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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ay

내 친구의 결혼식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2. 1. 17.
이렇게 가까운 친구 중에서 내 인생 처음으로 결혼하게 되는 씨앗.
그렇다.
올해 서른 다서..... (정녕? !!!!!).... 다섯에 접어든 중년여성이건만
인사치레로 보내는 축의금과 마음이 혼연일체하여
정녕 이 몸까지 식장에 납시고 싶은 결혼은 처음.

(지금까지, 그럼 나는 뭐였나!!! 하는 칭구들아!
아래 등급을 보시고 판단하시라.ㅋㅋ
매한 친구 관계를 하는 자! 금자의 친구 등급 한 눈에 보기 
3등급: 돈만 갔다 치면  '아는 사이', 좀 친한척 했어도 암튼 우리는 '아는 녀자' 
2등급: 얼굴만 살짝 내비친 것은 니들을 정녕 정도껏은 좋아라했다는 뜻이렸다.
1등급: 결혼식 처음부터 끝까지 풀로 참가,
주례가 내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심히 쌍팔년도 식이라해도 인내하며 귀를 팔락거린다.)

'연애만 (만)10년째'를 유지하다가
꼴통 페미 언니들의 '니들이 진짜 결혼할지는 몰랐다'는 반응에 
'나도 정녕 몰랐다'로 기가 차 하면서 선택한 결혼.

결혼이라는 세러모니와 혼수와 집 평수와 재테크 대신
10년째 만난 상대의 삶의 모습과 무엇을, 얼마만큼 포기해야 같이 살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결혼전에도, 후에도 유지하고픈 '자기만의 방'을 꼼꼼히 그리고
<나에게는 두 남자가 필요하다>는 에세이를 탐독하면서 어떤 결핍을 느끼고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를 읽으면서 엄마와의 관계를 반추하는,
(그래서 자식은 안 낳겠다는 게냐?)

그렇게 오랫동안 생각해서 내린 결혼.

내 친구이자 룸메, 씨앗의 결혼을 축하한다.
축하, 라는 말보다는 공감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
밤마다 야식을 먹으며 우리가 같이 이야기하고 푸념하고 웃고 짓까불었던 순간,
당신이 느꼈던 고민과 번민과 아쉬움을 함께 했으니까.

'결혼 코스프레'라고 부르며  일사분란하고 초간단하게 준비한 결혼식.
어른들만 아니었어도 동거를 하고 싶다,는 당신이지만
첫째 딸, 엄마의 기대, 결혼의 부당함을 받아들이면서 결정한 당신이지만,
직접 만들고 문구를 쓴 청첩장은 정말 트렌디. ㅋㅋ





            대두 어플 쓴 거 아님. 포토샵도 안 했음. 실사진입니다.


우리 함께 살았던 날들 행복했었으니까,
나는야 닥치고 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