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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2

꼴통 환경주의자라도 돌아서게 만들 생태적인 변기 나는 어린 시절 작은 마당이 딸린 주택에 살았는데 푸세식 화장실이 마당에 있었드랬다. 밤에 화장실에 가려면 두려움에 떨면서 참고 참다가 언니를 깨워서 마당의 화장실에 가야 했다. '전설의 고향'을 본 날은 언니도, 나도 밤에는 일절 물을 마시지 않았다. 내가 어릴 적에는 이렇게 푸세식 화장실을 나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내 나이 ㄷ ㄷ ㄷ) 그 시절 국민학교라 불리던 초등학교에도 푸세식 화장실이 응당 그렇게 학교 뒷마당에 놓여 있었고 지독히 더러웠었던 것 같다. 게다가 나는 약관 6~7세 즈음, 푸세식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면서 마당에 있던 오빠랑 말장난을 치다가, 글씨! 다리 한 쪽을 푸세식 화장실에 빠뜨린 경험이 있다. 그 날 엄마에게 엄청 맞으며 살갗이 벗겨지도록 몸을 씻었으며 화상을 입을 정도.. 2013. 12. 11.
텃밭의 진화 에고고고, 춥다. 겨울이다. 옥상에 있는 나의 애완 배추를 거두어들이며, 10마리의 배추를 기념하며 쓴다. 이름하여 '텃밭의 진화' (실은 여성환경연대 소식지에 이미 썼던 글임 -_-;;;) 나는 “거울과 성교를 증오한다”라고 말한 보르헤스에 동의한다. 거울과 성교는 번식을 낳는다. 바퀴벌레의 번식도 싫지만 그만큼이나 인간의 번식도 싫었다. 어느 날, 퇴비용 음식물 쓰레기 속에서 ‘번식’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작은 새싹이 음식물 쓰레기와 흙더미 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그리고 더 많은 새싹이 ‘번식’하다가 번식의 결과물인 단호박이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했다. 그 단호박을 보는 순간, 자연의 순환과 유전자의 형질과 신의 섭리와 우주의 진리를 알게 된 기분이었다. ‘나를 미치게 하는 정원이지만 괜.. 2011.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