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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ife

life is peace, 황대권의 생명평화와 손으로 만든 세계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3. 6. 19.

야생초 편지가 밀리언셀러로 팔렸지만,

잘 팔렸다는 사실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이 알량한 마음가짐은 마이너 자세가 아니랑께~그냥 못난겨)

일본의 나무늘보클럽 http://www.sloth.gr.jp/이 만든 황대권의 life is peace를 보다가

야생초 편지를 급, 급한 마음으로 보고 싶어졌다.

life is peace는18년간의 감옥에서의 삶을 야생초로 득도한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야생초 득도'를 타고 피어난 생명평화 사상과

인류의 시작과 끝에 불이 있으리라는, 모닥불과 핵발전소를 병행해 보여주는 대담과 여행 다큐먼터리이다. 

요즘 그는 영광 핵발전소 앞에 생명평화 마을을 꾸리고 핵발전소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조용한 시선과 영적인 메세지와 황대권의 어록과 풀잎과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음악에 그윽히 조응하는,

made in Japan의 느낌이 솔솔 나는 영화였다.

일본의 생맥주 거품이 뽐내지 않고서도 입가에 닿으면 조용히 장인의 손길을 담고 있듯,

이 영화도 일본판 생맥주 거품의 느낌을 담고 있었다.




 

감옥에서 생명평화를 깨달은 김지하와 황대권이지만, 다른 식으로 늙어가고 있다.

김지하만 봤다면 결국 감옥은 멀쩡해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재발하는 암처럼 인간 정신을 병들게 만든다고 생각했겠지만

황대권을 통해 고문과 억압을 뛰어넘어 득도한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보았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괴물이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는 니체의 말을

반대로 치닫는 두 사람을 통해서 체감한다. 


"저를 고문한 사람들이 밉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인간이 인간을 그렇게 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습니다.

...

요새 이것저것 바쁜데 어쩔 때는 감옥에 들어가고 싶어요. 거기서는 시간이 많았거든요. 하하"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먼저 자신부터 평화로워질 것,

싸우기보다는 혼자라도 촛불을 켤 것"


"인간은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위치합니다. 먹이사슬은 돌고도는 순환이므로

인간 역시 미생물에게 먹혀야 세상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생물을 가까이 두고 더럽게 살라고 말합니다."


"다른 삶으로의 전환이 너무 늦지 않았을까요? 원초적 삶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있어요."

쓰지 신이치 문

"저는 인간에 대해서는 비관적이지 않지만 지금 문명에 대해서는 비관적입니다.

하지만 달이 차 올라야 기울듯, 다른 문명으로의 전환도 지금 문명이 모두 차올라야 가능합니다." 

황대권 답


하자센터 하하허허홀에서 황대권의 삶과 평화를 보고 내려오는 길, 그 아래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양말전도 보았다. 

발이 아니라 손을 위한 양말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세 자매(?)는 홈스쿨링을 시작하면서 양말 인형을 만들었다.

손으로 만든 세 자매의 평화를 보며 이 자리가 바로 신이 내게 맡겨주신 자리라는 황대권 샘의 말씀,

내 안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단단하게 대안을 구축하는 일에 대해 생각했다.



영화 상영관 앞에서 하자작업장 학교 친구들과 함께 밀양으로 보내는 현수막을 만들었다.

(하자 친구들이 너무 잘 그려서 우리는 다 쫄고야 말았다능 -_-;;)

우리 손으로, 이 자리에서 우리의 평화를 만들고 촛불을 켠다.

7월 8일,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 소식을 기원하며 광목천에 패브릭 색연필로 색을 입혔다. 

"미안해요, 밀양" 핵발전소의 불은 끄고 마음으로 켜는 연대의 촛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