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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Info

테이크아웃 컵도 재사용이 가능할까? 유럽의 대안 사례들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8. 10. 28.


1회용컵 시장 모니터링단 '어쓰'의 조사결과나 환경부 단속 후 매장 내 1회용컵 사용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요 카페의 매장에서는 예전처럼 함부로 1회용컵을 주는 관행이 바뀌었다. 지금 이 포스팅을 쓰는 마포의 한 도서관 카페에서도 지난 봄에는 테이블마다 1회용컵을 사용했던 반면 지금은 모두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있다. 비 온 후 기온이 뚝 떨어진 날의 체감온도처럼, 실감나네! 


그런데, 매장 밖을 벗어난 1회용 테이크아웃 컵의 경우에는? 전 국민이 텀블러를 다 가지고 다니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래서 환경부도 테이크아웃 컵에 대해서는 건드리지 못하는 실정. 사실 환경부는 올해 '1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해보려 했으나 "컵을 더러워서 어떻게 씻어서 또 사용하냐"는 식의, 환경 마인드 일도 없는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법 개정 나가리... 


아니, 이상돈 의원님아, 그럼 식당의 수저랑 젓가락은 더러워서 어떻게 입을 대신답니까. 설마 공직자의 모범은 저리한 채 밖에서 죄다 1회용품을 쓰시는 겁니꽈! (모니터링 해보고 잡다...) 이 몹쓸 과대한 위생 관념. 지금은 의사들이 손 안 씻고 수술하고 항생제가 없었던 18세기가 아니란 말입니다. ㅠㅜ 오히려 유익균까지 몰아내서 유산균으로 먹어 채우는 시대인 것을. '청결도 병인냥 하노라'  


1회용컵 보증금 제도 건 국회회의록 보기 (이거 낭독회 각. 코메디가 따로 없음) 

일회용컵보증금제도_국회회의록_20대_364회_1차_환경소위원회.pdf


그런데 유럽에서 테이크아웃 재사용 컵 대안을 선보이고 있다

바로 독일과 영국의 사례. 볼깝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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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컵(FreiburgCup) 사례

25만 명이 거주하는 중소도시가 1회용 컵 사용을 어떻게 줄였는가, 대안 사례  





- 2016년 11월 시행

- 프라이부르크 시 전체 카페 중 70%가 'FreiburgCup' 시스템에 가입

  : 캠페인 초기 단계인 2016년 11월 15개의 카페에서 시작, 한 달 후 45개 카페로, 두 달 후 60개 카페로 확대, 2018년 현재 105개 카페( 프라이부르크 시의 60~70% 카페 참여)   

- 1회용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고 실제 사용을 줄이면서 지속가능하고 사용하기 편한 인프라 구축 


- 배경 

1) 생태도시로 유명한 프라이부르크 시가 1회용 컵에 주목한 이유는 유럽에서도 점점 더 편리하고 간편한 테이크아웃 컵 사용이 늘어나기 때문

2) 또한 1회용컵이 실제 재활용되기 어렵고, 어마어마하게 버려짐으로써 거리의 쓰레기통을 꽉 채우고 거리를 더럽힘

3) 독일에서는 매해 28억 개의 1회용컵이 사용되는 실정


- 준비 

1) 사람들이 선택할 만큼 매력적이고 가격이 합리적인 다회용컵을 구하고, 이 시스템에 참여할 카페를 모으는 작업

2) 실리콘 컵 뚜껑을 고려했으나 비싸서 포기. 어쩔 수 없이 껑 뚜껑의 경우 재활용 가능한 소재의 1회용품 사용 


- 작동 

1) ASF라는 공기업(?)이 참여 카페들에 다회용 컵, 스티커, 포스터 공짜로 배포 

2) 참여 카페들은 다회용 테이크아웃을 세척할 의무가 있음    

3) 손님은 참여 카페들 어디에서나 보증금 1유로에 컵 대여, 반납시 환불 받을 수 있음

-> 지금까지 약 26,000개의 프라이부르크 컵이 배포되었고, 15%의 미환불 보증금이 쌓여있음. 


- 걸림돌 

1) 가장 큰 걸림돌은 1회용컵이 공짜라는 사실! 

: 다회용 테이크아웃 컵 제도에 참여하는 카페와 손님 모두 자발적 의지에 따른 것이라, 참여자에 대한 혜택이나 1회용컵 규제 등 제도적 뒷받침이 없다는 점. 

: 제도적 변화 없이 한번 쓰고 버리는 쉽고 간편한 습관을 바꾸기가 어려움 

: 따라서 1회용컵 보증금제, '라떼세' 같은 세금이나 부담금 등 실제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부담이 있어야만 보편적인 실행 가능 

: 이는 비닐봉지 유료화 정책을 통해 실제 비닐봉지 사용을 감소시킨 각국 사례가 증명 


2) 참여카페 중 일부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고, 손님들의 눈치를 보느라 보증금을 받기 어려움.


-> 아아, 이 걸림돌... 내가 요즘 들어 백만번 쯤 생각하고 내린 결론. 망원시장에서 장바구니 대여제 (보증금 500원)을 시행하고 있는 알맹@ 망원시장의 경험과 일맥상통하는구나. ㅠㅜ 완전 캐공감. 



유럽 제로웨이스트 시티에서 발간한 보고서 읽기 (영문, 불어)

https://zerowasteeurope.eu/2018/09/coffee-to-go-freiburg-says-tschuss-to-single-use-cups/


2. 영국 (런던)의 컵클럽 Cup club 


- 2016년(?) 정도부터 소셜 혁신 아이디어로 내놨던 것 같은데, 실제 사업은 2018년 여름 정도인 듯. 이제야 막 시작한 신생 프로젝트이자 비지니스 모델

- 아이디어 및 작동: 1회용컵 대신 '원스탑' 다회용 테이크아웃컵 제공, 수거, 세척 서비스 

: 국내에도 한 5년 전 쯤 '브링유어컵(bring your cup)'이라는 사회적 기업(?)이 비슷한 프로젝트 시작했는데, 사라진 듯. ㅠㅜ 

- 카페, 공항, 회사, 대학 캠퍼스, 거리 축제, 페스티발 등 1회용컵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서 서비스 제공 

- CupClub™과 CupClub™ Pro에 따라 서비스 가격이 다름 (최소 2년 계약 조건, 컵 당 가격 부과)  

- CupClub™ Pro의 경우 컵 뚜껑에 RFID(전자태그) 칩을 부착하여 대여된 컵의 행방 추적 가능

: 이 경우 경제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을지 모르겠음. 음식물 쓰레기 RFID 장치는 공공에서 하는 거라서 가능하지 않을까.   

- 수거가 쉽도록 카페 밀집 거리, 공항, 대학 캠퍼스 등 컵이 대량으로 사용되는 밀집지역 선호

- 컵클럽에서 제작한 다회용 테이크아웃 컵은 도자기 컵이나 1회용컵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 50% 감소    

 



프라이부르크 시의 경우 지자체와 시민단체 캠페인이 결합한 형식이고 런던 컵클럽의 경우 가입하고 서비스료를 지불하는 비지니스 형 모델인 것처럼 보인다. 우리의 경우 홀로 꿋꿋하게! 다회용 유리컵을 세척해 대여해주는 '보틀팩토리'가 있지만, 혼자서 해 나가기 얼마나 외롭고 힘들고 적적할꼬. 서대문구와 마포구의 카페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다회용컵 테이크아웃 모델을 만들면 좋겠다. 아아, 보틀팩토리! 화이삼!!


그리고 민간 차원의 노력에 더해, 1회용컵 보증금 제도라든지, 1회용컵에 값을 매기는 라떼세라든지 정책이 뒷받침돼야 이 활동들이 지속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환노위와 국회여, 지켜보고 있다. watching you! 


짤 출처: https://twitter.com/bemyjin_1204/status/96339965007287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