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1 [포르투 볼량시장] 까무룩 향수를 지워준 나만의 밥상 장기간 여행, 이 만큼 로맨틱하고 인생에서 로또 맞은 일이 어디 있겠냐 마는 못 견디게 집에 가고 싶은 순간이 기어코 오고 만다. 타일처럼 정갈하게 박혀있던 ‘루틴’한 일상의 감각들. 퇴근 후 하릴없이 조용한 부엌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는, 웬만해서는 다 맛있는 저질 입맛에 감사하며 저녁을 ‘호로록’ 차려낸다. 오늘 하루, 집밥을 먹은 후 읽을 책을 꺼내놓고 커피를 내리는 시간이 가장 평화롭다. 늦은 밤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 내일 아침을 차려놓고서 잠자리에 든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담겨있는 부엌에서 내일 아침에도 수 없는 하루들의 하루가 평범하게 펼쳐질 거라는 안타깝고도 고마운 예감을 한다. 그 때문일까. 언젠가부터 싫어하던 집안 일에서 요리가 빠졌다. 요즘에는 내일을 마중 나와 기다리는 마음으로.. 2016. 10.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