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노예1 올 여름을 정리하며, 전기사용 대차대조표 9월의 선선한 아침, 7월 이후 처음으로 온수 샤워를 했다. 아침 저녁으로 찬 기운을 머금은 바람을 맞으며 계절 가는 것이 눈에 보이듯 손에 잡히듯 흘러간다.더워서 전기 잡아먹는 계절이 가는가 싶더니, 일말의 짬도 주지 않고 추워서 가스 잡아먹는 시절이 코 앞이다.여름도, 겨울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잔혹하다. 돈 잡아먹는 계절이라는 푸념이 사치일 만큼, 누군가에게는 사는 것이 시린 시간들이다.황인숙 시인은 에서 '머리가 띵해지도록 추우 날' 길거리에 누워있는 노숙자를 보고 이렇게 썼다."불운한 사람들의 유일한 도피처인 잠조차 최소한도 지켜주지 못할 정도로 우리는 독한가? 우리는 악독한 추위처럼 독하다. 그런 거 같다. 죄 없이 벌받는 사람이 많은 겨울이다. 죄 많은 겨울이다." 또 다른 의미로 죄 많은 여.. 2013. 9.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