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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ay

결혼식 대신 스윙댄스!

by 불친절한 금자씨 2009. 12. 21.

31살,
결혼식에 불려나가고 결혼 안하냐고 채근당하고 결혼하는 친구들과 거리가 생기고.
비혼일지라도 결혼, 결혼에 연루되는 나이.

 중국에서 공부하는 기묘가 친구 결혼식 때문에 잠깐 한국에 들어와서 하는 말이
"공무원 결혼이 젤 좋더라, 아주 둘 다 공무원인데 초 간단 식으로 빨랑 끝내더라고, 공무원 그거 하나 좋드라"

공무원과 초간단 결혼과의 상관성은 모르겠지만
친구 결혼식마저 초간단해서 좋을만큼 결혼식은 대개 지루하고 지겹다.

주발이는 웬만하면 돈으로 때우고 정말 축하해주고 싶은 친구의 결혼식만 간다,고도 했다.(난 돈이니, 시간이니?)
나는 무쟈게 사랑해도 결혼식 야외촬영을 고집하는 인간이라면 그 결혼 물리고 말만큼 신혼부부 거실벽에 붙은 결혼식 사진이 싫다. 그리고 결혼식은 그 결혼사진에 붙어서 기어다니는 똥파리 쯤으로 여긴다. 차라리 일본처럼 하객들 모두 엄청 멋내고 드레스 입고가면 조금이라도 룰루랄라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드레스 사려고 쇼핑구 다니면서 돈 쓸 생각을 하니 것도 손사래질 쳐진다.

또 어쩌고 저쩌고 남의 결혼식에 연루되는 일이 생겨서
투덜이 스머프가 되어 있었더니
"너라면 어떻게 결혼할건데?"라는 질문이 들어왔디.
"흠, 난 비혼으로 살건데" 가 답이지만 이러면 대안도 없이 무능한 꼴통페미 -_-로 오해받을까봐

 만약 파트너와 함께 동거식이라도 한다면, 라고 바꿔 생각해봤다.

결혼식 야외촬영 할 에너지와 시간과 돈으로
같이 살 사람이랑 친구들과 스윙댄스를 배워서 야외에서 춤추고 맛난거 먹고 싶다.
(살사, 탱고는 나한테 너무 느끼혀) 

 그렇게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스윙 초보 '지터박'을 배우고 있다.
우리가 배우는 것이 지루박이냐고 물어보는 너에게
아냐, 지터박이야, 라고 했는데 인터넷 검색했더니 현장용어로는 '지루박'이 맞았다.

뭔들, 좋아, 우리는 지루박 차차차.

더 많이 배우거나 바에서 화려하게 춤추거나 간지가 안나도 좋아.

그냥 너랑 손잡고 좋아하는 노래 한 곡 따라서 스텝만 맞으면 돼.

유럽 여행이라도 같이 가게 되면
저녁식사 자리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커플이 밥 먹다가 일어나
가볍게 춤추고 다시 앉아서 차 마시는 곳 같은 데서 나도  너랑 가볍게 스윙 저터박 한 번. 

너랑 같이 살든 못 살든, 고잉 온 하든 깨지든, 동거식을 하든 못 하든,
너와 함께 결혼식보다는 스윙댄스를 배우는 지금이 좋아.

스텝 스텝 라아~ 스텝,  결혼하는 커플에게 권하고 싶다.
 
이상,
작년 이맘때쯤 글인데, 지금은 룸메들과 스윙 린디홉을 배우고 있다.
여전히 스윙은 재미있다. 느끼하지도 않고.
너랑 함께 하지 않아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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