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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451] 우리 손에 책이 쥐어져 있는 시대 책이 없다면, 마음이 망부석이 될거야 『신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에서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식도암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자신을 낯설어하며, 이렇게 고백한다. 건강한 시절 청력과 시력을 잃는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목소리를 잃는다는 것은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다고 말이다. 우선은 '건강한 일반인'의 나라에 속해 있는 나 역시 목소리를 잃는다는 것은 아예 아웃 오브 안중이었지만, 불의의 사고나 노화로 시력을 잃게 된다면 그 컴컴한 시절을 어떻게 견뎌 나가야 할지 혼자 비극에 빠져들던 순간이 있었다. 나는 읽고 싶은 책이 소파나 침대 위에서 기다리는 와중에, 커피를 쪼르르 내려 책 읽을 채비를 하는 순간을 가장 애정애정한다. 그런데 만약 그런 순간들을 인생에서 탈각시켜야 한다면. 이.. 2015. 9. 13.
[망원동] 만일 우리 동네에 어슬렁 어슬렁 동네 서점이 있다면 책방 만일 -위치|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399-46-운영시간| AM11:00~PM7:30 (월요일 휴무)-문의| 070-4143-7928-SNS| http://twitter.com/bookshop_ifso 동네 친구가 망원동 책방 '만일'을 아느냐고 물었던 순간,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나는 월급 날이 되자마자 참새 방앗간마냥 동네 책방 '만일'에 쳐들어가월급의 3%에 해당하는 책을 마구 고른다.책방 '만일'은 망원동에 미리 당도하신 북유럽 복지국가의 자영업 빙의라도 한 듯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문을 닫기 때문에퇴근에 칼을 뽑아들고 작당을 하고서 방문해야 한다. 이토록 우아한 사치의 향연이라니. 칼퇴에, 한 달 노동한 대가로 받은 돈을 척 떼어 나에게 선물하는 책을 고르는 인생의 묘미란. .. 2015.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