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dit book

[산문집]뭐라도 되겠지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2. 1. 6.


"농담으로 가득하지만 진지한 책, 술렁술렁 페이지가 넘어가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잠시 멈추게 되는 책,
글과 글 사이에 재미난 카툰이 들어 있어서 키득키득 웃을 수 있는 책,
다 읽고 나면 인생이 즐거워지는 책,
긍정이 온몸에 녹아들어서 아무리 괴로운 일이 닥쳐도 어쩔 수 없이,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뭐라도 되겠지'
끄덕끄덕, 삶을 낙관하게 되는 책"

'책을 내면서'에 나온 작가의 말과 책의 내용이 싱크로율 100%인 책

따뜻한 케이크 속에 초콜렛이 녹아있는 '퐁당 쇼콜라'를 먹는 기분을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녹은 초콜렛의 끈적한 당분이 온몸의 혈액을 돌아 울적한 기분을 달달하게 위로하듯
뭐라도 되겠지, 의 긍정이 온몸에 녹아 들었다.
그 긍정은 치기어린 20대의 윤똑똑이 긍정이거나, '시크릿' 류의 하면된다는 긍정이 아니라
'긍정의 배신'을 알아버린 40대 소설가가 괜찮아,하면서 건네는 수줍은 긍정이랄까. :)

홍대 앞 퐁당 쇼콜라 케이크가 맛있는 곳은 상수역 근처 snob
찐하게 초콜렛을 녹인 핫 코코아는 초콜렛 케이크 chocolate cake (Mobssie)가 쵝오임. 
-> 읽은 책 리뷰하다가 혼자 초콜렛의 세계로 빠져들어서 행복했습니다. -_-;;

그가 말하는 긍정은 그러니까, 이런 긍정이다.

"눈물이란 다른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된 대가로 내가 세상에 지불하는 동전인 셈이다.
억울해서, 나를 몰라줘서, 속상해서 흘리는, 온전히 나를 위해 흘리는 눈물은 싫지만,
다른 사람을 위한 눈물이라면
그게 얼마든 삶의 통과비로 지불하고 싶다." p67

밥 딜런의 우문농답에서 시작한 '136명에서 142명쯤'이
'작은 것이 아름답다'로 귀결되는 에피소드 p188

그리고 이기적인 보일러의 깨달음.


"이기적인 인간이 되려는 거야.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도울 수 있어, 안 그래?"

이 다음장에는 이기적인 어머니를 원츄한다고 나와있다.ㅎㅎ
나도 이기적인 어머니, 정녕 원츄!! (이왕이면 영화 '수영장'에 나오는 어머니 상으로다가)

특히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좋아라했던 점은
김중혁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와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싱크로율 100%라는 것이었다.
요네하라 마리, 커트 보네거트, 그리고 레이몬드 카버! 
이 책에서 요네하라 마리가 오십견의 고통을 겪으며 쓴 하이쿠를 소개했을 때,
나도 마리의 책 그 부분에 줄을 그어놓은 지라, 어찌 지나칠 쏘냐.
마리는 이렇게 썼다.

"꽃을 피우는 마흔 살의 어깨에 스며드는 비"

그리고 김중혁은 이렇게 썼다.
"방수기능 없는 마흔 살 4G의 어깨에 스며드는 비"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레이트도 깨알같은 즐거움을 준다.

아래는 커트 보네거트의 초상


뭐라도 되겠지, 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김중혁 샘, 너무너무 죄송하지만
소설보다 산문집이 더 재미있어요. -_-;;
소설가이시지만 일단 산문집도 글을 쓰는 거니까
뭐, 뭐라도 되겠지요. 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