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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사를 읽고서, 자문자답 6가지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4. 1. 13.

철도 민영화에 이어 의료 민영화까지 들썩거리는 시점에, '병원 장사'라는 책을 읽으며 퀴즈 몇 개가 떠올랐다.


Question


1. '국립' 서울대병원이 강남에 세건강검진센터에 VVIP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합니다. 마가 들까요?


2. 노숙인이 아플 때 '국립' 중앙의료원의 응급실에서 치료받을 있을까요?


3. 인구 7만명이 살고있는 강원도 삼척시에는 소아병이 있을까요? 


4. 핑크리본 캠페인은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조기검을 추천합니다. 조기 검진을 하면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을까요?


5. 병원 경쟁을 해야 효율적일까요? 영리 병원이 비영리 병원에 비해 효과적일까요?


6. 누가 영리 병원 도입을 가장 환영할까요? 누가 병원 장사로 돈을 많이 벌게 될까요?





Answer




답은 가짜 환자가 되어 치질과 무릎 통증, 인플란트를 핑계로 병원 순방길에 나섰던 한겨레 21 기자의 책에 명쾌하게 나와 있다. 이 책을 읽다가 신문으로  뜨는 의료 민영화 기사를 보면서, 화딱지로 가슴이 폭발했다 갑갑해졌다를 반복하다 내린 결론은 '이런 세상에 아이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가'였다. 그게 그렇게 위로가 될 수 없었다. 나를 패배주의 찌질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한국이 살인사건의 해결률이 2%에 불과한 콜럼비아를 포함해 불평등이 심각한 남미형 국가로 진입하는 과정의 초입에 영리 병원과 의료 민영화가 자리잡고 있는 듯했다. 그리하여 이 책의 개인적 교훈은 치질과 무릎통증, 인플란트, 건강검진 등은 장사가 아니라 치료를 하는 양심적인 병원을 수소문하거나, 치료를 한다해도 지방 의료원이나 국공립 병원에서 진짜 로 치료가 필요한지 진단이라도 한 번 더 받아보라는 것이다. (치과는 대흥역 앞 서울그린치과 강력 추천함)  


다음의 답은 개인적 교훈을 넘어 사회적 고민.


1. '국립' 서울대병원이 강남에 세건강검진센터에 VVIP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합니다. 마가 들까요?


1박 2일에서 2박 3일의 최고급 프로그램 비용이 1,700만원에서 2,500만원 정도이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 서울대 병원도 돈을 벌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서울대 병원은 대일청구권 자금이라는 식민통치 대가로 일본에서 받은 돈을 기반으로 세워졌다. 즉 선조들의 핏값으로 만들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병원이 국민 건강은 모르쇠하고 재벌 병원들과 앞다투어 '병원 선진화'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 


2. 노숙인이 아플 때 '국립' 중앙의료원의 응급실에서 치료받을 있을까요?


그렇다. 다만 그 날 응급실에 있는 노숙인이 오직 1명일 때에만 가능하다. 책은 이렇게 말한다.  

"공공병원을 지향하는 국립중앙의료원도 돈의 논리 앞에서는 냉정했다. 노숙자 한 명은 구급대의 손에 실려왔으나 응급실에서 거부당했다. 병상이 찼다는 것이 이유였다. 물론 응급실에는 자리가 있었다. 다만 병원에는 동시에 3명 이상의 노숙자를 받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다."

 

3. 인구 7만명이 살고있는 강원도 삼척시에는 소아병이 있을까요? 


삼척에는 핵발전소가 들어오는 것을 세 번이나 막아서 세 '탈핵 기념비'는 있어도 소아병은 없다. 이 지역에 핵발전소 지으려고 다시 시도되고 있지만, 소아병원이 들어올 기세는 없다. 지방 의료원은 전문의 퇴직으로 인해 소아 청소년과 진료를 휴진할 수 밖에 없었고, 공공병원이 아닌 병원들은 돈이 되지 않는 소아병동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그 결과 삼척에 사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아프면 애를 들쳐업고 동해나 강릉까지 찾아가야 한다.


4. 핑크리본 캠페인은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조기검을 추천합니다. 조기 검진을 하면 유방암을 좀 더 예방할 수 있을까요?


병원이나 센터의 과도한 건강검진 유치도 돈벌이의 수단이다. 이 책은 핑크리본 캠페인으로 조기 검진을 강조한 유방암의 경우를 통해 건강검진의 효과를 따져보았다. "유방암 건강검진을 실시한 유럽 국가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유방암 사망률을 시계열에 따라 분석한 결과를 보자. 북아일랜드는 1990년께, 아일랜드는 2000년에 유방암 선별 검사를 도입했다. 10년 먼저 유방암 조기 검진 시스템을 갖춘 북아일랜드에서 유방암 사망률이 더 낮아야 했다. 그렇지만 1980~2006년 사이 북아일랜드는 29% 줄었고, 아이랜드는 26% 줄었다. 유의미한 차이라고 보기 힘들다. 10년 넘은 시간을 두고 유방암 선별 검사를 도입한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비교 연구에서도 삼아률 변화는 대동소이했다. 일반적으로 유럽 국가들에서 관찰되는 사망률 감소는 건강 검진이 아니라, 치료 의학 발전 덕이라는 오티에 박사의 주장이다."


5. 병원 경쟁을 해야 효율적일까요? 영리 병원이 비영리 병원에 비해 효과적일까요?


영리 병원에 대한 분석은 미국을 보면 된다. 쿠바의 영아 사망률보다 높고 GDP에서 차지하는 병원비가 유럽보다 훨씬 높으면서도 사망률과 평균 수명률은 낮은 미국. '미국의 영리병원의 문제점과 한국에 주는 교훈'이라는 국책 보고서에는 영리병원이 비영리병원에 비해 사망률이 2% 더 높고, 행정관리비도 40% 정도 높다고 적혀있다. 시장에서는 여러 업체가 경쟁을 하면 가격이 낮아지지만, 병원은 많이 경쟁한다고 가격이 낮아지거나 질이 높아지지 않는다. 가격과 품질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보통의 시장이 아니라 환자와 의사 사이의 정보가 비대칭이라 경쟁이 많아진다고 효율성이 높아지지 않는다.


6. 누가 영리 병원 도입을 가장 환영할까요? 누가 병원 장사로 돈을 많이 벌까요?


또 하나의 가족, 삼성과 같은 의산 복합체는 민영화를 추진하는 큰 손이다. 의료 기기, 바이오 제약, 의과대학, 재벌병원, 보험회사를 갖춘 대기업이 민영화가 되면 가장 득을 볼 곳이다. 가장 득을 못 보는 사람들은? 장난하나. 돈 없고 빽 없고 의료 지식 없고 국민건강보험만 철썩같이 믿고 사보험이라면 실비보험마저도 안 들어놓은 나 같은 도시 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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