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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2

[포르투 볼량시장] 까무룩 향수를 지워준 나만의 밥상 장기간 여행, 이 만큼 로맨틱하고 인생에서 로또 맞은 일이 어디 있겠냐 마는 못 견디게 집에 가고 싶은 순간이 기어코 오고 만다. 타일처럼 정갈하게 박혀있던 ‘루틴’한 일상의 감각들. 퇴근 후 하릴없이 조용한 부엌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는, 웬만해서는 다 맛있는 저질 입맛에 감사하며 저녁을 ‘호로록’ 차려낸다. 오늘 하루, 집밥을 먹은 후 읽을 책을 꺼내놓고 커피를 내리는 시간이 가장 평화롭다. 늦은 밤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 내일 아침을 차려놓고서 잠자리에 든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담겨있는 부엌에서 내일 아침에도 수 없는 하루들의 하루가 평범하게 펼쳐질 거라는 안타깝고도 고마운 예감을 한다. 그 때문일까. 언젠가부터 싫어하던 집안 일에서 요리가 빠졌다. 요즘에는 내일을 마중 나와 기다리는 마음으로.. 2016. 10. 6.
망원시장, 랩으로 패킹되지 않은 삶의 모습. 해외여행가면 꼭 재래시장 '귀경'을 즐긴다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나는 생협에서 보는 장을 빼놓고는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망원시장에 드나드는 생활형 재래시장인이다. 가지만한 고추튀김을 가장 바삭하게 구워서 3개에 2,000원에 파는 집,고등어와 오징어 손질을 깔끔하게 해 주는 집, 삼천원짜리 우유빙수를 가게 안 쪽의 가정집으로 이어지는 작은 뒤뜰의 허브 정원에서 먹을 수 있는 집,비오는 날이면 꼭 생각나는, 빈대떡 원조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빈대떡 집, 야오이 만화가 가득 차 있고 내 취향으로 신간까지 추천해주는 만화 대여점, (아저씨, 제발 금요일 밤처럼 사람 많을 때 '노예라고 부르지마', '매니악하게 사랑해줘'를 공개적으로 권하지는 말아주세요.-----> 요새 뜸한 이유랍니다. 알랑가 몰라.).. 2012. 8. 22.