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1 형광등의 명명백백, LED 전구의 어슴푸레한 아름다움. 천장마다 걸려있는 형광등 불빛에 진절머리가 났었다. 수술실처럼 온갖 구석을 흰 빛으로 환하게 비춰내는 형광등이 아니라 햇병아리의 집을 밝혀도 될 정도로 포근하게 안아주는 '전구색' 조명이 있는 집이 좋다, 고 생각했다. 느긋하게 쉬고 설렁설렁 이야기하고 혼자서 여유 부리라는 공간인 카페에 형광등이 없는 이유는음영을 찾아볼 수 없는 명명백백한 형광등 아래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나오지 않아서 일테다. 토론토의 한 가정집에서, 방콕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파리의 원룸에서 왜 천장에 형광등이 안 달려있는지 궁금했다.형광등이 없는 집에 처음 머물 때는 불이 다 안 켜졌다고 생각하고 스위치를 찾았고, 그게 다라는 것을 알고는 '얘네는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왜케 어둡게 사는거야?'라며 갑갑해했다.그러다가 그 느긋하고 따뜻.. 2013. 8.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