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 life

아이폰과 함께 읽은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by 불친절한 금자씨 2009. 12. 16.
12월 3일에 그 놈이 똑, 하니 직장에 택배로 배달되었을 때,
업무차 밖에 있던 나에게 전화가 왔다.
"드디어 도착했어요! 어서 들어와서 박스 개봉해봐, 보고 싶어!!!"
직장과는 하등 상관없건만 다급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칙아,전화줘서 곰마워~)
'아이폰'이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   

'비영리 체인지 온' 교육을 받으러가서 신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핸드폰을 근 4년 동안 바꾸지 않았다, 직접 돈 내고 사는 최신폰을 구입한 적 없다, 고장나지 않는 한 폰을 바꾸지 않았다, 등등의 이유를 댈 수도 있지만, 구차하다.
실은 아이폰을 보자마자 허영이 가득차서,
 아이폰에 눈 먼 허영을 <폰 구매 예약>까지 하면서 채워야 했던 것이다. 
 
'공짜폰'이라는 말 자체가 싫다는 씨앗에게 백 번 동감했었다.
공짜폰이라는 말, 너무 얍샵하잖아.
그 자리에서 직접, 바로 지불하지 않아도 어디선가 폰값을 메꾸는 비용이 나갈 것이며,
핸드폰을 개발하고 만들고 파는 과정과 그 과정 속에 알알이 박혀있는 노동과 에너지가 '떨이'처럼 취급되고, 핸드폰의 많은 재료들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모르쇠하게 만드는 공짜폰,이라는 말.

애니웨이 결론은,
멀쩡한 핸드폰을 냅두고  보조금을 잔뜩 받아서 아이폰을 구입했다는 거다.


아이폰을 사고,
아이폰 카메라로 "핸드폰이 콩고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다"라는 'ue'라는 잡지의 기사를 찍었다. 
(위 사진)

그리고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라는 청소년 권장도서를 펴 보았다. (삼십대 녀자에게도 권장할만한 책이었다)

 <토이카메라>어플을 이용해서 여러 버전으로 찍은 사진

콜탄을 정련하면 나오는 금속분말 '탄탈(tantalum)'은 핸드폰, 노트북, 젠트엔진, 광섬유 등의 원료로 쓰인다. 이 콜탄을 판 돈으로 콩고 반정부권이 전쟁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1990년에는 500여만명이 내전으로 희생되었다. 2001년 갱도 붕괴 사고에서는 인부 100여명이 사망하기도 하였다. 

또한 콩고 동부의 세계문화유산이자 고릴라의 마지막 서식지인'카후지-비에가(Kahuzi-Biega)국립공원'은 마구잡이로 파헤쳐지고 있으며, 콜탄을 캐기 위해 숲에 들어온 수만명의 사람들이 열악한 상황에서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코끼리를 비롯해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있다(bush meat). 또한 1996년 28여마리의 고릴라가 살았는데 2001년에는 절반밖에 살아남지 못했다.

그러니까,
"고릴라와 코끼리와 숲과 평화 = 아이폰?" 
엄마가 아끼니라 장농에 숨겨둔 물건을 엿 바꿔먹은 아이처럼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도
이미 구매한 폰,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가능한 한 오래오래 사용하고, 아이폰과 기능이 겹치는 다른 전자제품들-디지털카메라, MP3 등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으로서 좀 땜방을 해 볼까 하노라. -_-;;;

* 핸드폰을 오래 쓰는 법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p26)

1. 지금 가진 핸드폰이 제 구실을 할 수 없을 때까지 열심히 사랑한다. 
2. 최신형이다, 휴대폰 보상제다, 이런 유혹에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다.
3. http://010.ktoa.or.kr에 접속해서 휴대폰 최적요금금제를 조회한다.
4. 고장났을 때는 제작사의 가까운 서비스센터를 찾아간다.
5. 잃었을 때는 '핸드폰찾기콜센터 www.handphone.or.kr'에 접속해서 분실핸드폰 조회를 한다. 잃어버리기 전에 미리 등록해두면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Eco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폰4, 나무를 입다.  (0) 2011.03.18
워크나인의 걷기, 평화를 생각하다.  (0) 2009.12.30
0.6평의 기적  (1) 2009.12.17
낙엽으로 만든 그릇, verTerra  (1) 2009.12.09
에코라이프, 에고에고  (6) 2009.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