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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50

[거실] 망원동 거실의 '물물교환' 스토리 망원동으로 이사온 지 5년여, 거실의 가구 위치를 바꾸었다. (봄맞이 대단장 인테리어 뿜뿜 기분으로다가...) 그러고 보니 다시금 친구들의 손길이 느껴진다. 친구들! 고마워. 나는 지금도 자기들 물건을 소중히 잘 쓰고 있다냥~ 5년 전 이사를 하다 보니 필요한 물건들이 생겨났다. 비 온 후 솟아나는 봄날의 고사리처럼 당췌 집만 옮기면 왜 그렇게 부족한 가구나 가재도구가 생기는지. 종이 박스를 뒤집어서 밥상으로 쓰다 이건 아니지 싶어 '이케아'와 '다이소'를 털어버릴 각오로 '지름신 쇼핑 리스트'를 썼드랬다. 때마침 절친이 이사를 하면서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한다며 살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집에서 물푸레 나무 테이블, 견고한 책장과 깜찍한 옷장, 그릇과 수저 등을 업어올 수 있었다. 이렇게 집 안에 들어.. 2018. 3. 18.
바이오플라스틱, 친환경 사탕수수 도마 정치적으로 올바른 주장에는 개인의 실천에 대한 윤리적 질문이 따라붙는다. 가령 이런 것들.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 투쟁에는 "그래서 대안이 뭔데? 너는 전기 안 쓰냐?"라는 질문이, 제로웨이스트 운동에는 말은 좋다만 "근데 너는 플라스틱 안 쓰고 사냐?라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내로남불'의 구호에 지쳐버린 사람들의 뾰족한 마음도 알겠고, 가끔 어깃장이 아니라 대안이 염려되는 진심이 느껴질 때도 있고, 정치적 구호에는 실천이 따라 붙어야만 말에 생명력이 생긴다. 그럼에도 대개 이런 근본적인 질문은 너무 단순해서 상대방의 입을 닫게 하는 '근본' 없는 도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연사, '플라스틱 프리'나 '제로 웨이스트'를 목놓아 외치지만,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테이블 위에만 플라스틱이 몇 개야, 당췌.. 2018. 2. 27.
[제로웨이스트] 이 빠진 키보드, 시간이 약이다. 미니얼리즘을 추구하고 플라스틱 제품은 되도록 구매하지 않고 싶지만, 키보드는 필수품이기도 하고 플라스틱 이외의 소재로 생산되지도 않는다. 요 근래 회의 서기나 글을 쓸 때 노트북이 아니라 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됐다. 가볍고 간편하다. 그러자면 휴대폰에 이어폰이 따라붙듯, 블루투스 키보드가 필요하다. 마음과는 달리 점점 더 많은 일인용 소형 가전이 필수품이 되어가는 현실.갖고 싶은 것을 사기 전에 한 일주일을 흘려보낸다. 뭐 없어도 괜찮네, 라며 사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사그라드는 경우가 있고,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구매 욕망이 산을 올랐다 내려오는 등산객처럼 마음의 등고선을 따라 들쑥날쑥하다. 실연에 대처하는 것처럼 지름신을 쫓는 효과적인 방법.. 2018. 1. 20.
[오늘의 새활용] 내게 와 '나의 컵'이 되었다 성질은 드럽지만, 결코 까다롭지는 않은 나란 인간. '3초의 법칙'에 따라 바닥에 떨어진 3초 이내의 음식물도 후딱 집어먹고, 같은 방을 쓰는 '룸메'가 새벽 3시까지 불을 훤히 켜놓고 텔레비를 봐도 개운하게 잠만 잘 자드라. 신경이 무딘 덕에 ‘신경성 위염이 뭡니까?, 여행 가서 왜 똥을 못 쌉니까?’ 이렇게 살아온 나의 인생. 당연히 직장이든 집이든 ‘나의, 나만을 위한, 나에 의한’ 내 컵 따위는 없었다. 그날 그날 설거지통에서 집히는 데로 집어 쓴 컵이 하루 동안의 내 컵. 다음에는 또 다른 컵. 이 컵도 그 중 하나였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게 와 ‘나의 컵’이 되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일할 때 공동대표로 일하던 북센스 출판사의 ‘송주영’ 샘께서는 안 쓰시는 물건을 바리바리 싸들고 사무실에 전해주.. 2018.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