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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life

보조개가 예쁜 이계삼 샘의 소붓한 이메일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3. 1. 25.

그가 신길동 그가게에 '밀양송전탑' 할머니들 이야기를 하러 떴을 때

우리는 입을 모아 말했다.

아니! 신문칼럼 필자소개로 증명사진처럼 나온 사진보다 훠얼씬 출중한 인물이닷!!!

눈이 사슴처럼 선하게 생겼고

웃을 때 살짝 보이는 보조개도 귀엽다기보다는, 선한 느낌을 줬다.

착한 사람, 이구나, 했다.

저런 분이 밀양 할매들 옆에 대책위로 있어서 참말로 다행이다,라는 마음이 차올랐다.

외모 차별적이지만 (아아, 나는 진정 막말에 외모차별자... 갈수록 노망난 것처럼 심해짐)

MB가 나쁜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것과 딱 정반대의 외모였다. 

(나도 참, 특정인을 지목하기는 싫었는데...그치만이런 비유를 쓰면 정말이지 딱~와닿지 않나유? -_-)

 

여성환경연대 해피빈에서 모은 후원금을 계좌에 넣고 

2주 정도가 지나 보조개가 예쁜 그이가 이메일을 띄워주셨다.

함께 보고 싶어서 공개한다.

전직 국어선생님 답게 소붓,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내용이었다.

 

<2012.11.22 여성환경연대 주최 이계삼 선생님 강의 모습 at 신길동 그가게>  

 

아, 그리고 강의 때 모은 자율모금도 함께 기부하였다.

그 때 강의에 참가한 하자작업장학교 친구들과 청강자들에게 이계삼 샘은 말했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계속 후원해주고, 괜찮아요. 오늘 후원함 돌리지 말아요"라고.

몇년간 지속된 싸움에 마음도,몸도, 돈도 지칠만한데

오히려 마음 좋은 사람들이 없는 돈 모아준다고 손사래를 치시며 마음만 받겠다고 하셨다.

그 말을 고스란히 들은 참가자들이 강의 끝나고 나가면서

반듯반듯한 마음으로 반듯반듯하게 지폐를 펴서 놓고 나갔드랬다.

 

해피빈 모금함 "밀양송전탑 건설, 난 반댈세!" 에는 3,600명이 참가해서 약 200만원을 모아주셨다. 
http://bit.ly/WlGFoC

아래 글은 이계삼 선생님께서 직접 메일로 주신 내용이다.

만약 활동가를 하면서 가장 좋은 순간이 뭐냐고

소개팅 나가서 들을 것 같은 상투적인 질문에 답하자면

아래와 같은 메일을 열어본 순간이라고 역시 상투적으로 답할 듯하다.

상투적인게 인간 삶의 본질 아닌가. :-)


 

희망순례 다녀오고 난 뒤에 통장확인하다 깜짝 놀랐습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큰 돈이 입금돼 있었어요.

 

그러지 않아도 희망순례에서도 돈을 꽤 썼기도 했고,

좀 있으면 세 건의 공판이 열리는데,

거기서 이른바 '벌금폭탄'이 떨어질까 걱정이 많았거든요.

 

연인원 30여명이 관련되어 있어서 한 사람당 50만원씩만 받아도

천오백만원이 되니, 전형적인 수법이긴 한데, 저희들 기가 많이 꺾일 참에

이렇게 돈을 모아주시니 정말로 큰 힘이 됩니다.

 

여성환경연대는 이렇게 드러나지 않고 조용조용 많은 일을 하시는 것 같아요.

늘 감사드립니다. 제가 초대되어 간 신길동의 그 카페도 참 소붓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좋은 인연이 이어져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다른 분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래도 꽤 씩씩하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

좀 있으면 공사강행을 둘러싼 싸움이 벌어질 것 같아 걱정스러운데, 주민들은

낙천적이십니다. 내일의 걱정은 내일에 맡기라는 듯..

 

여성환경연대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전해 주세요.

저도 어르신들께 벌써 소식을 전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밀양 송전탑 대책위 드림

 

 

밀양송전탑 소식은 아래에서,

밀양두레기금 너른마당  http://cafe.daum.net/dure-mad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