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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ife185

작고 느린 상점, 작고 느린 동네 산책 도시와 나누는 특수한 방식의 대화' 동네 산책 동네 산책을 좋아한다고 골백 번도 더 고백한 듯하다. 여기저기 말로, 여기저기 긁적이는 글로. 나란 인간이 정적이고 심심한 체질이라 동네를 자전하듯 도는 일상을 '루틴'하게 돌고 있어서인지, 정말로 내가 사는 연남, 서교, 망원동 라인이 다른 동네보다 산책하기 좋아서인지는, 언젠가부터 헷갈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산책'이란 흙과 자연을 벗해 신선한 공기 맞으며 시골 오솔길을 걷는 프로방스 풍은 아니다. 소설가 김영하 씨가 도쿄를 여행하면서 묘사했던 도시 산책에 가깝다. 내가 좋아하는 쇼핑은 백화점의 쇼윈도 사이를 돌아다니는 그런 것이 아니다. 거리를 걷다가 문득 작고 아름다운 가게를 발견하면 조용히 문을 밀고 들어가 구석에 앉아있는 주인과 눈인사.. 2016. 3. 7.
비건 패션을 넘어선 정치적 올바름 비건 패션을 넘어선 정치적 올바름 신문 칼럼을 쓰는 활동가 주제에 무신 망발인가 싶지만, 언젠가부터 신문보다 패션잡지를 보는 것이 더 즐겁다. 근래 감동을 선사한 필리버스터만 제외한다면, 패션계만큼 정치적 선동을 ‘엣지’ 있게 보여준 분야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자보처럼 “나는 비닐백이 아니랍니다”를 새긴 힌드마치의 에코백이 대박을 쳤을 때 낌새가 왔다. 이 도도한 흐름은 우유나 달걀까지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 ‘비건’(vegan)을 일컫는 ‘비건 패션’으로 이어졌다. 비건 패션이란 생산과정에서 동물학대가 자행되는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은 옷이나 가방 등을 의미한다. 사실 비건 패션은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동물의 동영상을 통해 오랫동안 강매하듯 존재해왔었다. 그러나 세계적 디자이너 스텔라.. 2016. 3. 3.
온 우주가 도와줄 지도 몰라, 노동개혁 ‘호접몽’ 한국일보 2016. 2. 2 에 쓴 글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장의 노동시간을 기록하는 우리 사회에서 ‘저녁 있는 삶’을 바라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위기가 영웅을 부른다고 했던가. ‘창조경제’와 ‘노동개혁’을 주창하사, 창의성을 고양하고 일자리를 나누고 연공서열을 배제한 사회를 제시하는 지도자가 등장했다. 심지어 “의무교육은 좋을 수 있다, 의무휴가는 더 좋을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하며, 스웨덴처럼 남성의 육아휴직 의무사용기간을 정했다. 그리고 한여름에는 일주일간 사무실을 통째로 쉬어 전력난도 덜고 개인의 창조성도 강화하도록 재충전 휴가를 권고했다. 재충전 휴가에 각자 연차를 붙여 2주 이상 연속으로 쉬어야 진정한 휴가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가장 획기적인 것은 노동개혁과 ‘칼퇴근법.. 2016. 2. 2.
작고 오래된 단골집을 가질 권리 [삶과 문화] 작고 오래된 단골집을 가질 권리 올해부터 한국일보에 '삶과 문화' 칼럼을 씁니다. (이럴 수가! 전라도 영광입니다. 음하하하)처음 실린 첫 칼럼을 퍼왔습니다. :) ‘산책 앤 더 시티’. 휴가 기간 내내 주인장의 취향이 스며있는 오밀조밀한 가게들을 기웃거리고, 길거리 주전부리를 사먹고, 거리의 꼬마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동네를 산책했다. 소설가 김영하 씨는 이를 “쇼핑이면서 동시에 산책이고 산책이면서 동시에 도시와 나누는 특수한 방식의 대화”라고 적었다. 평범한 동네도 이렇게 거닐다 보면 반짝반짝한 여행지가 된다.그러다 문득 서늘한 현실을 체감했으니,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ㆍ땅값 임대료 상승으로 원래 살던 영세업자와 예술가 등이 밀려나는 현상)이라는 유령이 우리 동네, 망원.. 2016.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