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너지1 [스페인 세비야] 몸의 움직임을 예술로, 플라멩코 몸치인 나는 체육시간과 운동회가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다. 수리영역 I 때문에 수능 점수를 말아먹었지만 달리기나 공놀이를 할 바에야 미적분을 푸는 것이 100배 더 좋았고, 엄마 뱃속에서부터 잘 움직이지 않는 태아로서 체육을 '디스'했을 거야, 라고 믿어왔다. 매년 국민학교 운동회 때마다 전교생이 학년별, 학급별로 100미터 달리기를 했는데, 그때마다 코피란 것이 좀 나봤으면 좋겠다고 빌었었다. 그러면 달리기에서 빠질 수 있을 테니까. 국민학교 6년 내내 나는 100미터 달리기에서 늘 한참 뒤진 꼴등이었다. 뭐 어때, 라고 말해주는 사람을 못 만나서였는지, 내 몸이 '찐따'같다고 느꼈고 그래서 참으로 부끄러웠다. 고등학교 때 체육선생님은 학생들 앞에서 어떻게 그 (뚱뚱하지 않은) 몸으로 100미터를 25.. 2016. 11.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