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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ife

알로에 키워서 수분팩 만들기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1. 6. 20.

몸의 퇴화를 알 수 있는 것 세 가지.
발의 각질, 흰머리 그리고 얼굴의 검버섯 비스무리한 기미.

나이가 드니 아줌마들 전용인줄 알았던
자외선 차단해주는 검정 썬팅된 시장용 썬캡을 써도 족팔리지 않고, 뭐 어쩔껴, 라는 심정 쯤이지만
얼굴에 자잘하게 올라온 검정깨와 기미와 색소침착의 흔적은 절대 사라지지 않구료.

키스마크 같은 추억의 흔적은 잘만 사라지는데
어째 추억이 아닌, 퇴화의 흔적은 이로코롬 진해져만 가는지, 

키스마크와 검버섯은 인생의 진리같은 걸까.
좋은 것은 순간이고, 나쁜 것은 평생 따라붙는다는 어른살이의 진리. 

센치해진 순간, 뭐 어쩔껴, 라는 심정 쯤으로
알로에 수분팩을 만들어 얼굴에 척 붙이고 잠자기로 한다. (몰라, 몰라 >.<)
알로에 좋다는 것은 '남양 알로에' 선전과 홈피를 통해서 확인하시면 되고
오늘은 방부제 한 방울 안 들어간, 진짜 100% 알로에 팩을 만든다!



다른 아이들은 옥상과 천장이 없는 발코니에서 키우지만,

알로에와 다육만은 계단의 복도에서 키운다. 
비가 많이 오거나 장마 때마다 실내로 대피시키기 귀찮아서 내린 고육지책. 
그래도 잘 자라주어 고마운 알로에와 다육들.
요새 알로에 팩에 빠져서 알로에 새싹이 쏭쏭 나오기 전에 미리 잘라 쓰는 남획을 저질렀더니
무참히 잘려나간 흔적이 알로에에 남아있다.
그래도 어쩌랴,
우리 집에는 한참 검버섯과 기미라는 피부 퇴화가 눈에 보이는 중년 녀자 세 명이 살고 있다. -_-;;;




잘 자란 알로에 잎을 가위로 과감히 잘라서 부엌으로 직행!
사진처럼 가래떡 자르듯이 단정히 잘라놓고 옆에 솟은 가시 부분을 제거한다.
그리고 판판한 쪽 껍집을 칼로 깍아낸 다음, 
곡면이 있는 쪽은 사시미 포 뜨듯이 칼을 넣어서 껍질을 까 주면 된다.



 

그러면 100% 순수 알로에 베라겔을 떡 하니 수확할 수 있다!

똑똑 진액이 떨어지는 알로에베라겔의 촉촉함이 눈앞에 몽글몽글!! 
내 피부도 촉촉해질 것이라는 망상이 눈 앞에 번뜩인다. ㅋㅋㅋ
알로에 베라겔을 잘게 썰어  믹서기로 30초 간 갈아준다.


 

얼굴 마스크팩은 화장품 가게에서 10 개에 1,000원에 판다.
그러니까 한 장에 100원 꼴! 
일회용이라서 쫌 찜찜하지만 이 마스크팩은 재활용되어 다시금 활약을 펼치니 너무들 우려하지 않기를. 
마스크팩을 4등분으로 접어 알로에베라겔을 곱게 갈아놓은 그룻에 풍덩 넣고 충분히 적신다. 
나는 껍질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아서 마스크팩에도 녹색이 묻어났지만
깨끗이 제거하면 하얀 알로에베라겔만 남는다.
(나처럼 게으름뱅이가 아니라면 껍질은 모두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한 한시간 정도 냉장고에 넣어 둔 다음, 잠자기 전에 시~~헌하니 얼굴에 떡 붙이고 자면 된다.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기 아까운 마스크 팩의 용도는 바로 이렇다. 
요새 옥상에서 하루 종일 땡볕을 쬐는 쟈스민과 라벤더, 로즈마리가 타들어가는 중인데
조금이라도 화분의 물이 늦게 증발되라고 다 쓴 마스크팩을 화분 흙 위에 살포시 얹어주었다. 
그러면 마스크 팩이 물을 촉촉히 머금고 있어서 한 낮에도 조금은 숨통이 트인다. (정말?? @.@)
미관상 좀 거시기 하지만, 
물을 조금이라도 늦게 증발시키는 게 더욱 중요하쥐~
화장품 가게에서 판매하는 마스크팩에는 페녹시에탄올, 향료, 방부제, 화학 첨가물이 들어있어
화분 위에 두기 꺼려지지만, 이건 진짜 알로에만을 품었던 마스크팩이라 전혀 걱정 없다. 

알로에, 한 번 키워보세요. :-) 
잘 자라고 바로 키워서 이러코롬 잡아먹기도 하고! 
아주 대견한 아이랍니다. 
(물론 검버섯과 기미하고는 그닥 상관이 없다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