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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19

[페미니즘] 강남역 10번 출구, 1004개의 포스트잇 강남역 10번 출구, 1004개의 포스트잇: 어떤 애도와 싸움의 기록 (아래 페이지는 이북 Ebook) 경향신문 사회부 사건팀, 나무연필 펴냄 몇 개월 전에 일어났던 일을 추모의 포스트잇을 기록한 책을 읽으며, 복기한다. 잊으면 안 되는 일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슬픈 세상이다. 추모와 애도와 분노와 결심과 미안함이 뒤섞여 있는 말들 사이에서, 나도 다시 슬퍼하고 미안해하고 기억하고, 무엇보다도 마음을 뾰족하게 벼렸다. 여성이고 약자라는 이유로 화장실에서 살해당하지 않는 세상, 원하는 누구라도 새벽녘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지 하는 마음. 마치 오프라인 판 트윗처럼 포스트잇에 짧게 담긴 말들은 군더더기를 쳐낸 마음의 응어리들을 드러내고 있었다. 수많은 기사와 칼럼과 성명서들의 핵.. 2016. 11. 24.
[페미니즘] 아마도 올해의 가장 명랑한 페미니즘 이야기 진짜 여자가 되는 법: 영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괴짜 칼럼니스트의 여자 생태보고서 (케이틀린 모란 Caitlin Moran) 페미니즘이 다시, 핫하다. 근 20년간 이토록 멋지고 전복적인 여성주의가 왜 자기중심적이고 꼰대 같고 시대에 뒤처진 고린내 나는 취급을 받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2012년 대선 다음 날 영화 을 보며 눈물을 흘렀을 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미제라블’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길라임'씨도, 트럼프 씨도 대통령이 되는 세상에서 무슨 일이 못 일어나랴) 내가 대학 등록금을 내고 건진 것은 페미니즘 교지를 통해 만난, 페미니즘에 경도된 멋진 여자들의 네트워크였다. 만약 여성주의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의 대학시절은 어항 속 금붕어 똥만큼이나 시시.. 2016. 11. 18.
모로코, 바르셀로나, 그리고 라이프스타일로서의 민주주의 웬만해서는 돈에 쪼들릴 수밖에 없는 유럽을 돌아다니다 물가가 싼 나라에 오면 무더운 여름철 시원한 에어컨이 빵빵 터지는 카페에 들어온 것처럼 숨통이 좀 트인다. 특히 북유럽 지역은 물 한잔 시키기도 무서운데 오죽하면 미국 여행작가(얼마 전 영국 시민권을 땄다고 하니 이제 영국작가이기도 하려나?) 빌 브라이슨이 에서 노르웨이에서 숙박비를 계산하려면 은행 ATM에서 돈을 뽑아 리어카에 실어와야 한다고 농을 치지 않았던가. 하물며 미국만큼 잘 사는 나라도 아니고, 게다가 한국에서도 저임금 생활자인 나는 어쩌라고. 그래서 유럽에서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로 내려갔을 때 뜨거운 햇살과 해변을 찾아 스페인 남부에 모여든 그 바글바글하던 관광객들이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여기도 아름다운 해변에 일광욕하기 부담스.. 2016. 8. 23.
[한국일보 삶과 문화] 노브라 노프라블럼 한국일보 2016년 8월 16일 (화) [삶과 문화] 칼럼 기고 노브라 노프라블럼 뜨거운 여름철 보건복지부가 ‘핫’하다. 서울시 청년수당을 틀어막아 복지의 반전을 보여주더니 태평양처럼 넓은 오지랖으로 아름다운 가슴까지 뻗어나갔다. 불과 얼마 전까지 복지부가 운영하는 ‘국가건강정보포털’에는 여성의 유방 사이즈, 유두 사이의 거리, 유륜의 직경 등을 그린 모식도와 “가슴은 남편에게 애정을 나눠주는 곳” “제 2의 성기”라는 설명, 그리고 유방 성형술 안내가 실려있었다. 나는 이크종 작가가 “국가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그려낸 ‘아름다운 꼬추의 모식도’를 보면서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깊은 ‘빡침’을 달래려 했다. 그런데 며칠 전 한 사건을 겪고는 조용히 분을 삭이지 않기로 했다. 함께 저녁을 먹다가 말갛고 어린.. 2016.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