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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ife

[미세플라스틱] 미세섬유를 줄이는 세탁법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9. 8. 12.


미세플라스틱 중 합성섬유에서 떨어진 것을 미세섬유라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은 합성섬유 실 한 가락 혹은 소인국 왕국에서 찾을 수 있는 보풀 크기라고나 할까.

 

세계자연보호연맹은 세계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약 35%는 화학섬유 제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나왔을 거라고 추산한다. ‘플로리다 미세플라스틱 캠페인'은 최근 미국 전역에서 950개의 샘플을 모아 조사한 결과 물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중 83%가 미세섬유였다고 발표했다. 

 

실제 화학섬유 옷을 세탁하면 얼만큼의 미세섬유가 물에 풀려나올까? 국내 한 언론에 따르면 세탁기에 1.5킬로그램의 옷을 돌린 후 체에 거른 결과 0.1346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우리나라 평균 세탁량에 대입해보면 의류에서만 일년에 천 톤이 넘는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크기별로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가 78%로, 이는 사람이 섭취했을 때 간문맥까지 흡수될 있는 크기다. 

그러나 현재 세탁기에는 개미 콧털처럼 얇디 얇은 미세섬유를 거르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국내 하수도 처리시설은 미세플라스틱을 99%정도 걸러낼 정도로 효과적이다. 그러나 단 1%의 미세플라스틱이라도 워낙 많은 양의 하수도가 바다에 흘러 들어가므로 적은 양은 아니다. 

 

결국 미세섬유가 강을 통해 바다로 가서 크릴새우 등 먹이사슬 체계의 밑바닥부터 훑으며 부유하게 된다. 것도 무한정 오래오래. 그게 바로 천연섬유가 따라갈 수 없는 화학섬유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그 결과 북해에서 잡히는 새우의 65%에서 미세섬유가 검출되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 미세섬유가 떨어지지 않는 화학섬유 기술을 개발할 것: 현재 화학섬유 원사에 펙틴(pectin)을 코팅해 미세섬유 발생을 80% 이상 예방하는 기술 개발 중
  • 신규 출시되는 세탁기에는 미세섬유 필터망을 의무적으로 설치할 것유럽연합은 미세섬유를 걸러내는 세탁기 필터망을 연구하는 머메이드(인어)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 일부 기업에서 미세섬유를 걸러주는 세탁망 세탁기필터 세탁볼 등을 출시했다. 제품에 따라 약 80%까지 미세섬유를 거른다고 한다. 

 

 

미세섬유 세탁망 '구피프렌즈'
미세섬유 세탁망 '구피프렌즈'
산호 모양을 본 뜬 미세섬유 막는 세탁볼 '코라볼' (망원시장 카페M 구비)

 

유감스럽게도 모두 국내에 들어오지 않아 해외제품이고 이 중 해외배송되는 것은 코라볼 정도다. 구피 프렌즈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방문 때 구입했는데, 현재 유럽 이외 국가들로 해외 배송하지 않는다고 뜬다.

 

게다가 가격이 좀 부담스럽다. 미세플라스틱을 막고자 하는 갸륵한 마음과는 별개로 나만 이토록 돈 쓰고 미세플라스틱 막아봐야 뭔 소용이여, 라며 모르쇠 외면하고 싶은 가격들이다. 구피 프렌즈는 독일에서 약 4만원이었고, 코라볼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3개를 배송시켰더니 16만 얼마가 나왔다. ㅠㅜ

 

미친 척 산 거, 맞다. 알맹@망원시장에 미쳐서 어맛, 이런 건 우리 알맹 플젝을 위해 구비하고 있어야 해! 이런 각오 아래 카드를 긁었다. (그때는 국내에서도 페이팔 결제가 돼서 카드를 쉽게 긁을 수 있었다. 카드 긁기 힘들었으면 몇 번 다시 생각했을 거시여)  

 

미셈섬유는 찜찜하지만 그렇다고 오메가 3가 듬뿍 든 크릴새우 오일 100 캡슐을 찜쪄먹을 돈으로 세탁볼을 해외구매하기는 뭔가 억울하지 아니한가. 크릴새우 오일 100 캡슐이면 이내 혈관에 낀 기름도 빵빵 뚫어준단 말이다! 해외배송으로 구입하는 신박한 필터망이나 세탁볼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썩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하여 미세섬유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세탁기 돌리는 법을 공유한다. 

 

미세섬유 발생을 줄이는 7가지 세탁법


① 미세섬유를 걸러내는 세탁 망을 사용하거나 세탁기 필터를 장착하자.
: ‘구피프렌즈(Guppy Friend)’라는 세탁 망도 있고, 산호의 기능을 닮게 만든 ‘코라볼(Cora Bal)’, 세탁기에 직접 설치하는 필터 ‘플래닛케어(Planet Care)’ 등이 있다. 일부 제품은 세탁 시 발생하는 미세섬유의 80퍼센트까지 걸러 낸다. 아직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아 해외 배송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


② 세탁기나 건조기에 남은 섬유 찌꺼기를 모아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리자. 하수도나 변기에 버리면 안 된다. 


③ 세탁기 탈수 시간이나 횟수를 줄이자. 탈수 시 원단이 엉키고 마찰을 하면서 미세섬유가 더 많이 나온다.


④ 낮은 온도에서 세탁하자. 물 온도가 높을수록 미세섬유가 더 많이 나온다.


⑤ 액체형 세탁세제를 사용하거나 세탁가루를 따뜻한 물에 녹여서 사용하자. 가루와 원단이 마찰하면 미세섬유가 더 많이 나온다.


⑥ 세탁물을 모아서 세탁하자. 세탁기를 많이 채울수록 마찰이 줄어 미세섬유와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가족이 많지 않다면 세탁기 구입 시 작은 용량(6~7kg)의 세탁기를 택한다. 7kg 정도면 집에서 얇은 이불 빨래까지 가능하다. 


⑦ 합성섬유 의류는 자주 빨지 말자. 자주 세탁해야 하는 속옷이나 수건 등은 천연섬유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