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 book78 이 폐허를 응시하라, 후쿠시마 내사랑 그리고 외로운 도시 사진 출처 http://foff.kr/%ED%9B%84%EC%BF%A0%EC%8B%9C%EB%A7%88-%EB%82%B4-%EC%82%AC%EB%9E%91 을 보며 나도 모르게 『외로운 도시』를 겹쳐 읽었다. 관계가 망가지고 존재를 매달렸던 타인에 버림 받고 스스로를 잃을 지경에 처한 여자가 낯선 도시에 내쳐진다. 아니, 스스로를 낯선 도시에 유배한다. 존재의 의미가 바스러지는 와중에도,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는가를 묻기 위해서는 살아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익숙한 장소는 지옥이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어이할 바 없이 마음을 후려치니까. 그래서 외로운 여자는 외로운 도시에 머문다. 의 독일인 ‘마리’는 자신보다 더 불행한 사람들로 상처를 덮기 위해 후쿠시마 임시 보호소에 자원봉사를 왔다... 2017. 3. 5. 니들이 여자의 욕망을 알긴 알어? 욕망하는 여자_과학이 외면했던 섹스의 진실 (대니얼 버그너) ‘미운우리새끼’를 본 적은 없지만 TV 평론가들의 글로 배워서, ‘아재+육아일기+가부장제+혼자서 산다’를 버무려 놓은 방송으로 알고 있다. 뜬금없이 『이기적 섹스』를 빌려달라며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도, 연말 모임도, 새해 덕담도 ‘기승전건강’이 된 내 삶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나의 X-룸메 ‘씨앗’이 며칠 전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자기 ‘미우새’ 봄? 허지웅이랑 김건모 등등 나오는 거. 거기서 요즘 허지웅이 성욕 없다고 남성호르몬 검사하러 가는 장면이 나와. 검사해보니 허지웅 남성호르몬이 3인가? 이거 엄청 낮은데, 신동엽은 7인가 하거든. 이 병원 의사 소개해준 사람이 신동엽이라나 뭐라나. ㅋㅋ 암튼 허지웅이 이걸로 놀림감이 되거든, 타.. 2017. 1. 15. [LGBT] 휴먼 사이언스 로맨틱 다큐멘터리, 여섯빛깔 무지개 게이들의 프렌즈, 근 20년차 동인녀(후죠시)로서 이반 용어와 문화에 관한 한 ‘가족오락관’ 같은 퀴즈를 풀어낼 자신이 있었다. 가령 “끼와 비슷하지만 좀더 공격적이고 기가 센 것을 가리키는 단어는 무엇일까요?”라고 물으면 가장 먼저 부자를 누르고 “기갈입니다.” 이렇게 답 할 요령이었다. “‘바텀’을 가리키는 한글 용어는?” “마짜입니다.”, “‘일탈’은 무엇의 줄임 말일까요?” “일반 스타일입니다.” 뭐, 이런 것들. 이런 퀴즈라면 ‘슬럼독 밀리어네어’ 쯤이야. ㅋㅋ 의 자신감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깨달음으로 변했다. 이 세계에는 내가 모르는 학습할 것이 무궁무진 넘쳐나는구나... 『여성 빛깔 무지개』는 힙한 문화 아이콘에 한국 LGBT의 무궁한 역사적 행로와 해외 게이 문화 코드를 버무리고, 그 .. 2017. 1. 12.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슈페판 볼만, 조이한 · 김정근 옮김 (2012), 웅진지식하우스 책에 대한 주옥 같은 어록들과 책 읽는 여자들에 대한 매혹적인 그림으로 ‘단디’ 눈호강 시키는 책! 이 책을 이렇게 늦게야 발견하다니. “여성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가려면 발가벗어야만 하나?”는 질문이 여전히 유효한 세상에서 책을 통해 자의식을 구축하고 명박산성처럼 ‘책산성’을 쌓아 올려 '오로지 홀로'의 세상에 접신한 그녀들의 모습은 도발적이고도 아름답다. 나 역시 이제 막 문을 열고 있던 ‘스몰커피’에 첫 번째로 당도해 커피를 홀짝이며 이 위험한 책을 단숨에 읽었다. 그 순간만큼은 스몰커피의 공기가 둘로 나뉘지 않았을까. 책과 나 사이의 스몰한 세계와 그 바깥 스몰커피의 세계. “책은 불행한 사람에게는.. 2017. 1. 2. [조직]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말 그대로다.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가 부지불식간에 닥쳤다. 나는 이 고질병이 국내 시민단체를 뛰어넘어 미국 시민단체에서도 등장한 만국공통의 역병인지도 몰랐고, 세대나 리더십 분야인지도 몰랐다. 그저 마음 까놓고 만나는 친구들에게 “요즘 애들은…”으로 시작하는 뒷다마를 까다가, 아니 내가 꼰대 짓 일삼는 중년이 돼부렀어!!! 하는 자각에 최신 가요 100을 스트리밍에 걸어놓고 아이돌을 학습했더랬다. 세상의 모든 어버이가 연습 없이 첫째 아이의 부모가 되듯, 나도 연습 없이 중간관리자가 되었다. 그 결과 준비되지 못한 자들이 으레 그렇듯, 나 역시 스스로를 괴롭혔고 다른 이들은 더욱 괴롭혔다. 그럼에도 구조적 차원-세대간의 갈등과 이로 인해 신뢰가 깨진 조직-을 보지 .. 2016. 12. 31. 사람, 장소, 환대가 가진 두꺼운 의미들 이 책을 읽으며 알던 사실을 다시금 곱씹었다. 내가 왜 인류학을 공부하다 관두었는지 말이다. 논문 짜집기는 어떻게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두껍게 생각할 깜냥이 안 되는 것을 깨닫고 홀로 학계에 이별을 고했다는 거. 그러니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이런 연구자가, 이런 책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진작에 읽고 싶었지만 전자 책이 안 나와 있어서 한국에 돌아와서야 종이 책으로 읽을 수 있었다. 흠, 역시 ‘두꺼운’ 인문 및 사회과학 서적은 전자 책으로 잘 안 나오고 잘 안 팔린단 말이지. (내 책이 안 팔리고 전자 책으로 안 나온 이유도 그거야! -_-) 각설하고, 좋은 책이다. 타인에게 있을 곳(장소)를 내어주는 환대의 의미를 촘촘하게 생각해 볼 여지를 던진다. 인간은 생물학적 사실의 문제지만 인간은 타자들이 .. 2016. 12. 25. 아름다움의 구원, 혹은 '아름다움'의 폐기 ‘외모!왜뭐?’ 캠페인을 기획하면서 들었던 의견 중 인상적이었던 말. “다양한 ‘아름다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는 말들. 도브(DOVE) 캠페인 이름은 ‘리얼 뷰티(real beauty). 왜 대안적인 것을 고민할 때도 ‘아름답다’고 해야 할까요? 아름답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요?” 아마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해 우회적으로 그리고 고급지게 답을 하는 시도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움을 철학적으로 들여다보면서 현재의 ‘아름답다’에 오염된 ‘아름다움’의 의미를 구원해내려는 탐구니까 말이다. 책에 따르면 우리가 떠올리는 ‘아름답다’는 ‘아름다움’이 아니다. 매끄럽지 않은 것, 소통의 불가능성, 타인의 고통, 부정성, 부끄러움, 상처, 삶 자체의 제한 같은 것들이 바로 ‘아름다움’.. 2016. 12. 8. [페미니즘] 혁명하는 여자들! 제목만으로도 너는 콜 혁명하는 여자들(sisters of the revolution)이라니!제목만으로도 너는 콜 J 나는야 베트남 사파(Sapa)에서도 ‘Sisters Sapa’ 간판을 보자마자 가격 비교고 뭐고 업체 정보고 뭐고 바로 결제할 정도로 ‘시스터’ 중독자인 것을. 그 좋아하는 BL계에서도 SF나 판타지 장르는 안 읽는다만 너는 제목에 시스터와 혁명까지 들어있는데 내 어찌 건너뛰리. 그리하여 페미니즘 SF소설 선집인 을 읽게 되었다. 그러고는 이 책을 통해 SF소설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어슐러 르 귄의 말처럼 ‘SF는 현실을 다시 곱씹어보는 일종의 사고실험’에 적합한 장르다! 이를 이 책의 번역자 신해경 씨는 “사회적 약자로서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꿈꾸는 여성들의 상상과 고민”이 SF 소.. 2016. 12. 1. [페미니즘] 강남역 10번 출구, 1004개의 포스트잇 강남역 10번 출구, 1004개의 포스트잇: 어떤 애도와 싸움의 기록 (아래 페이지는 이북 Ebook) 경향신문 사회부 사건팀, 나무연필 펴냄 몇 개월 전에 일어났던 일을 추모의 포스트잇을 기록한 책을 읽으며, 복기한다. 잊으면 안 되는 일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슬픈 세상이다. 추모와 애도와 분노와 결심과 미안함이 뒤섞여 있는 말들 사이에서, 나도 다시 슬퍼하고 미안해하고 기억하고, 무엇보다도 마음을 뾰족하게 벼렸다. 여성이고 약자라는 이유로 화장실에서 살해당하지 않는 세상, 원하는 누구라도 새벽녘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지 하는 마음. 마치 오프라인 판 트윗처럼 포스트잇에 짧게 담긴 말들은 군더더기를 쳐낸 마음의 응어리들을 드러내고 있었다. 수많은 기사와 칼럼과 성명서들의 핵.. 2016. 11. 24. 이전 1 2 3 4 5 6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