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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ay

동네 자전거 가게야말로 공유경제!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7. 6. 18.

     공유경제에 대해 '노동자의 시간을 세포 단위로 쪼개 화폐화하는 신자유주의의 전략'이라는 평이 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에서 터져나온 문제를 생각해볼 때 이런 공유경제의 디스토피아적 관점이 과장이라고 만은 할 수 없을 듯. ㄷ ㄷ ㄷ

     빌려 읽은 책들을 자전거에 가득 실고 '나의 훼이버릿' 마포서강도서관에 도착했는데, 글씨 앞바퀴 바람이 빠져서 덜컹덜컹했드랬다. 도서관 앞에 친절하게 서 있는 공공 자전거 공기투입 주입기의 밸브는 일반 자전거와맞지 않는 주둥이! 아아, 쓸래야 쓸 수가 없구낭. (도대체 왜 공공 공기투입기의 밸브는 그 모양입니꽈아!! 자전거 가게마다 구비되어 있는 일반 자전거용 밸브를 못 다는 이유라도 있습니꽈!!) 애니웨이 바람 빠진 자전거에 올라타자니 이것은 자전거 개착취.

     그러하여 도서관 근처 자전거 포를 찾았더니 마침 일요일에 문을 연 삼천리 자전거 대리점이 있었다. 내 불쌍한 자전거를 끌고 가서 바람을 넣어주었더니 발전기가 위잉위잉 돌아간다. 알랑가. 이렇게 다정하게,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서, 자전거 바퀴 공기투입기를 쓸 수 있게 해주는 동네 자전거 가게들이야말로 '레알' 공유경제라는 것을. 과장하자면 현대사회에서 치누크 인디언의 '포틀래치'와 같은 호혜를 실감케하는 장치라는 것을. 

     마이너스의 손인 나는 자전거 바퀴에 공기도 제대로 못 넣어서 바퀴 터진지 알고 가게에 요청했더니, 바퀴 안 터졌다고 손수 공기를 넣어주셨다. 이렇게 타인이 도움을 얻어 도서관에 책도 잘 반납하고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 한강에 앉아 고마움을 표현한다.

     도서관, 한강 공원, 자전거, 그리고 초여름의 바람. 돈이 매개되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인생의 각별한 기쁨 같은 것들. 바로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대안적인 공유경제가 아니었을까.

     그 고마운 자전거 가게는 광흥창역 4번 출구 근처에 있는 삼천리 자전거 대리점이다.  안장 바꿀 때 여기로 가야지. ㅎㅎ 쫄쫄이 레이서들, 동네 꼬마들, 친구들과 자전거 타고 온 청소년 등 길거리의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기꺼이 무료로 공기를 주입하게 해주는 동네의 모든 자전거 가게들 만만세.

 




인류를 구할 공생의 도구 세 가지 시, 자전거, 도서관.
by 이반 일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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