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dible

이봄, 직장에서 농사짓기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2. 4. 25.

봄이 왔습니다.

겨우내 황량한 바람이 휘몰아치던 옥상텃밭에도 봄이 왔습니다.

자, 여성미래센터의 넓디넓은 옥상텃밭을 살펴봅니다.

텃밭은 큰데 깊이가 얇아 감자, 고구마, 땅콩 등은 심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작년에 아픔을 맛보았다능;;)

그래서 잎채소 위주로 심다가, 앗! 여성미래센터 개관 때 선물로 들어왔다가

운명을 다해버린 식물들의 화분을 발견했지요. 화분이 상자텃밭보다 더 크더라구요. ㅎㅎ

깊이도, 넓이도 딱 마음에 드는 므훗한 사이즈~


 

아니 그런데 이건 ㅤㅁㅝㅇ미? 흙을 파자 스티로폼 조각이 발견됩니다.




화분 깊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스티로폼을 파냈습니다.

심지어 사과 쌀 때 쓰이는 스티로폼 포장지까지!!
(응?? 레알 재활용???)

선물하시는 분들은 "보기보다 가볍네~" 들기 가벼워서 좋고,

파시는 분들은 흙 대신 스티로폼으로 채우니 비용을 절감해서 좋고

선물받고 키우는 사람은 화분을 파보지 않고, 스티로폼 때문에 식물이 죽었다기보다는

관리를 잘못해서 식물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이미 시간이 지나 환불도 못하고!

이래저래 1년도 채 못되어 죽어가는 식물들이 안타깝습니다.

마치 인간이 지구를 대하는 방법이 선물용 화분 하나에 응축되어 보이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 화분이라도 버리지 않고 깨알같이 재활용하는 수밖에.




일주일 전에 뿌렸던 거름이 잘 발효되었기를 바라며 깊이가 얇은 곳에는 잎채소, 부추 위주로

깊은 곳에는 고추, 깻잎, 토마토를 심었습니다.

다양한 작물을 심고 싶은 욕망을 누르고, 가장 키우기 쉽고 쉬운 작물들로 선별했어요.


 






옥상텃밭이 반짝반짝 생기가 돕니다.

무럭무럭 자라기를.

물론 우리가 하기보다는, 햇빛과 바람과 물과 공기와 그 분이 알아서 해주시는 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