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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ursion

[프랑스 파리] 파리지앵들의 간지나는, 공공자전거 벨리브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6. 10. 27.

“자전거를 탄 어른을 볼 때마다인류의 미래에 대한 절망이 줄어든다. H.G. 웰스

사이클 시크자전거가 아닌자전거를 타는 당신에 관한 이야기』 중

 

3달간 유럽을 여행하면서 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도시는 포르투갈의 신트라독일의 베를린을 빼고는 없다신트라는 리스본의 외곽 도시라 애초에 차 없이 다닐 수 없었고서울의 3배 크기인 베를린을 속속들이 보고 다니려면 동력수단이 필요했다파리마드리드바르셀로나부다페스트프라하암스테르담로마 등 웬만한 도시는 걷거나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다. 분명컨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느꼈던 도시의 속살은 차를 타고 스쳐 지나는 풍경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파리는 자전거를 타는 것도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너무나 호사스러운 도시다. 사실 파리에 가기 전에는 ‘사이클 시크’로 유명한 코펜하겐이나 세계에서 기장이 제일 긴(평균신장이 남자 180센치여자 170센치 이럼;;) 암스테르담 사람들의 자전거 타는 모습을 기대했었다물론 그들의 간지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자전거를 ‘차’의 일종으로 여긴 탓에 너무 빨리공격적으로 타서 좀 무섭기도 하다무슨 사이클 대회에 나온 레이서들처럼 수신호 작렬하게 날리면서 오토바이 잡아먹을 속도로 슝슝달려가신다자칫 느린 자전거 속도로 이들을 막는다면 정체가 심한 교차로에서 꼬리물기를 한 자동차 꼴이 될 거 같다이에 비하면 파리의 자전거들은 좀더 여유롭다자전거를 아주 잘 타지 못해도 공공자전거를 빌려서 도로에 나올 배짱이 생긴다게다가 파리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공공자전거 대여 시스템 ‘벨리브(velib)’가 거리마다 포진하고 있다위키백과에 따르면 현재 벨리브의 대여소는 1,450개로시내 중심에는 반경 300m 안에 하나의 대여소가 있는 셈이라고 한다.




벨리브 모습과 자전거 전용도로 모습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 타고서 바토무슈 타러 갔었다.:)

 

파리지앵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만 봐도 참 파리지앵스러운데간지가 줄줄 난다사진 찍고 싶었지만 초상권이 걸려서 사진은 못 찍었다다만파리의 수많은 노천카페들에 놓인 의자가 죄다 거리 쪽을 보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이 간지나는 자전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정말로 눈이 즐겁다다른 도시 사람들에 비해 파리지앵들은 유난히 자전거 안장을 높게땅바닥에 발이 한참 안 닿을 정도로 높게 달던데것도 다 간지 때문이 아닐까실제로 우뚝 솟은 자전거 위에서 바바리나 스카프를 흩날리고 가는데 저 멀리서도 눈이 갔다아니 어쩜 이리 멋진겨.


서로 마주보지 않고 거리를 바라보게 의자가 놓인 모습

당신들도 파리지앵을 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구만 ㅎㅎ

 

비록 나는 (무서워서발이 땅바닥에 척 달라붙을 정도로 안장을 낮게 달았지만벨리브를 타는 즐거움에 마음 속만큼은 간지가 철철 흘렸다여행은 즐겁다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여행은 어디 비할 바 없이 즐겁다인류에 대한 절망이 줄어들 만큼.

 

벨리브를 대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파리 교통패스 나비고(Navigo)를 구입한 사람이라면 나비고 카드를 등록해 벨리브를 손쉽게 빌릴 수 있다나는 나비고 없이 일주일 패스를 구입해 벨리브를 빌려 탔다일주일 패스는 일주일 간 패스를 사용할 뿐사용법은 일회용 패스와 같다.

 

벨리브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용카드가 필요한데내 경우 벨리브 기계에서 비자 카드가 안 먹혀서  마스터 카드를 사용했더니 승인됐다. 보증금이 150유로라 심적 부담이 크지만자전거가 제대로 반납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애초에 신용카드로 청구가 되지 않는다. 1일 가입비는 1유로, 1주일 가입비는 5유로이며대여 시 최초 30분은 무료이후 30분 단위로 요금이 누진되어 부과된다. 1시간은 1유로, 1시간 반은 3유로, 2시간은 7유로, 5시간은 31유로로 누진된다고 한다처음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으로 부과된다


벨리브의 첫 화면

자판에서 A를 누르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언어(5번)을 누른 후 영어’(영국국기)로 고른다.


1. 티켓을 처음 구입할 경우 ‘buy a ticket’을 눌러 1일권인지, 1주일권인지 선택하고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한다

비밀번호 4자리도 설정한다. 승인되면 티켓이 나온다. 티켓을 잘 보관한다.

2. 이미 티켓을 구입해서 가지고 있는 경우 Access the service를 누른다.

 

자판의 A는 취소(cancel), V는 다음(next, 혹은 validate), C는 수정(correct)를 의미한다.

입력한 정보가 틀리지 않는 한 V를 누르면 된다


일주일 티켓의 모습

위에 적힌 8자리의 수가 티켓 번호다.

자전거 대여할 때마다 입력해야 하므로 (나비고 없을 경우) 꼭 보관한다. 


티켓에 적힌 숫자 00 00 00 00 (8자리)를 입력하면 처음에 설정했던 비밀번호를 누르라고 나온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V(next)를 누른다


타고 싶은 자전거를 선택하라고 화면에 뜬다.

자전거마다 번호가 붙어있으니 원하는 자전거 번호를 선택하면 된다


자전거 사용가능 bike available이 뜬 후 자전거 잠금이 풀린다.

자전거를 꺼내 타고 30분 내에 반납하면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이후 프랑스 니스에서도 공공자전거 벨로블루(Velo bleu)를 이용했는데, 이후 타지도 않은 자전거 대여 요금이 계속 부과된 적이 있다. 신용카드에 찍힌 회사 이름으로는 벨리브인지 벨로블루인지 몰라 확인하기 위해 벨리브에 전화한 적이 있다. 불어를 못 하는 나는 엄청 떨었는데, 화 상담해주는 벨리브 직원이 영어 발음도 좋고 친절해서 벨루블루에서 청구된 요금임을 확인했다. 혹시 보증금이나 요금 문제가 생기면 전화로 상담할 수 있으니 (더듬더듬 영어해도 알아들어주심, 오마이가디니스~) 너무 겁먹지 마시라고 노파심에 덧붙였다. ㅎㅎ 벨로블루의 경우에는 홈페이지에 상담할 수 있는 게시판이 있고,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에 처리되었다. 그러니 자전거를 타고 싶다면 벨리브든 벨로블루든 즐겁게 이용하시길!

 

P.S 낮에 찍어서 화면에 외부 풍경이 비친다. 어쩔 수 없었다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