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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ble

나만의 이태리, 이태원에서 만난 타이가든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1. 9. 17.
이태원,
에 갈 때는 마음 속으로 나만의 이태리에 간다고 므훗해한다.
여기서 이태리는 여러 인종을 만날 수 있는 '인터내셔널 국가'를 총칭하는 상징어. ㅋㅋ

'이태원 프리덤'을 들으면서 해밀턴 호텔 뒤 브런치 레스토랑 골목을 산책하는 것도 좋고
녹사평까지 내리 걸어가 구석구석 박혀있는 외쿡인들 많은 펍을 구경하는 것도 좋고
나이 어린 홍대 클럽보다는 나이도 다양하고 인종도 다양하고 성적 지향도 다양한 클럽들도 원츄,
게이바에 도란도란 앉아있는 여자들도 만나고
나이 많은 화려한 중년도 주책스럽지 않고
홍대처럼 '힙'해야 한다는 강박도 없는
한국적이지 않은 곳이다 보니
한국적이지 않은 상황들이 뭐 별다를 것 없이 받아들여지는 그 곳,
이태원 프리덤.

나만의 이태리, 이태원에서 타이 음식을 먹고 돌아오는 길,
집에 돌아와 태국 사진을 몇 장 꺼내보았다.
'타이 가든'은 한국적인 타이 음식이 아니라 묻지도 않고 고수(팍치)를 팍팍 넣어주는
태국이 절로 생각나는 태국 레스토랑이었다.


 

220V 전기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전기 콘센트를 연결해주는 '소켓'이 필요한데

이태원도 서울을 다른 곳과 연결해주는 '소켓' 같은 통로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태원 프리덤'아 아닐까.



올해 초 방콕에 여행갔다가 생애 첫 교통사고가 났다.

병원에서 꼬박 10일을 누워있다가 공항에서 휠체어 타고 서울로 들어왔는데도

'방콕'을 생각하면 무서운 생각보다는 '고양이 낮잠'같은 장면이 떠오른다.

신윤동욱이 자기 책에서 방콕이 자기의 '브로튼백마운틴'이라 했는데

나도 그래, ㅎㅎ 



내가 좋아하는 태국 어묵 쌀국수 (@카오산)

그런데 이런 익숙한 광경을 이태원, 타이가든에서 만났다.

가격은 많이 달랐지만 말이쥐.

(단품인 밥과 국수는 11,000~20,000원 선이고 요리는 25,000원 선이다. 부가세 별도)



아, 이 익숙한 소스들과 소스 종지!

태국의 무수한 길거리 노점 식당 테이블마다 터줏대감처럼 자리잡은 그 놈들!!



센스가 없어서 사진을 찍기 전에 먼저 먹어서 좀 지저분 -_-;;;

태국의 얇은 당면이 들어간 '암문센' 샐러드 (아아, 이거슨... 정녕 태국의 맛, 강츄강츄!)

그리고 팟타이와 진한 소고기 육수의 쌀국수.

닭 육수를 낸 쌀국수도 맛나다고 소문났다드만. ㅎㅎ

(나일롱 채식주의자답게 철저하게 육식주의자인 친구와 동행하였음;;;)

채식메뉴도 한 켠에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돈워리 베베~

태국과 다른 점이라면 라임이 아니라 레몬을 사용한다는 점!



식신처럼 다 먹고서 사진을 찍었다오.;;;;;;;;;;;;

빈 유리 그룻에 담겨있던 후식은 코코넛 밀크에 람부탄이 동동 떠 있던 진정 태국의 맛 후식!


다 먹고 나서 '커쿱카~'하고 나와서

이번 겨울도 춥다는데 교통사고 안나고 태국에 놀러가는 방안은 뭐 없을까, 하고 친구에게 물었더니

"참말로 속도 없다, 다리에 박힌 철심이나 제거해라, 이 무쇠다리야"라는 혹평만;;;;

나는 다리에 철심박은 말 그대로 무쇠다리녀;;;;;


타이 가든 찾아가는 길:

1. 6호선 이태원 역 2번 출구로 나와 쭈욱 직진한다, (한 7분 정도?)

2. 길 건너편에 제일기획 건물과 제일교회가 보일 때까지 직진한다. 

3. 제일기획 건물 맞은편 1층에 미니스탑 편의점이 있는 건물로 들어온다.

4. 바로 그 건물 3층에 위치해 있어요.


아아, 태국 가고 싶당~

특히 치앙마이랑 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