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dit book

적을수록 풍요롭다, 이토록 풍요로운 반자본주의 책

by 불친절한 금자씨 2022. 2. 15.

알맹상점을 시작하면서 블로그도 책도 여행도 할 수가 없었다. 그것들은 사치. 밥 먹고 잠 잘 시간도 없었다. 오죽하면 내가 이렇게 4시간 자면서 살다니 고등학교 때 이렇게 살았으면 아주 '서울대 가셨겠다'라고 생각하곤 했다. 암튼 바빴다. 원고비가 나오는 신문 칼럼이나 작가 행세를 할 수 있는 책 원고를 쓰는 것은 분명 전라도영광이었지만, 그저 부담없이 휘휘 좋아서 쓰는 시간과 내가 좋았다. 

 

2022년 다시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그럴 채비를 하고 있다. 

우선은 아침 미라클 모닝. '알짜'들과 40쪽씩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아침 모임을 시작했다. 첫 책으로 <<적을수록 풍요롭다>>를 읽었다. 하나마나하고 뻔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책 제목과는 달리, 이 책은 탄산수를 들이킨 느낌이었고 시야가 밝아진 기분이었고 알맹상점을 어떤 방향으로 끌어갈 지 반자본주의적 느낌 아니까, 이런 마음이 들게 했다.  

 

알짜 미라클 모닝 <<적을수록 풍요롭다>> 모임 갈무리

https://blog.naver.com/almangmarket/222629690129

 

 

 

아래는 책 내용 정리. 꼭꼭 씹어먹겠다. 책 강추.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항상 더 많은 기술혁신을 상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왜 사회혁신은 그만큼 상상하려 하지 않는가? 자본주의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전제함으로써 자본주의를 멈출 수 있다는 상상력을 매우 빈약하게 만든다. 21쪽

문제는 단지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종류가 아니다. 우리가 에너지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이다. 100퍼센트 청정에너지 시스템을 갖춘다면 우리는 그 에너지로 무엇을 할까? 우리가 화석연료로 하고 있는 바로 그 일을 할 것이다. 숲을 더 많이 파괴하고, 저인망으로 물고기를 더 많이 잡고, 더 많은 산을 채굴하고, 도로를 더 많이 건설하고, 산업형 농업을 확장하고, 더 많은 쓰레기를 매립지에 보낸다. 201쪽

재활용이 자본주의를 구할 것이라는 발상은 타당하지 않다. 첫째 사용된 물질의 대부분은 재활용할 수 없다. 사용된 물질 중 44퍼센트는 에너지와 에너지 투입물로, 우리가 사용할 때 비가역적으로 본질적 성격이 사라진다. 27퍼센트는 건물과 인프라 시설의 순수 추가분이다. 또다른 큰 덩어리는 광산에서 나오는 쓰레기다. 결국 우리가 사용한 전체 물질 중 적은 부분에만 순환의 잠재성이 있다. 213쪽

광고의 권력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우리는 광고 지출의 총량을 줄이도록 쿼터를 도입할 수 있다. 심리적 조작 기법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법안을 도입할 수도 있다. 그리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에서, 사람들이 보지 않을 도리가 없는 공공 공간을 광고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 2000만의 인구를 가진 도시인 상파울루에서는 이미 시의 주요 지역에서 이렇게 하고 있다. 파리 역시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옥외 광고를 줄이고 학교 주변에서는 심지어 광고를 완전히 금지했다. 283

연구자들은 미국이 서유럽 수준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게 되면 미국의 에너지 소비가 자그마치 20퍼센트나 줄어들 것임을 발견했다.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기후 정책 중 하나다. 296쪽

문제를 해결할 쉬운 방법이 있다. 연간 자원 사용과 쓰레기에 한도를 부과하고, 지구의 위험 한계선 안으로 돌아올 때까지 매년 그 한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물질 사용의 급격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GDP가 영원히 성장할 것이라 믿는 녹색성장론자들이라면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방법은 그들이 옳다는 것을 세상에 단번에 증명할 기회를 줄 것이다. 실제로 자원 사용과 쓰레기 배출에 엄격한 한계를 정하면 전환을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되고 비물질화된 GDP성장으로의 전환이 촉진될 것이다. 217쪽 

궁극적으로 정부가 물질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 세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생태경제학자들은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 강한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금의 수준에서 자원과 에너지 소비의 상한선을 설정하고 지구의 위험 한계선 이내로 돌아갈 때까지 매년 기준선을 지속적으로 하향시켜가는 것이다. 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