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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아마도 올해의 가장 명랑한 페미니즘 이야기 진짜 여자가 되는 법: 영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괴짜 칼럼니스트의 여자 생태보고서 (케이틀린 모란 Caitlin Moran) 페미니즘이 다시, 핫하다. 근 20년간 이토록 멋지고 전복적인 여성주의가 왜 자기중심적이고 꼰대 같고 시대에 뒤처진 고린내 나는 취급을 받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2012년 대선 다음 날 영화 을 보며 눈물을 흘렀을 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미제라블’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길라임'씨도, 트럼프 씨도 대통령이 되는 세상에서 무슨 일이 못 일어나랴) 내가 대학 등록금을 내고 건진 것은 페미니즘 교지를 통해 만난, 페미니즘에 경도된 멋진 여자들의 네트워크였다. 만약 여성주의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의 대학시절은 어항 속 금붕어 똥만큼이나 시시.. 2016. 11. 18.
가만가만 마음에 묵혀두고 싶은 삶, '가만한 당신'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이정모 선생께서 얼마 전 칼럼에 매주 토요일을 기다린다고 쓰셨다. 토요일마다 한겨레 신문에 연재되는 여성학자 정희진 님의 글과 한국일보 최윤필 기자의 가만한 당신 시리즈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 두 분의 글과 황현산, 정혜윤, 박선영 님 그리고 이정모 님의 글을 기다린다. 그런 글들을 읽을 때면 활자를 아는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축복받은 일마냥 여겨진다. 이른 아침에 산책한 마음처럼, 마음이 가만가만해진다. (이 책이 나온 출판사가 바로 ‘마음산책’이다.) 이미지 출처: http://www.yes24.com/24/goods/29188459 가만한 당신 시리즈를 엮은 책 이 나왔다. 모르고 지나쳤을, 세상의 ‘가만한 당신’들을 알게 해 준 이 책에, 그리고 필자께 감사 드.. 2016. 10. 3.
달리는 조사관, 한국적 추리소설에 대한 기대 송시우 작가가 있어서 다행이야.6개월 간의 여행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행 물건 중 하나는 크레마 전자책 리더기. 이거 이거 어디서 잃어버리면 외국에서는 살 수도 없기에 휴대폰보다 더 중하다. 그런데 국내 전자책 리더기는 아마존 킨들만큼 인기를 누리지 못한 까닭에 읽고 싶은 전자책들이 많이 나와있지 않다. (사회과학, 인문분야 책들은 잘 나갈 경우에만 전자책이 나온다. ㅠ.ㅠ 그나마 신간은 전자책을 출간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래서 불혹의 나이에 청소년 때도 안 읽었던 세계문학전집을 다운받아서 읽고 있는데 교양이 없다 보니 아주 수능 언어영역 지문 읽는 짝으로 책을 읽게 됐다. 톨스토이, 불가꼬프, 도스또예프스키 등 러시아 문학부터 시작했는데, 하루 50장 할당제를 적용해 숙제하듯이 읽어나가고 있.. 2016. 9. 21.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에코페미니스트의 행복혁명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에코페미니스트의 행복혁명 (아잉, 콜라는 내가 시킨 것이 아니라니까 -_-;; 다른 사람이 시킨 거~) 안식년을 맞아 여행을 떠나면서 내가 일하는 단체가 펴낸 책을 가방에 꽁꽁 챙겨 넣었다. 일에서 손을 떼면 일 뒤 꼭지도 안 보고 싶어 하는데, 나는 이 책이 읽고 싶어서 마음이 근질근질했다. 그러니까 일과 상관없이 순순히 독자로서 책을 골랐다는 뜻이다. 것도 휴가 온 여행지에서 꺼내 읽을 만큼. 예전에 출판된 마리아 미즈와 반다나 시바의 에코페미니즘 관련 책들을 열심히 읽었고(그러니까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거 아니겠으), 세 모녀의 올망졸망한 이야기가 가슴을 두드리는 도 좋았다. 하지만 큰 틀에는 끄덕끄덕거려도 마리아 미즈의 이야기는 독일을 중심으로 제 1세계에, 반다나 .. 2016. 7. 25.
하루키, 그 담담하고 담대한 직업인으로서의 자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_무라카미 하루키 멀리서 지인이 보내준 하루키의 신작 를 리스본 숙소에서 받아보았다. (Special thanks 오디! 새콤달콤과 컵라면 귀요미들까지!!) 마침 가방에 들고 온 5권의 종이 책을 다 읽었을 때였다. 인터넷 속도가 느린 유럽에서 목숨을 연명하는 심정으로(?) 인터넷 빠른 곳만 찾으면 전자 책 다운로드를 시도하고는 했지만 역시 책이란 종이 책. ㅎㅎ 게다가 하루키! 하루키 본인은 자신의 에세이는 “맥주 회사가 만든 캔 우롱차” 같은 것이고, 본연의 업은 ‘소설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읽는 입장에서는 ‘캔 우롱차’가 더 좋은 것을 어떻게 하나. (하루키 식으로 말하자면 '죄송합니다, 저로서는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만') 에세이에 투영되는 하루키 상은 소설 책의 풍취를 닮.. 2016. 7. 22.
자신을 각인시키는 시대에 저항하는 작은 것들의 신 오래 전 인도를 두어달 여행한 적이 있다. 말갛게 어리고 말쑥할 정도로 자기중심적이라 존재 자체가 민폐인데도 민폐인지조차 까맣게 모르던 20대 초반. 인도에 대해 개뿔도 모르는 채로, 가이드북 한 번 읽지 않고, 밤 12시에 뭄바이에 떨어지는 일정에도 첫 날 숙소도 예약하지 않은 채로, 그저 당시 같이 살던 룸메가 날마다 헤시시를 피워대며 보냈다던 인도 이야기에 빠져 비행기표를 샀다. 홍대 앞 클럽들에서 인도의 히피 고장이자 풀문파티가 열리는 고아에서 춘다는 '고아 댄스'가 유행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인도의 작가, 아룬다티 로이의 유일한 소설책 을 읽었다. 짧은 숏컷의 머리에 그렁그렁한 눈으로 연설을 쏟아내던 그의 사진과 명성에 익숙해서인지 단 하나의 소설책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물론 정치 평론집이.. 2016. 5. 26.
식탁 위의 세상: 나는 음식에서 삶을 배웠다 도서관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잡지 책 읽는 시간을 애정애정한다. 읽어야만 하는 책, 일과 관련된 책, 사회 이슈 때문에 골라야 하는 책이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글자와 이미지를 눈으로 흡입하는 시간. Around, 행복이 가득한 집, 보그 등의 잡지. 그러다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 이런 기사를 발견했다. 구첩반상을 대체할 완벽한 파우더물에 타서 마시는 것만으로 끼니가 해결된다는 미래의 한 끼 뉴욕에서 핫하게 떴고, 국내에서도 펀드레이징에 성공했다는 소문. 이 기사를 보고 나니 미래의 인간은 알파고와 유기체가 하이브로드 결합된 새로운 종일 것만 같아서 허겁지겁 대척점에 있는 책을 찾아 읽었다. 우리는 단지 탄소, 수소, 질소, 마그네슘,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세포에 제공하는 존재가 아니라 먹는 시간, 먹는 의.. 2016. 5. 4.
전기 없이 우아하게? 올라이트! 도시에서 더 빛나는 초 절전 5암페어 생활기 『전기 없이 우아하게』 (사이토 겐이치로, 이소담 옮김) 『망원동 에코하우스』독자 모임을 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말하고 보니 '대다나게' 들리지만 정말이지 조촐하고 정다운 뜨개질 모임 분위기였다 ㅎㅎ) 그때 놀러온 사람들과 안 쓰는 물건 교환하기를 했었다. 내가 집은 물건은 팔찌, 엽서, 그리고 이 책! 주제가 주제인지라 (환경책!) 읽고는 싶었지만 이미 후지무라 선생님의 주옥 같은 책들을 읽은 마당이라 별 기대가 없었는데, 오오 이 책 나름 즐겁잖아! 후지무라 선생님 책이 따라갈 수 없는 경지의 신세계라면, 『전기 없이 우아하게』는 궁상스럽고도 사랑스러운 도시형 실전 경험담이다. 흠,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실린 아프리카 초원의 사진과 파워 블로그에.. 2016. 4. 7.
[호메시스] 근래 최고의 건강책! 환경책! 책이 누워있으려면 돈이 든다. 편집자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오프더레코드라고 읽고 블로그에 쓴다 -_-) 서점 매대에 책을 누워있게 하려면 한 권 당 약 80만원이 든다. 물론 누워있는 장소와 누워있는 기간 따라 가격은 상이하지만. 물론 인터넷 서점에서 책이 얼굴을 비치는데도 돈이 필요하다.아오, 장난하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걸 말이라고. 나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좋은 책들은 1쇄도 못 찍고 나가떨어질 기미가 보이는 반면끄적끄적인 내용과 디자인 빨로 버티는 책들이 몇 쇄를 찍을 때이 책이 매대에 못 누워있거나 인터넷 서점에 얼굴을 못 내밀어서 그래, 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고 만다. 당연하게 생각해왔지만 아쉽고 안타까워서 꼽씹게 되는 것이다. (내 책이 안 팔리는 것도 그런거야, 라고 동병상련과 자기.. 2016.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