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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 book78

'나는 반대한다', 나는 쌍수들어 찬성한다. 이 책, 진심으로 쌍수들어 찬성하고, 추천! '업계' 종사자로서 (토건업계 말고 안될쎄 업계) -_-;;; 4대강 토건공사를 징글징글하게 반대하고 안되는 이치를 알기에 오히려 이 책을 집는데 시간이 걸렸다. 컴퓨터 자판 다 익힌 마당에 왜 자판을 보면서 타자를 칠 것인가, 하는 심정쯤. 그런데, 이 책, 왜 김정욱 교수가 천주교에서 '4대강 공사'에 대한 입장을 정할 때 주교 22명의 만장일치 반대를 이끌어냈는지를 한달음에 알 수 있게 해 준다. 4대강 토건 공사를 강행하는 정부 논리를 듣다보면 극초음속 초점보기를 위한 공항을 짓는다며 영종도를 막아버린 정부의 논리가 생각난다. 정부는 이 공항이 완공되면 '서울에서 아침 먹고 미국에서 점심 먹고 프랑스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고 한다. 김정욱.. 2011. 5. 10.
이땅에서 골프치지 않는 자의 행복을 위한, 디버블링  한 달 반만에 혼자서 처음 간 카페, 그 곳에서 침 묻혀 가며 읽은 디버블링 목발 짚고 5분 거리의 동네 카페를 20분에 걸쳐 혼자 걸어가 척 펼쳐든 책이다. 누구의 도움 없이, 택시 타지 않고, 옆구리에 가방을 끼우고 나 혼자 밖에 나가다니 마치 엄마에게 늘 받기만 하던 김장김치를 내가 직접 담가 고향집에 보낸 것처럼 대견했다. 교통사고 난지 거의 한 달 반만의 쾌거. :-) 그것은 카페에서 책 읽는 즐거움. ㅋㅋㅋ 내가 찾은 오타도 많고 내가 모르는 경제학 수식 오류도 있어서 우석훈씨 블로그에는 “1,500부의 초판을 사준 독자를 초대해 사과하고 간담회라도 갖고 싶다”는 글이 올라오고 그 댓글로 “수정해서 찍고 있는 2판으로 불량품(?)을 바꿔달라”는 제안이 있음에도, 바로 전에 나왔던 생태요괴.. 2011. 3. 29.
2010 제 3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박민규 아침의 문 '서로를 괴물이라 부르긴 좀 그렇잖아? 그래서 만들어낸 단어가 인간이 아닐까, 그녀는 생각했었다." (p20) "-내가 알기론 우주엔 암흑물질인가 뭔가, 또 태양방사선이니 뭐니 겁나 위험한 곳이라던데. -여기서 돈 없이 사는 것보다 위험하진 않네. -니미럴, 방사선에 뒈지면 어쩌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 아닌가. 어느 쪽도 사과하는 놈 없기는 마찬가지지. -좆도 니기미. -다음엔 꼭 박근혜 찍을 거라네. -내 말이 그 말이네." (p66) "끝끝내 삶은 복잡하고, 출구는 하나라는 생각이다. 어떤 우아함과도 예의와도 어울릴 수 없는 문을, 나 역시 열고 들어서는 것 뿐이다." (p16~17) 2010. 2. 21.
굿바이, 스바루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마스카라에서 친환경 SUV까지 별의별 물건을 마케팅하고 있다. 다음엔 뭔가 나올까? 친환경 화약? 유기농 바퀴벌레 살충제? (p16) 뭐 그런 것이 나와도 나 역시 놀랄 것 같지 않지만, 뉴욕 촌놈의 뉴멕시코 로컬라이프 프로젝트는 놀라웠다. '자연에서의 일년'이라던가, 타샤튜더의 책이라던가 '나를 미치게 하는 정원이지만 괜찮아' 등의 책이 나온 시점에서도 그랬다. 빌 브라이슨을 능가하는 말빨이라더니, 과연. 게다가 녹색 삶의 구석구석 스며든 모순의 정신에 충실하다는 점(p105) 때문에 책 읽는 내내 위로받는 느낌이었달까. 새로운 경제 아이템처럼 등장한 '그린 이코노미'니 '유기농 전문점'이니 때때로 너무 쿨해서 몸에서 닭이 솟구쳤었다. 에코라이프를 할라손 치면 설겆이를 하다가도,.. 2010. 2. 21.
감기, 생강꿀차, 그리고 마녀의 한 다스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라니, 이 책 제목만으로도 요네하라 마리는 나의 훼이버릿 작가로 등극했다. 그리고 '사대강 예산 통과 반대' 1인 시위에 갔다가 된통 걸린 감기에 주말 내내 끙끙 앓으면서 마리 여사님의 책을 뒹글뒹글 보았다. 머릿 맡에는 아이폰을 산 채찍질로 '하이테크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디지털 쓰레기'라는 하드커버 책이 놓여있었지만, 아프니까 이런 책은 패스. (감기만 나으면 사랑해줄께~) '마녀의 한 다스' 감기로 머리가 뱅글뱅글 돌아도, 몸살로 척추 마디마디가 쑤셔도, 오직 책 읽는 재미 하나 만으로 큭큭큭, 읽을 수 있는 책. 이러코롬 교양있는 유머책은 처음 보았다고나 할까. 대학원에서 인류학을 공부할 때 "인류학? 그게 뭔데?"라는 질문에 대해 그럴 듯한, 납득이 갈만한 답을 내놓지 못.. 2009. 12. 20.
밀란 쿤데라, 농담 어느 날 룸메 씨앗이 냉장고에 붙여놓은 포스트 잇, 밥당번인 날, 아침에 밥을 하면서, 냉장고를 뒤적이면서, 치열한 평화, 라고 말해본다. 누군가와 함께 나누어 먹는 아침밥, 치열한 평화, 그리고 하루. 냉장고에 '농담'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룸메, 씨앗 각자 장 봐온 영수증을 냉장고에 붙여놓으면 일주일에 한 번씩 가계부를 쓰는 또 다른 룸메, 깡샘 king of convenience가 부르는 homesick이 생각난다. 아늑하고 편하고 잔잔하니 따뜻하다. 2009.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