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천재들 / 빌 프랑수아
물리학의 한계의 도전하는 바다 생물의 놀라운 생존 기술
이 천재들이 얼만큼 어떻게 천재적인지 아직 파악도 못 한 채로 이들을 남획하고 서식지를 파괴하면서 사라지게 하는 인류야말로 둔재 아닌가. 그게 생태계의 한 일원인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돌아오는 줄도 모르고. 생태계의 엮임을 알면 알수록 종 다양성이 우수수 사그라들게 한 둔재의 한 명으로서 살아가는 게 두려워진다. 경외감을 가장 느끼기 쉬운 존재가 바로 이 생태계의 천재들 아닌가 싶다.

책 속에서
향유고래가 막대한 산소를 저장하는 곳
두 시간 이상 무호흡 잠수를 할 수 있는 향유고래는 막대한 양의 산소를 혈액과 도처의 근육에 저장한다. 향유고래는 적혈구에 들어 있는 많은 양의 혜모글로빈 덕분에 혈액 속에 산소를 고정할 수 있다. 근육은 혜모글로빈과 비슷한 분자인 미오글로빈의 도움을 받아 산소를 저장할 수 있다. 향유고래 고기에는 미오글로빈이 다량 포함돼 있는데, 사람 근육보다 10배나 많다. 향유고래는 또한 별도의 산소 뱅크가 있다. 지라(비장)가 그것이다. 57
바다의 탄소 순환과 흡수
대기는 바다와 접촉하고 있는데, 기체 교환 중 대기 중의 CO2 중 일부가 물에 녹는다. 이 화학적 작용으로 상당량의 이산화탄소(인간이 배출하는 총량의 약 30%에 이르는)가 차가운 물을 통해 바닷 속 깊은 곳에 갇힌다. 그런데 또 다른 현상(이번에는 생물학적 과정)으로 인해 바디는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탄소 펌프 역할을 한다. 그것은 바로 먹이 사슬이다.
바다 표면의 중요한 역할은 단지 해양 생태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표면의 71%를 덮고 있는 지구의 피부는 바다와 대기를 연
결하면서 두 세계 사이의 화학적, 생물학적 교환을 촉진한다. 이 피부를 통해 바다와 공기는 서로 호흡하며 물질과 에너지를 함께 나눈다. 수많은 미생물이 끊임 없이 이 과정에 관여한다. 이 미소한 존재들은 전체 바다 표면을 젤라틴 같은 유기 물질의 막으로 뒤덮는다. 특히 이들은 막대한 양의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해 저장한다. 100
바다의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튀어나온 이 작은 생물들은 이렇게 해서 운명의 변화를 겪게 된다. 이들은 이제 해양 플랑크톤
에서 공중 플랑크톤이 되었다. 우리 머리 위에는 푸른 바다에서 파란 대기로 날아오른 해양 생물들이 끝없이 떠다니고 있다. 그중 일부는 바다로 도로 떨어지는데, 한 바다에서 날아올라 멀리 떨어진 다른 바다로 떨어진다. 어떤 해양 생물은 아주 높이 날아오르다가 결국 물방울이 증발해버리고 만다. 하늘 높은 곳에 홀로 남게 된 이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역할을 맡게 되는데, 바로 구름을 만드는 씨가 된다. 놀랍게 들릴지 모르지만, 조류와 세균을 포함한 해양 플랑크톤은 구름의 생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이 작은 생물들은 주변의 수증기 응결을 촉발하는 기폭제 역할을 하여 수증기를 얼음 결정이나 물방울로 변하게 한다. 120

지구 온난화에 맞서 싸우는 크릴
아주 작은 크릴이 어떻게 거대한 행성의 기후에 영향을 미칠까? 평소에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함으로써 그런 결과를 낳는다. 즉, 열심히 먹이를 먹어치움으로써 그 일을 해낸다. 대기는 바다와 접촉하고 있는데, 기체 교환을 통해 대기 중의 CO2 중 일부가 물에 녹는다. 이 과정은 물 속에 녹은 CO2를 흡수해 광합성을 통해 유기 물질로 바꾸는 식물 플랑크톤에서 시작된다. 이 탄소는 숙주인 조류의
조직으로 옮겨간다. 그리고 조류는 크릴의 먹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크릴은 수면에서 식물 플랑크톤을 섭취하긴 하지만, 그곳에서 바로 소화하진 않는다. 크릴은 깊은 곳의 안전한 장소로 내려가 소화를 시킨다. 크릴의 배설물은 길이 1cm 가량의 딴딴하고 둥근 덩어리인데, 다른 층과 섞이지 않는 깊은 츠에 그대로 머물게 된다. 71…
남극해에 서식하는 크릴 개체군만 고려하더라도, 매년 약 2300만 톤의 탄소를 바닷속 깊은 곳에 저장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것은 자동차 3500만 대가 배출하는 탄소와 맞먹는다. 그러니 ‘벌새 효과’는 ‘크릴 효과’ 롸 바꿔 부르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 72
바다 깊은 곳에서 배출된 탄소는 ‘영구 밀도 약층’ 아래에 머물게 된다. 영구 밀도 약층은 밀도 차이로 나누어진 수층으로, 밀도 차이 때문에 위에 있는 층으로 물의 이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요각류는 바닷속 깊은 곳에서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수면 근처에서는 질소와 인 같은 영양소를 배출해 식물 플랑크톤의 성장을 돕는다. 73 (어쩜 이래! 탄소는 저장해놓고 바다에는 영양소를 순환시키고! 진짜 천재다)

생태계의 얽힘, 바다 생태계는 더하다고!
육지에서는 일반적으로 먹이그물이 단 세 단계로만 이루어져 있다. 햇빛에서 에너지를 얻는 식물과 식물을 먹는 초식 동물, 초식 동물을 먹는 육식 동물이 그것이다. 하지만 바다에서는 그 단계가 10개 이상이나 된다!... 이렇게 길고 복잡한 먹이 그물은 필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75
수천 해리에 이르는 바다를 건너고 다시 강을 거슬러 수백 킬로미터를 올라가는 매우 힘들고 위험한 여행을 해야 하는데, 강에 작은 댐이라도 들어서면, 연어 개체군 전체가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81
생물물리학자에게 생명을 물리적으로 정의해보라고 한다면, 필시 "어떤 계가 평형에 저항해 그러한 비평형 상태에서 자신을 상당 기간 유지하는 현상"이라고 대답할 텐데. 이 표현은 삼투 현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 삼투 현상은 사실상 다양한 용액의 농도 불균형으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대사 작용의 기반을 이루는데, 그 상태에서 삼투 현상은 끊임없이 균형을 회복하려고 시도
하면서 모든 생명체에 필수적인 에너지와 물질의 이동을 야기한다.
생명과 자원의 보고, 바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생명의 탄생은 구멍이 많은 벽이 그러한 삼투압 불균형을 촉진한 장소에서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
정한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장소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바다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해령과 비슷한 수심에 있는 열수 분출공이다. 87
이들에게는 불행하게도 열수 분출공과 그 굴뚝에 희금속이 아주 풍부하다. 광물 자원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맞물려 투자자들과 산업가들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미명하에 심해의 열수 분출공 지역을 개발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미친 짓처럼 보일지 몰라도, 열수 분출공이 발견된 지 겨우 50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탐욕스러운 인간은 이곳을 파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154
고래는 역시 역대급 천재
사실, 고래의 몸 크기는 온혈 동물의 물리적 한계를 살짝 웃돈다. 그래서 고래는 과열을 피하기 위해 교묘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체온이 상승하면, 고래는 일종의 혈관 선로 변경 장치를 사용해 혈액을 피부에 더 가까운 곳으로 순환시켜 물과 접목시키는 방법으로 냉각시킨다 그러면 배가 분홍색으로 변한다. 게다가 이누이트는 고래를 죽이면(여러분은 절대로 그러지 말도록!) 고래가 저절로 익는다고 말한다. 혈액을 피부 가까이로 보내 냉각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죽은 고레는 과열 상태가 되면서 스스로 익고 마는 것이다. 142

햇빛에 중독된 생태계
물속이건 육상이건 지표면의 모든 생태계는 에너지라는 관점에서 보면 단순히 태양 전지판이라 할 수 있다. 먹이 사슬은 유일한 에너
지원인 태양 에너지를 전환시켜 소비하는 단순한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이 에너지 전환을 담당하는 생물을 '1차 생산자'라고 하는데 식물 플랑크톤 같은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빛 에너지를 화학 결합으로 전환시키면서 이산화탄소를 재료로 유기 물질을 만든다. 이 유기 물질은 나머지 모든 생물의 구조를 만드는 재료와 연료로 쓰인다. 생물들은 탄수화물의 화학 결합을 끊음으로써 거기에 저장된 에너지를 움직임과 열, 그리고 때로는 전기의 형태로 꺼내 쓴다. 145
키클로토네 들어는 봤나. 지구에서 개체수가 가장 많은 척추동물
정어리나 청어보다 더 풍부한 키클로토네는 지구에서 개체수가 가장 많은 척추동물이기도 하다. 그 개체수는 수백조, 아니
어쩌면 수천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희귀 동물로 간주되었는데 말이다!
키클로토네는 오랫동안 인간의 눈에 띄지 않고 살아있기 때문에 자원으로 활용되는 불운을 피할 수 있있다. 적어도 당분간은 그
력다. 물론 산업계는 이미 키클로토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토록 풍부한 단백질 공급원은 경제적 노다지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이들은 지구 온난화에 맞서 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많은 플랑크톤을 먹어치우면서 먹이 사슬에서 획득한 탄소를 배설물을 통해 심해로 내려보내는 1000조 마리의 물고기는 당연히 지구의 기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어쨌든 세상에서 가장 풍부한 척추동물이 오랫동안 우리 눈에 먹지 않고 존재해왔다는 사실은 바다에는 여전히 꿈 꿀 것이 많이 널려 있다는 증거이다. 바닷속 저 깊은 곳에 또 얼마나 많은 매혹적인 생물이 숨어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188-189
연어 양식을 위한 사료로 남획되는 멸치 떼 (+앨버트로스와 해양 포유류)
채식은 바라지도 않고, 연어처럼 상위포식자인 양식 물고기 섭취라도 줄여보자!
상업적 수산업자들은 멸치의 막대한 생물량에 주목해 멸치 떼를 남획하기 시작했다(특히 칠레 인근에서). 지금은 연간 약 600만 톤의 멸치를 남획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마치 바다의 진공청소기처럼 멸치의 포식자인 앨버트로스와 해양 포유류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실하고 있다.
그 목적은? 멸치의 단백질을 동물 사료로, 특히 양식 연어의 사료로 쓰기 위해서이다. 멸치를 양식 물고기를 살찌우는 사료로 사용하는 대신에 우리가 직접 멸치를 먹는다면, 멸치를 휠씬 덜 잡아도 되고, 나머지 바다 동물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먹이 사슬에서 우리의 위치를 선택할 수 있는 유리한 처지에 있으니, 이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노력하자! 199
외계 생명체처럼 신비하도다
플라나리아의 기억이 어디에 저장되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추측하건대 기억이 뇌 밖에 저장되고 동시에 몸 전체에 퍼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작은 편형동물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보다 훨씬 이전에 정보를 온라인으로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방법을 발명했다고 볼 수 있다. 315
바닷물은 생명을 보존하는 능력이 있다! 바다에서 상어는 500년을 살 수 있고, 바닷가재는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고, 심지어 해파리는 다시 젊어질 수 있다. 317
해파리가 되었건 고래가 되었건, 우리는 이제 이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바다에서는 오래 사는 것이 아주 흔한 일이다. 대사 속
도가 느려지는 차가운 바다에서는 특히 그렇다. 그래서 차가운 바다와 심해에 사는 동물들은 일반적으로 수명이 길다. 종종 엉뚱한 상업적 이름으로 쟁반에 올라오는 오렌지러피(황제러피라고도 함)나 대서양볼락 같은 물고기는 200세까지 살 수 있다.
하지만 수명이 긴 동물은 번식 속도가 아주 느리다.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많이 걸려 이 종들은 남획에 더 취약하다. 따라서 그 개체군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는 이 심해어들의 소비를 되도록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생태학에 관련된 문제이지만, 나는 이 물고기들을 존중하는 측면과 윤리적 측면에서도 그래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이들은 살아 있는 존재 중 먼 과거의 마지막 목격자이고, 이들의 몸속에는 지구의 기억이 남아 있다. 327
투구게의 피는 밝은 파란색이다. 투구게의 피가 파란 이유는 그 주성분이 혜모글로빈이 아니라.... 철 대신에 구리를 사용해 산소를
혈액세포에 들러붙게 하는 헤모시아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학계에서 관심을 가진 것은 이 피의 면역 성질이다. 투구게는 우리와 달리 항체를 통해 획득하는 면역력이 없다.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투구게의 피는 병원체와 접촉하면 웅고하여 젤 상태가 된다.
따라서 이 피는 세균을 확인하는 시험에, 특히 백신 시험에 아주 유용하다. 오늘날 미국 동해안에서만 매년 약 50만 마리의 투구게가 잡히고 있다. 투구게가 희귀하기 때문에, 그 피 1리터는 자동차 한 대와 맞먹는 가격에 거래된다. 투구게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으로 혈액만 채취한 뒤에 놓아주고 있지만, 이 행동조차도 투구게 개체군에 해를 끼친다. 다행히도 생물학에서 영감을 얻어 투구게의 피와 비슷한 성질을 지닌 인공 대체 물질이 얼마 전에 개발되었다. 336-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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