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주말 실태조사 결과 정리하고 보도자료 작성하니라, 살이 마르는 줄 알았다. 의류 사이즈 실태조사 1차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기자회견 날짜는 이미 잡혔고, 실제 인체를 본따 만드는 '커스텀 마네킹'은 해외 동영상을 봤을 뿐, 우리가 실제로 만들 수 있는지 아닌지는 월요일에 가서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보도자료 쓰랴, 기자회견용 피켓과 플랑 만들라, 인포그래픽 자료 만들라, 커스텀 마네킹 걱정하랴, 실로 직장인 10년차 인생 10년 만에 처음으로 밥 먹을 시간을 쪼개가며 일했다는 거 아닌감.
31개 의류 브랜드 사이즈 실태조사 결과가 담긴 보도자료 읽기
마네킹 업체에 키 178센치에 허리 24인치의 일반 마네킹이 아닌, 실제 여성의 표준체형을 구현한 마네킹 제작을 문의하자 금형 뜨는데만 700만원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헐. 좌절. 이후 여기 저기 알아봐도 뾰족한 방법이 없던 차 (그렇게 커스텀 마네킹 만들기가 어려울 줄 예상하지 못했다!) 디자이너 우유니게 님께서 아래 사이트의 마네킹 제작 모습을 보내주셨다.
http://klyker.com/how-to-make-a-custom-sewing-mannequin/
즉 테이프와 솜만으로도 몸에 맞는 커스텀 마네킹을 만들 수 있다! 우선 우유니게 님께서 자신의 다리 한 짝을 샘플로(?) 테이프를 붙여 이게 가능한지 실험해보셨다. 그리하여 월요일부터 우유니게 님과 활동가들이 붙어 '66100' 사무실을 점령한 채 밤 12시가 넘도록 커스텀 마네킹을 만들어냈다. 무려 3마리!
옮기는 과정에서 우리의 '커스텀 마네킹'이 좀 망가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기자회견까지 잘 버텨주었다. 보수작업을 거쳐 8월 말에 있을 다다름네트워크 '필름파티'에서 짠, 다시 한번 사용될 예정이다. 그 즈음 고모리 프로덕션에서 작업한 커스텀 마네킹 제작 과정 동영상 (메이킹 필름)도 나온다.
기자회견을 잡으면 일주일 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날씨를 확인한다. 종종 비가 내리는 여름에는 더욱 조마조마. 다행히도 햇빛 쨍쨍하다는 일기 예보. :) 그리하여 기자회견을 다음과 같이 진행했다. 나는 보도자료 뿌리고 기자들 명함 받고 전체 씬 점검하니라 정작 기자회견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 했다. ㅎㅎ
스몰(S)만 입어라…마른 몸매 강요 받는 여성들 / 한국일보
“마네킹이 비정상…여성에게 획일적 몸매 강요 멈춰라” / 경향신문
키 178㎝ 허리 61㎝가 표준? 여성들 마네킹에 뿔났다 / 중앙일보
여성이 마네킹?…"사이즈 XS·XXL 다 갖춘 브랜드는 1곳뿐" / 연합뉴스
김주하의 7월 26일 '이 한 장의 사진'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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