함만은 여전히 마음에 남아있다. 아마 다시 암스테르담을 다시 가게 되는 날까지도 잊지 못할 거다. 2016 암스테르담 퀴어 퍼레이드 (사랑의 운하 행렬!) 영화 는 댄디하고 귀여운 할머니 레즈비언 커플을 보는 즐거움만으로도 충분히 호사롭다. 두 할머니 깨알 개그가 없었다면 약간은 심심하고 밋밋하고 무거웠을 거다. 게다가 뉴욕의 옥상에서 잠옷을.. 2016.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