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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2

[포르투 볼량시장] 까무룩 향수를 지워준 나만의 밥상 장기간 여행, 이 만큼 로맨틱하고 인생에서 로또 맞은 일이 어디 있겠냐 마는 못 견디게 집에 가고 싶은 순간이 기어코 오고 만다. 타일처럼 정갈하게 박혀있던 ‘루틴’한 일상의 감각들. 퇴근 후 하릴없이 조용한 부엌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는, 웬만해서는 다 맛있는 저질 입맛에 감사하며 저녁을 ‘호로록’ 차려낸다. 오늘 하루, 집밥을 먹은 후 읽을 책을 꺼내놓고 커피를 내리는 시간이 가장 평화롭다. 늦은 밤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 내일 아침을 차려놓고서 잠자리에 든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담겨있는 부엌에서 내일 아침에도 수 없는 하루들의 하루가 평범하게 펼쳐질 거라는 안타깝고도 고마운 예감을 한다. 그 때문일까. 언젠가부터 싫어하던 집안 일에서 요리가 빠졌다. 요즘에는 내일을 마중 나와 기다리는 마음으로.. 2016. 10. 6.
[한국일보 삶과 문화] 공유숙박의 ‘나쁜’ 진화 한국일보 2016년 9월 6일 칼럼으로 쓴 글 석 달째 여행하다 보니 주책없게도 머무는 삶이 그립다. 밥상을 차리고 쓰레기를 치우고 설거지와 빨래를 하며 손수 살림을 돌보는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들도 없는 날들’. 호스텔이 아니라 “우리 집처럼 편안하게, 로컬처럼 생활하세요”라고 광고하는 공유숙박을 선택하게 된 이유다. 부엌이 있는 아를의 공유숙박 모습 유럽의 식재료 가격은 우리보다 싸다! 견과류와 치즈는 훨씬 싸다!!공유숙박을 통해 집밥을 해먹으며 여행 다니면 건강에도 좋고 비용도 낮출 수 있다. 공유숙박은 ‘카우치서핑’과 ‘웜샤워’ 등 무료로 타인과 공간을 나눠 쓰는 호혜적 형태, ‘에어비앤비’나 ‘코자자’ 등 유료로 거래되는 상업적 형태, 여행기간 동안 서로 집을 바꿔서 사는 집 스와프로 나뉜다.. 2016.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