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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ay

2013년 해피뉴이어~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3. 1. 1.

새삼스레 새해 결심을 써보려고 한다. 

이것 참 영어 책 12과 쯤에 나오는 "what's your new year resolution?"에 대한 답 같구만유.

(1과에는 "하아유?" "파인, 생유"가 나오는 그 영어 책)


먼저 2012년을 정리하자면,

나도 개인적인 일들로 정리하고 싶었지만 대선을 겪은 후 거국적인 정리가 되고 말았다.

송년 모임에서도 자기 삶에서 2012년에 가장 기억나는 일 3가지 중 한가지로 모두들 대선결과를 들었다.

여전히 멘붕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러니 2012년은 거국적으로 정리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의가 패배할 수 있음을, 폭력이 정신을 꺾을 수 있음을, 용기가 보답받지 못할 수 있음을 배웠다."


앙드로 말로가 카탈루니아 내전에서 시민군이 패배하는 것을 보고 했다는 이 말로

우리의 2012년이 정리되는 듯 하다.

너무 거창하지만 (꼭 우리가 정의라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의 내상이, 우리의 멘붕이 시민군의 바리케이트가 무너지는 심정과 같았기에.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그냥 잘 만들었다는 느낌으로 본 사람들이

선거 다음날 영화 '레미제라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들썩들썩 울었다는 그 심정 말이다.


어르신들 지하철 무임승차를 반대한다는 트윗이 나돌고

멘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친구는 이민 대신 현실도피를 해야겠다며 해외여행을 예약해놓은 사이

사람들은 죽어나갔다.


그렇게 2012년이 지나갔다.


2013년 시작을 심상정 의원 후원으로 할까, 함께살자 농성촌 후원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함께살자 농성촌 입금으로 새해 첫날, 오늘을 시작했다.

어떻게 살아야 더 잘 살고 더 열심히 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노동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에 눈 돌리지 않고 내 시간과 자원을 보태고

길가다가 마주치는 폐지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짐도 들어드리고

그렇게 하루하루.

그 동안 노동과 삶을 분리시키는 것이 인생의 큰 목표였는데

노동과 삶이 물리적으로는 따로 놀아도 화학적으로는 합성작용을 하는 방법도 즐겁게 받아들이고 싶다.

가령 직장에서 여성을 위한 '대안에너지, 적정기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6시 퇴근 이후의 집에서는 직접 적정기술을 적용해서 살아보고 그 과정의 우여곡절과 노하우를 글로 쓰고.


그리하여 이제 구체적인 2013년 결심.


1. 이사, 새로운 룸메이트, 그리고 집 

  4월에 이사를 앞두고 있는데 새로운 룸메이트와 새로운 생활, 새로운 집에서의 2013년.

  환경 디자이너 이경래 샘과 적정기술을 적용해 집수리, 인테리어 하고 이 과정을 글로 적어보기

  새로 이사가는 공동주택 마당을 텃밭으로!


2. 주중 5일 중 3일은 저녁밥 집에서 해 먹기

   아침은 집밥을 먹는데 저녁은 자꾸 약속이다, 귀찮다 등으로 사먹게 된다. 적어도 3일은 집밥을 먹자


3. 요가 일주일에 2번, 봄과 가을에는 퇴근길에 직장-집 걸어다니기 (약 1시간 소요)


4. 광주 부모님 집에 한달에 한 번은 가기, 간 김에 전라도 여행도 함께.


5. 만들기 : 내 한복 직접 만들기(얇은 거, 두꺼운 거 하나씩), 막걸리 직접 만들기 (4월),

   내가 쓸 그릇 직접 만들기 (마포평생학습관에서 도예 수강생 모집 중 ㅎ)


6. 일러스트레이터 익히기 (1월), 드로잉 해보기


 


7. 아침에 일어나 기도하고 하고 싶은 일, 어떻게 하루를 살고싶은지 생각하기, 자기 전에 하루 일 정리하는 시간 갖기


8. 교회 원예가꿈팀 자원활동 꾸준히, 한달에 한 번 룸메와 함께 자원활동하기


그리고 블로그에 글도 좀 올려야지, 라는 생각인데

그래서 이 오밤중에 신변잡기에 대한 글로 새해를 시작하는 중. ㅎ


farewell 2012

스스로에게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