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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ble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 내맘대로 지도1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3. 8. 7.

이번 여름 휴가 때 동네를 초 어슬렁거리면서 '내 맘대로 설렉트한 망원시장+월드컵시장'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실제 거리나 축적 등은 무시하시고 대강 눈짐작으로 내 걸음걸이 깜냥에 맞춰 사용자 편의는 나몰라라 하고 제작한 것이니

여기랑 저기랑 이렇게 가깝지 않는다느니, 그 집 맛은 별로라느니,

시장의 중심인 채소, 과일, 생선, 식육점은 왜! 모조리 생략했느냐 등의 불만에는  

'엄훠~나도 모른당께요'로 일관하겠사와요.

다만, 지도에는 없으나 '언능 가보랑께~'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은 살포시 알려주세요.

직접 현장에 납셔 처묵처묵해 본 다음, 지도에 업데이트할 계획입니다. ㅎㅎ

이 지도는 시장의 주 이용 고객인 '주부'나 '살림지기'를 위한 지도가 아님을 밝힙니다.

동네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쏘다니며 일상을 즐기는 사람을 위해!

시장을 재미로 들락날락거리며 이것저것 '귀경'하고 돌아댕기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놀자고 그려보았습니다. 

여행할 때 대형매장 구경 댕기는 사람은 별로 없어도 전통 시장이나 먹자 골목은 번질나게 쏘다니잖아요.

일상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만들었습니다.


망원시장 관련 글 "망원시장, 랩으로 패킹되지 않은 삶의 모습" http://ecolounge.tistory.com/166


제 취미이자 특징은 장 보는 '생계형' 일은 목록에 따라 일사천리로 끝내고 (물론 장보기도 99% 시장에서 해결!),

시장의 군데군데마다 들려 '처묵처묵'하는 시간으로 퇴근 후 삶을 힐링하는 것입니다.

4년간 망원 시장 언저리에서 살다가 두어 달 전 월드컵 시장 쪽으로 옮겼는데

월드컵 시장 쪽은 망원 시장에 비해 소소한 군것질거리는 적고 대신 채소와 과일이 조금 더 싸더군요.

그래서 군것질과 분식 위주의 아래 지도에서는 월드컵 시장 쪽이 썰렁하게 표현됐으니 이해해주세요.

(월드컵 시장은 아직 익숙하지 않고 말이에요.)




망원 시장과 그 언저리 가게들은 지하철 6호선 망원역 2번출구 앞 골목부터 시작됩니다.

골목 입구부터 군것질이 지둘리고 있어요. 에헤라디야~~

사진은 안 찍은 찍히~함시롱 몰래 찍은 거라 상태가 안 좋구요.

여름 휴가철이라 망원 시장도 문 닫은 곳이 많았는데,

눈치 안 보고 찍을 수 있어서 차라리 다행이야, 라는 심정으로 문 닫혀있어도 막 찍었습니다.

여기는 통인시장처럼 여행자가 많은 관광지가 아니라 동네의 생활형 시장이지요.

그래서 뭐 사지도 않음시롱 괜시리 사진만 찍어불면 완전 느자구 없는 짓거리

정면에서도 못 찍고, 멀리서 몰래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가 한 소심해요.-_-)


망원역 2번출구부터 망원 시장이 시작되는 초입까지 군것질 가게가 많습니다.

아래 지도의 원숫자 번호와 설명에 나온 번호가 일치합니다.



1. 옥수수, 고구마 가판



자전거 놓인 곳이 바로 망원역 2번 출구 앞이에요.



문 닫혔을 때 사진 찍고, 며칠 후에 다시 열었길래

군 옥수수 처묵처묵하면서 시장 산책.


 다른 곳에 비해 옥수수가 특히 찰지다던가, 무첨가라던가 이런 이유가 아니라

아저씨가 친절하다는 이유로 올렸어요. -_-;; 수줍은 웃음을 지으심. ㅋㅋ -> 첫타부터 편파적인 셀렉트를 날림.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맛볼 수 있는 맥반석 군 옥수수도 있답니다. (통감자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 옆에도 군것질 가판대가 쌍둥이처럼 놓여있죠.

와플과 레몬에이드를 파는데,

전 '자연'의 군것질을 먹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옥수수와 고구마를 택하곤 합니다.


2. movie book 무비북 (책, 비디오 대여점)



요새 책과 비디오 대여점이 망하는 추세라서

지하에 위치한 무비 북도 새롭게 '열쇠업'을 겸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인터넷 만화방을 이용할 때가 있지만

역시 만화책은 군것질 하면서 뒹글뒹글 누워서 침 묻혀 넘겨보는 것이 킹왕짱.

만원을 선입금하면 만오천원 어치를 빌려볼 수 있어요.

산적 스타일의 주인장이 계시지만 나름 섬세하시다능.

신간 야오이 만화가 잘 들어오는 편이라 아주 흡족합니다.

(그래도 아저씨, 사람들 다 있을 때 제 취향을 발설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갔을 때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반대파인 극우 후보가 공격할 빌미를 남기고 싶지 않아요. ㅋㅋ

전 대여한 만화책 목록만 빼면 도덕적으로, 재정적으로 흠결 없는 삶을 살고 있지 않겄습니까.)


3. 동경 돈까스

그닥 선호는 없지만 이 근방 이사 오기 전부터 계속 영업 중인, 나름 망원 시장의 전통 어린 곳이에요.

(사진은 5. 제인버거 편에서 확인)


4. 순이네 고릴라 분식

가게 물갈이가 빠른 망원 시장에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순이네 고릴라 분식.

간판은 작아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나름 카페처럼 쾌적하고 넓은 공간이 펼쳐져 있어요. (인테리어 신경 썼음)

동네 친구랑 쾌적한 분위기에서 한 접시할 때 들르면 좋아요.

인테리어가 깔끔한 분식점으로는 '아딸'이 근처에 있었는데 망해서 사라졌음.

프랜차이즈를 물리친 최후의 승자는 바로 순이네 고릴라.



이 길을 따라 망원 시장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사진의 한강부동산 배너, 알파와 오메가 방향) 

치킨 맥주집과 정은이네 곱창명가가 나오는데

이 두 집도 상당히 오래 운영되는 것으로 보아 괜찮을 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ㅎㅎ


5. 제인버거 (망원 시장의 된장질 카페, 나의 훼이버릿!)



3번 동경돈가스 바로 옆에 위치한 제인버거에요.

카페 주인장 아줌마 따님인 일러스트레이터께서 가게 디자인과 로고 작업을 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주인장 아줌마께서 직접 "호호, 우리 가게가 망원 시장에 좀 안 어울리지요?"라고 인정한 곳입니다.

한칸짜리 버거집에 불과하다구요? 오우 노우~

가게 뒤편으로 이어지는 주택에 딸린 '비밀의 정원'에서 처묵처묵할 수 있어요.



캐릭터는 주인장 아줌마와 싱크로율 100%




이렇게 한 칸 짜리 가게 뒤편으로 비밀의 정원이 나 있어요.

저 파라솔 뒤 쪽에 자목련 나무가 있는데 한 때 꽃잎이 떨어지는 아래에서 음료를 마셨답니다.

맛도, 가격도 따봉!

제인버거 포스트 보기 http://ecolounge.tistory.com/292


6. 탁탁 (튀김이 바삭바삭~)



튀김에서 '탁탁'소리가 날 것 같아요.

아주 바삭바삭하고 맛납니다. 특히 새우 튀김! 새우가 크고 알차요.

오뎅도 조미료 맛 별로 안 나고 짠 맛이 덜 합니다. 분식집 치고 자극적이지 않은 정갈한 맛이 있어요.

주인장이 젊고 친절하십니다.

가끔 맞은편의 피노키오 아동복 가게 언니랑 시간을 보내시는 장면도 포착하였다능. ㅋㅋ

(먹으면서 속으로는 별걸 다 참견하고 있음 -_-;;)


7. 장모님 멸치국수



멸치국수 뿐 아니라 국수 종류 10가지도 넘는 것 같고 만두같은 주전부리도 갖추고 있어요.

가격도 착하고 밤 11시쯤에는 모두 잠들어있는 망원 시장에서 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몇 안 되는 집이에요.

기본인 멸치국수 2,900원.


8. 신선 왕만두



가게가 문 열 때는 큰 찜솥에서 왕만두가 푹푹 삶아지고 있는데,

가게가 여름 휴가라 문을 닫은 짬에, 신발 가게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보통 왕만두집에서 고기만두, 김치만두, 찐빵 하나당 천원인데요.

여기는 그와 똑같은 크기의 만두와 찐빵을 3개에 이천원에 팔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에 천원하던 근처의 왕만두 가게를 밀어내고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9. 황후 빨간 오뎅



룸메와 나의 일요일 브런치 장소입니다.

게를 푹푹 삶아서 국물을 낸 빨간 오뎅도 맛있고 쌀떡볶이도 맛있고 떡볶이 국물에 말아주는 야끼만두도 맛나요!

야끼만두는 3개에 천원이고 오뎅은 하나에 600원입니다.

망원 시장 시작하는 입구에 위치해 있는데

문을 열면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사람들이 뜨거운 오뎅을 먹느니라고 삼삼오오 모여 듭니다.


10. 포마토 김밥




밀가루 분식 말고 밥이 고프다면?

포마토김밥에서 1,500원짜리 주먹밥을 먹으면 됩니다.

주먹밥이 커서 밥 한 공기는 들어갔겄어요.

망원 시장에서 굳건히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분식집입니다.

전 주먹밥 말고 다른 메뉴는 먹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릅니다만.


헥헥, 10번까지소개했는데요.

다음 편에서는 나머지 주전부리 가게 10곳을 더 소개할께요.

망원 시장 가서 우선 뭐 좀 먹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