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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ife/etc.28

마지막까지 현역으로, 삶의 존엄을 잃지 않으셨던 박영숙 선생님. 석가탄신일이 금요일이었던 지난 주의 황금 휴일. 가까운, 그리고 노동 중독인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일주일 정도는 쉬어야 골든 위크(황금 휴일)라고 하는데 우리는 주말까지 끼고 3일 쉬면 황금이로구나, 황금이 유동 자산도 아닌데 국가마다 가치가 달라지는구나, 라고 푸념하고 있던 사이 황금 휴일에 서울을 뜨지 말고 대기하라는 사무처장 깡샘의 메세지가 문자로 날라들었다. 뭥미? 박영숙 선생님이 위독하시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 소식이 전해진지 하루 만에 박영숙 샘께서 돌아가셨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황금 휴일보다 먼저 머리를 스친 것은 닭튀김과 북한 순대와 우리 언니였다. 나는 지금까지 먹어본 닭튀김 중에 박영숙 샘께서 집에서 바로 튀겨주신 닭튀김보다 더 맛난 것을 먹어본 적이 없다. 교촌도 못 따라온다. 그리.. 2013. 5. 22.
임대아파트와 함께하는 힐링장터 Created by 방물단 방물단은 사회적문제를 대안문화장터를 통해서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청년 등 사회적기업육성 선정팀입니다. 현재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리는 주민문화장터 달시장과 문래동 예술창작촌에서 열리는 예술장터 헬로우문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 장터들을 운영하며 쌓아온 경험들과 장터 안에서 함께 맺어온 문화예술가, 사회적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힐링장터의 프로그램들을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2013. 1. 29.
어쩌면 닿을 것 같은 발걸음, 어쩌면사무소 신비님과 코기토 님이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시민단체연대회의'를 나가 카페를 차린다는 말을 듣고서부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시민단체에서 인재들이 우르르 빠져나간다는 관리자 모드의 마음에 우울하기도 하고 그랬다. 작은나무, 빈가게, 카페별꼴, 초록상상, 어쩌면사무소.동네마다 커뮤니티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야말로 유럽의 살롱문화없이 된장녀 문화로 바로 직행한 우리네 카페들이 이제 동네에서 사람을 모으고 자유롭고 따뜻한 공간을 내놓되 뭔가를 꿈꾸도록 부추기고 복작복작한 네트워크를 이어주는 '복덕방 카페'로 진화하고 있다. 난방을 못해 입김이 날리는 냉골같은 방을 뛰쳐나와 아이의 분유 살 돈을 털어 피보다 쓴 에스프레스 한잔을 테이블에 모셔두고 한 손으로는 보채는 유모차를 흔들어 아이를 재우고 한 손으.. 2012. 12. 28.
9월의 제주, 9월의 강정 제주에 다녀왔다.잎이 다 떨어지고 난 가지에 아슬아슬 달려있는 감에서도,야자수에 달린 열매가 탱자처럼 노랗게 익어가는 정취에도,가을이 주렁주렁 익어있었다.제주에도 가을이, 강정에도 가을이 왔다. 작년 가을, 귤이 노랗게 익어갈때 즈음 강정의 삼거리식당에서 밥을 먹고주인이 잡혀 들어가서 쓸쓸해하던, 그럼에도 입맛 맛은 고급이라 괴기반찬만 선호하던 중덕이랑 놀았다.그리고 귤이 아직 노랗게 익기 전에 다시 강정에 와서 삼거리식당에서 또 밥을 먹었다. 내년 이맘때가 되면 강정마을이 아니라 강정천 앞에 있는 풍림리조트에 느긋하게 관광오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다.그 때 공사장에 레미콘 차량이 들어닥치고 있으니 어여 빨리 공사장으로 달려오라는 사이렌이 마을 전체에 윙윙 울려퍼졌다. 썩어 문드러질 그 놈의 해군기지. .. 2012.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