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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ife

새활용? 서울새활용플라자 탐방!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8. 1. 3.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을 뭐라 부를까? 

"이모님? 사장님? 아줌마? 여기요?" 

뜬금없이 이 생각이 든 것은 우연히 한 식당에 붙어있는 구인광고를 봤을 때였다. 

‘주방 아줌마 구함’ 

셰프나 요리사라고 하면 너무 과해 보여서일까. 그렇다 해도 업무에 따라 ‘주방 보조’, ‘주방 도우미’, 혹은 ‘주방 담당’, ‘음식 담당’ 등도 있는데. 이와 달리 ‘경비원 아저씨 구함’, ‘기사 아저씨 구함’이라고는 잘 안 쓰니까 말이다. (경비원 구함, 버스 기사 구함) 물론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역할과 직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의 일은 대개 업무 위주가 아니라 ‘아줌마’ 일의 연장선에서 호명된다. 반대로 주방 일도 남자가 하면 전문적인 ‘요리사, 셰프’ 등으로 승격된다. 애초에 주방 일에 ‘아줌마’를, 기사나 경비원에 ‘아저씨’를 붙이는 자체가 고루한 성역할을 유지하는 꼴이다. 

몇 년 전 한국여성민우회가 식당 홀 서빙하시는 분들을 부를 호칭을 공모했었다. 그 결과 ‘차림사’라는 단어가 선정됐는데, 알다시피 실생활에 정착하지는 못했다.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이름이 제대로 실생활에 자리 잡기는 지난한 일이다.  

서론이 길었다. 얼마 전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다녀왔다. 응? ‘새활용’? ‘차림사’ 만큼이나 낯선 용어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재활용, 자원순환, 업사이클링, 재사용 등의 의미를 담은 ‘새활용’이라는 단어와 함께 탄생한 공간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의 개관 기사에는 어김없이 폐방수천 가방으로 연 수백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이 언급된다. 서울형 ‘프라이탁’을 육성한다나 뭐래나. 그럼 좋고요. 근데 프라이탁은 오락가락 비오는 유럽에서 자전거를 타는 ‘힙한’ 청년들 덕에 대박 난, 매우 희귀한 사례다. 재활용 산업은 석유 값이 좀만 내려가도 새 물건에 밀려 폐기물을 쟁여놓을 창고도 못 찾는 실정. ㅠㅜ

  

프라이탁(Freitag)의 성공은 '어쩌다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프라이탁 같은 대박 아이템보다는 환경교육과 인식 변화, 새활용 물건을 개발하는 기업 지원, 대량 폐기물을 내놓는 업체와 새활용 기업들 연결, 재료-제조-유통이 연결되는 새활용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서울새활용플라자 개관 후 열린 폐기물 인문학 포럼, 현장 체험학습, 교육 프로그램, 입주 업체의 면면을 보니 이미 방향을 그렇게 잡고 있는 듯하다. 짝짝짝. 


전시와 교육장, 스튜디오와 상점, 소재은행, 작업장, 카페, 레스토랑으로 구성!

(식당은 점심시간에만 운영 중, 카페는 2017년 12월 23일에 운영 시작)

1층부터 5층까지의 구성

자투리 천을 이어 만든 계단의 층수 표시 


다만 포럼에서 발제하셨던 뭐시기 교수님 말씀처럼 너무 ‘각 잡힌’ 형태라 보글보글 솟아나는 자유로운 에너지가 부족해 보였달까. 새 것의 건물은 넘나 깨끗하고 널찍한 백색 공간은 아직 덜 채워진 느낌이었다. 새활용이라면 뭔가 찰리의 초콜릿 공장처럼 칙칙폭폭 만들어낸다던가, 미대 건물처럼 다양한 창작집단이 여기저기 재료를 늘어놓고 작업 중일 거 같은데, 새 차 전시장처럼 깨끗하고 군더더기 없는 느낌이었다. 뭐, 곧 꽃피는 봄이 오고 새활용 마켓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복작대면 그렇게 되겠지(?!) 


널찍하고 확 트인 광경

의자는 팔렛트 새활용

버려진 우산과 양산 천을 소재로 사용한 큐클리프 제품 

산업폐기물, 건축폐기물로 만든 대리석 포스가 폴폴 나는  가구

유리병 새활용, 글라스본의 제품

입주 업체 '새활용 기업'들 소개

플라스틱 페트병 샹들리제

폐기물에서 건져올린, 소재 은행의 모습 


서울새활용플라자의 개관을 축하합니다.  

5호선 장한평역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 셔틀버스도 운영하지만, 산책 겸 한들한들 걸어가는 기분도 좋았다. 가는 길에 새활용 놀이터 같은 것도. ㅎㅎ  간 김에 친구 딸 선물로 ‘에코파티메아리’의 릴라씨도 구입했다. 새물건보다 새활용! 

새활용라는 단어가 실생활에 자리 잡기를. 

그 역할을 서울새활용플라자가 해 내기를.   

  

    서울생활용플라자 가는 길의 새활용 놀이터(?) 겸 악기          

지하철역-서울새활용플라자 셔틀버스

서틀버스 운영시간

화 ~ 일요일 운행 (매주 월요일 휴무)

새활용버스 1호(25인승)

08:50 ~ 18:20 (장한평역 매시 20분, 50분 출발. 30분 단위 운행)

12:20 , 12:50 미운행 (점심시간)

새활용버스 2호(45인승)

10:30 - 10:50 - 11:20 (1회차) / 13:30 - 13:50 - 14:20 (2회차) / 15:30 - 15:50 - 16:20 (3회차)

(DDP - 세운상가 - 새활용플라자)

셔틀버스 운영 시간 및 정거장 보기 

(변경되기도 하니, 서울새활용플라자 홈페이지 재확인한 후 탑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