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카페들에게 '밤은 선생이다'.
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원고를 마감하거나 책을 읽으려고, 혹은 블로그 좀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동네에 나갈 때가 있다. 대개 동네 산책만 하고 집으로 컴백하는 시츄에이션이 벌어진다. 아침 8시에 문을 열어 나를 반겨주는 카페는 일명 '망원동 사설 도서관'인 망원역 스타벅스. 내가 안 가도 잘 나가는 대형 프랜차이즈나 직영점은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혼자라서 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경우) 그냥 마음을 접고 '집이 카페다'라고 최면을 건다.
오늘은 투표날이라 선물처럼 주어진 휴일을 맞았다. 아침을 차려 먹고 (늙어서 아침 잠이 없어진 것이 아니다! 어제 밤 9시부터 디비 잤드랬다...) 카우치서핑으로 우리 집에 머물고 있는 인도네시아 사람과 '헬조선'과 '헬인도네시아' 이야기를 하다가 10시 30분이 되었길래, 노트북을 자전거에 실고 카페를 찾아 나섰다.
장난하나. 10시 30분에는 하나라도 문을 열었을 줄 알았는데! 한 시간 동안 동네 한 바퀴를 샅샅이 돌았으나 노트북을 편히 쓸 만하고 내가 좋아라하는 카페들은 하나도 문을 열지 않았다. 심지어 '여행자의 아침 traveler's morning'을 모토로 내건 <엣모스피어>도 아직 오픈 전이라고 했다. 내가 돌았던 카페들 면면은 다음과 같다. 지도는 <망고플레이트>에서 가져왔다.
에그머랭, 커피가게동경, 미완성식탁, 딥블루레이크, 스몰커피 등 모두 낮 12시 이후에 개봉박두!
(아, 카페부부는 10시에 문 여는 것 같지만, 카페부부는 좀 비싸니까 오늘은 생략)
역시 '카페적 삶'은 브런치 이후의 오후부터 아스라해지기 전의 밤까지.
황현산 선생의 책 제목 <<밤은 선생이다>>는 카페에 어울리는 제목이기도 하다.
명백한 아침은 생활인의 삶에 속한 영역이고.
결론이 뭐냐고?
망원동, 연남동에 아침 일찍 문 여는 괜찮은 카페 있으면 알려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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