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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ay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

by 불친절한 금자씨 2025. 10. 5.


김지수 씨가 인터뷰한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신경학과 의사) 기사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발견했다. 역시 나는 트위터에서 마음에 드는 글 발견할 때를 좋아하는구나. ㅎㅎ

https://biz.chosun.com/topics/kjs_interstellar/2025/10/04/OANRMTAXERB7RHOGU4E44BDPFQ/?utm_source=twitter&utm_medium=share&utm_campaign=news


‘인생 8할은 잊어도 좋다’. 버림받은 기억, 증오와 원한, 미움과 집착은 빨리 잊을수록 좋다고.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조차 잊고 그저 햇볕을 쬐고 몸을 움직여 걷고 나면 저절로 좋은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고 했던가. 그런 식의 뛰어난 망각력이 우리를 살게 한다고.

...

“더불어 시간의 힘을 견뎌낼 만큼 의미가 있는 기억만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시간의 힘을 거스르는 방법은 두 가지다. 반복과 의미 부여.

치매에 걸리면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평생 반복한 게 가장 두드러지는 것 같더라. 그러니 두려워만할 게 아니라 좋은 걸 하면 된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목록을, 새삼 적어보았다. 여기에 하나씩 더 새로운 좋아하는 것들을 늘려나갈 수 있는 사람을 기대하며.





1. 목욕 가서 냉탕 온탕 번갈아 들어가면서 멍 때리다가 냉탕에 푹 담그는 것 + 온탕에 앉아 차가운 커피 마시기
2. 추운날 따뜻한 카페에서 아아 마시며 책 읽는 거
3.  집에서 친구들과 조촐히 기념일 챙겨 보내며 케이크 먹는 거
4. 새로운 거 배우는 거
5. 좀 일찍 일어나 해뜨는 광경을 보며 아침에 생산적인 일을 하나쯤 끝내놓는 거 (하루키 상처럼 글쓰고 러닝하러 가면 얼마나 좋아... 그러나 현실은...)
6. 주말 시작되기 전날밤 글빨 좋은 BL소설 읽는 거
7. 자기 전에 00랑 같이 누워서 스탠드 하나만 켜놓고 책 읽는 거
8. 알맹상점 장사 잘 되는 거
9. 피아노로 좋아하는 곡 치는 거
10. 에세이 글 주저리 주저리 술술 흘러나올 때
11. 맛있는데 건강한(저속노화?) 음식 먹을 때
12. 트위터에서 좋은 문구 발견했을 때
13. 휴일 전날 밤 심화 영화 보기 위해  00랑 자전거 타고 한강을 달릴 때
14. 하루 일과 체크리스트 클리어 할 때 (저, J 형입니다.)
15. 일 끝내고 이번 주 먹을 음식 조리하면서 좋아하는 노래 들을 때
16. 초여름 혹은 늦여름 개장 전, 혹은 폐장 후 한적한 바다에서 발이 닿을까 말까 한 깊이에서 수영하는 거
17. 명절 당일 아침 일찍 문 연 카페에서 한적한 기분으로 커피 마시며 책 읽는 거 (아, 일 하는 거 말고요. 근데 명절 휴일에 일 한 날이 많았다...)


이런 마음으로 연휴 휴가를 시작해야 하는데 말이지.  ㅎㅎ

이런 글을 추석 하루 전 날 서울의 한적한 카페에서 쓰고 있으니, 그럼 된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