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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Info

식품 종이 포장재 속 화학물질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8. 3. 8.

어제 망원시장에서 고등어를 들고 간 반찬통에 넣어달라 했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비닐에 안 넣어드릴께요. 쓰레기 안 만들려고 이렇게 들고 온 거 같으니까."

내가 가져온 용기에 담아달라 부탁해도, '샌다, 비위생적이다, 귀찮다'는 이유로, 혹은 손님을 챙기기 위한 호의로 마지막은 비닐에 넣어주시려 한다. 그런데 이 생선가게 사장님은 이러한 센스를. ㅜㅠ 고등어도 어찌나 크고 맛있던지. 감사해요. 앞으로 단골할래요. 


 바로 이렇게 들고 간 용기에 퐁당 고등어를 담아왔다.

 이 생선가게는 예전에 신문지에 생선을 싸준 적도 있다. 


내가 반찬통을 이고지고 장을 보는 이유는 첫째,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장바구니도 좋은데 장바구니 안에 이미 너무 많은 포장재가 ㄷ ㄷ ㄷ), 둘째, 반찬통에 담아오면 집에 돌아와 식재료 정리가 훨씬 편해서, 셋째, 환경호르몬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으로 된 식품 포장재가 많고, 떡볶이, 반찬 등 조리된 음식은 뜨겁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나마 종이 포장재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냥 종이가 아니라 죄다 코팅된 종이입니다만.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이렇게 식품 포장재에 대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중 해외에서 열린 세미나를 유투브로 볼 수 있었다. (디즈 이즈 중년...) CHE(Collaborative on Health and the Environment)의 유투브 채널에서 환경건강 세미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 단체는 세계 각국의 연구자를 초청해 화상채팅 하듯 웹 세미나(Webinar)를 열고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유투브에 올린다. 최근 올라온 동영상은 덴마크 연구자의 '식품 포장재 관련 화학물질' (Emerging Chemicals in Food Packaging)이었다. 


식탁의 변천사, 포장된 음식 산더미. 

장 본 후 식탁 위에 풀어놓으면 이런 실정.


그동안 환경건강 규제가 앞서있는 유럽연합에서도 식품 포장재는 주로 습기, 강도 등의 물리적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내분비계교란물질(EDCs)이나 여러 화학물질이 섞여 나타나는 칵테일 효과에 대해서는 손대지 못했다고. 식품 포장재 속 화학물질은 이제 관심을 받으며 '떠오르는(emerging)' 주제다. 두루마리 화장지 돌돌 풀어쓰듯 수많은 포장재를 세상에 풀어놓고는 이제야 환경오염과 건강 문제를 염려하는 인간이란 헛똑똑이들. 그녀의 연구는 보드, 판지, 코팅지 등 식품용 종이 포장재를 다룬다. 플라스틱 포장재는 부족하나마 기본적인 규제가 있는 반면, 종이 포장재에는 관련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나도 막연하게 종이 포장재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플라스틱 용기나 영수증에 쓰이곤 했던 BPA의 경우 BPS, BPF 등의 대체재로 빠르게 변경되었다. 비스페놀가 들어있지 않은 일부 상품은 BPA를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체재로 갈아탄 보람도 없이 대체성분 역시 BPA와 유사한 환경호르몬 작용을 한다는 연구가 나온다.


BPA의 대체재인 BPB, BPE, BPF, BPS 등 

유방암 등에 영향을 주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에스트라디올 반응(ER)을 보인다.

ER 아래는 죄다 빨간 맛. -_-;;

BPA는 호르몬을 교란시켜 비만에 영향을 주는데,

BPA뿐 아니라 모든 대체재가 지질 축적(lipid accumulation) 반응을 보인다.


식품을 담는 종이 포장재의 경우 불소화수지 과정을 통해 물, 기름, 습도 등을 견디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 첨가되는 화학물질은 한번 노출되면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인 '반감기'가 길어 몸에 남는 잔류성 화학물질이다. (반감기의 끝판왕은 원자력과 핵폐기물... 기본 단위가 만 년임)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종이 포장재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화학물질은 에스트라디올 반응을 보이는 등 환경호르몬 역할을 한다.



QSAR는 화학물질을 예보하는 화학물질계의 기상 캐스터라고 보면 된다. QSAR의 예보에 따르면 식품 포장재에는 2,076개의 물질이 사용되며, 이 중 약 20%는 발암성, 발달독성, (실험 시) 유전자 변형 등의 유해성분일 가능성이 있다. 이거, 실화입니꽈.  



샌드위치 종이랩, 피자박스, 토마토 트레이, 박스, 팝콘 박스 등 20여 개의 식품용 종이 포장재를 잘라 최악의 조건에 놓고 실험을 한 결과, 100% 모두 AhR, PRARy 반응을 보였다. (A8 수용체 반응과 피파감마 반응이라는데 업계 용어라 잘 모르고, 암튼 빨갛다는 것 확인. 자고로 빨간 거 = 경고) 더불어 20개 대상 중 9개는 에스트라디올 반응, 6개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 반응을 보였다. 재활용 종이박스나 일반 종이박스나 다른 종류의 화학물질이긴 하지만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었다. 그러니까 유해물질이 담긴 포장재가 종이 재활용을 통해 다시 순환된다는 당연한 말씀. '깨끗한' 재활용을 위해서는 먼저 안전하게 만들어진 물건이 유통되어야 한다.



결론은 이렇다. 식품 포장재는 인체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의 중요한 노출경로일 수 있으며, 따라서 부상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관심과 규제가 필요하다.  BPA의 대체물질 역시 유사한 환경호르몬 반응을 보인다. 대안이 아닌 거쥐. ㅜㅠ 샌드위치 포장재는  안드로겐 반응의 길항작용을 보였다. 

이어지는 Q&A의 내용.

그래서 대안은? 이제 막 관심이 시작된 영역이라 대안까지는 쫌~.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최소한 불소 화합물이나 불소화 처리를 거친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 흐름이 있고, 포장재의 잔류성 물질 규제에 공감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가 실제 규제로 이어질 수 있을까? 유럽연합의 경우 EU Food Safety Authority에서 식품 포장재 오염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포장재에서 실제 음식으로 노출되는 비율은? 온도, 저장상태, 음식 종류, 조리방법 등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불소화 화합물의 경우 약 10%가 음식물에 이전된다고 생각한다. 

관련된 건강 문제는? 저제중 신생아 출산, 콜레스테롤, 갑상선 호르몬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플라스틱 용기는? 실리콘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플라스틱 가소제와 실리콘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않아서 모른다. 이번 연구는 종이 포장재의 첨가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동영상 강의는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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